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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청년과 경제 - 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강연하는 황교안 전 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청년과 경제 - 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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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 입당 등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황 전 총리는 30일 오전 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강의동(83동) 강의실에서 '청년과 경제-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지정석으로 운영되는 강의실은 빈자리 없이 꽉 찼고, 취재진과 청강을 원하는 학생들까지 몰리면서 바닥이나 계단에 앉아서 강의를 듣기도 했다.

시장 경제 우월성 강조한 황교안, 현장에서는 정치 질문 쏟아져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데 대부분의 강연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계획 경제 실험의 실패를 거론하며 시장 경제의 우월함을 설명했고, 시장 경제가 원활하게 굴러갈 수 있도록 규제 개혁, 법질서 준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특히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에 문제를 제기하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임금을 그렇게 올리면 어떻게 기업을 하겠느냐는 원성이 나오고 있다"라면서 "시장 경제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게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은 장사해서 수익을 내려고 하는 사람들인데 임금을 이렇게 주다보면 수익이 안 생긴다"라며 "일하던 근로자를 내보내고 가족들이 와서 같이 일한다든지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개입해서 너무 과격하게 시장 경제 질서를 흔들어놓으면 부작용이 온다"라며 "그 부작용이 가진 사람에게 오는 게 아니라 이 정책을 통해서 돌봐주고 지원해주려고 했던 어려운 분들이 오히려 힘들어질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노동시간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언급하며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노사 간 자율적으로 해결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같이 잘 사는 방향으로 시장 경제가 보완되어야지 본질적 내용이 훼손되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준비된 강연이 끝난 후 황교안 전 총리는 현장의 학생들로부터 질문세례를 받았다. 한 학생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국당 내 계파 갈등이 심해지는 데 대한 의견을 물었다. 황 전 총리는 "아주 경제적인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라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을 오늘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라며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정당은 기본적으로 집권을 목표로 만들어진 결사체"라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목적, 방향, 방법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서, 국정 수행에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국민들이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주시면 그런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사법질서를 문란하게 한 데 대한 질의도 나왔다. 황 전 총리는 "전국 공무원들이 102만 명이 있다"라면서 "어떤 사람들은 부정과 비리로 연루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잘하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그는 "잘못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잘하고 열심히하고 헌신적인 사람들까지 같이 매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관점에서 지금 수사하는 것들도 부적절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라고 첨언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함께 몸담았던 처지이지만, 몇몇 인사들의 위법행위와 자신은 별개라는 뉘앙스였다.

황교안 "정치는 늘 생물... 여러 가지 이야기 듣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청년과 경제 - 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강연하는 황교안 전 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청년과 경제 - 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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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총리는 강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 입당 등 본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잘 듣고 있고, 여러 생각도 하고 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내년 한국당 전당대회에 나설 것을 묻는 질문에도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말만 강조하며 답하지 않았다. 거취를 언제쯤 결정할 것인지 묻는 말에도 "시간을 정해 두고 할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황 전 총리는 본인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 "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은 일은 없다"라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니까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나"라고 부인하지는 않았다.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도에서 보수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귀한 일"이라며 "그런 국민들을 생각하고 걱정하며 함께할 필요가 있다"라며 모호하게 말했다.

다만 보수대통합 구상과 관련해 "자유 우파가 합치는 건 아주 귀한 일"이라며 "같이 힘을 모으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리 자유 우파가 견고하게 서서 나라를 지키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라며 "또 국민이 걱정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을 챙기는 일들을 널리 같이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017년 5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난 황교안 전 총리는 이후 특별한 당적 없이 잠행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정계 개편 바람이 불면서 그의 거취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전 총리 역시 지난 9월 수필집 <황교안의 답-황교안, 청년을 만나다>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조사하여 지난 6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무당층 등 보수야권·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8.0%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12.9%)와는 오차 범위 밖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조사했으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 기재됐다.)

태그:#황교안,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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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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