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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윤 제주다크투어 공동대표가 제주 4.3평화공원에서 4.3의 도화선이 된 3.1절 발포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가윤 제주다크투어 공동대표가 제주 4.3평화공원에서 4.3의 도화선이 된 3.1절 발포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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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때 사망자는 최소 3만 여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왜 사건희생자 신고접수는 1만 4028명만 했을까요?"

"희생자 위패가 빈칸으로 돼 있는 곳이 있어요? 이유가 뭘까요?"


지난 26일. 서울, 대전, 광주, 대구 등에서 활동하는 민주인권평화네트워크 관계자 40여 명이 제주 4.3평화공원 앞 위령비 앞에 모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이 주최한 평화 인권기행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이날 해설을 맡은 제주다크투어 백가윤 공동대표는 평화공원 내로 일행을 안내하며 약 2시간 동안 4.3의 핵심을 체크했다. 해설의 힘은 컸다. 일행들은 백 대표의 얘기에 한숨을 내쉬며 아파하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한 20대 참석자는 "한국 현대사의 알짜만 골라 알기 쉽게 설명해 짧은 시간에 4.3은 물론 현대사 흐름을 짜임새 있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다크투어, '역사를 돌이켜 기억하는 교훈여행'
 
'제주다크투어'는 4.3과 관련된 장소를 직접 방문, 배경을 살피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의미를 되새기는 관광이다
 "제주다크투어"는 4.3과 관련된 장소를 직접 방문, 배경을 살피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의미를 되새기는 관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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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투어'는 '다크투어리즘'으로 '역사를 돌이켜 보는 교훈여행'이다.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를 직접 방문, 배경을 살피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되새기는 관광이다.

'제주다크투어'는 제주 4.3을 국내외에 제대로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제주다크투어를 통한 4.3평화기행 참가자도 늘어나고 있다. 11월 현재 올 한 해 동안 국내외에서 약 1100명(4.3 기행 참가자 전체 3800명)이 제주다크투어를 통해 4.3현장을 찾았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외신 특파원을 초청해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제주다크투어'가 운영하는 평화기행 프로그램도 알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날은 4.3평화공원-선흘 도틀굴-하덕 서우봉 일제강점기 진지동굴-북촌 너분승이(유족증언)-북촌4.3길 걷기 일정이다. 둘째 날에는 섯알오름-일제 강점기 고사포진지-동알오름-송악산 진지동굴-백조일손지지-동광리 임문숙 가족 헛묘-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진아영 할머니 삶터 등을 찾아간다. 이 밖에 이덕구 산전-원도심 다크투어 코스도 있다. 물론 1박 2일 일정도 가능하다.

기행 프로그램만 운영하는 게 아니다. 알려지지 않은 4.3유적지를 찾아 기록하는 일도 '제주다크투어'의 일이다. 진아영 할머니 삶터와 와흘굴,송령이골,묵시물굴 등을 인터넷 지도에 등록한 일도 '제주다크투어'의 성과다. 4.3관련 영문소책자를 만드는 등 4.3을 전 세계에 알리며 국제연대 활동도 하고 있다. '찾아가는 제주 4.3강연'은 요청할 경우 서울, 부산 등 육지로 직접 나서 강좌를 벌인다. '제주다크투어'에서는 제주 곳곳의 4.3유적지 중 잘못된 안내판을 수정하기도 했다.

"동아시아 평화여행자 역할 모색"
 
평화 인권기행 참가자들은 지난 26일 첫날 4.3평화공원과 북촌4.3길 걷기에 이어 27일에는 함덕유탑 유블레스 호텔 세미나실에서 '기억을 넘어 평화와인권으로 함께하는 내일'을 주제로 논의했다.
 평화 인권기행 참가자들은 지난 26일 첫날 4.3평화공원과 북촌4.3길 걷기에 이어 27일에는 함덕유탑 유블레스 호텔 세미나실에서 "기억을 넘어 평화와인권으로 함께하는 내일"을 주제로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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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인권기행 참가자들은 지난 26일 첫날 4.3평화공원과 북촌4.3길 걷기에 이어 27일에는 함덕유탑 유블레스 호텔 세미나실에서 다크투어 사례 및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평화 인권기행 참가자들은 지난 26일 첫날 4.3평화공원과 북촌4.3길 걷기에 이어 27일에는 함덕유탑 유블레스 호텔 세미나실에서 다크투어 사례 및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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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다크투어는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이후 프로그램 다양화와 4.3해설사 풀 구축, 4,3유적지 보존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백가윤 공동대표는 "5.18 등 육지 다크투어, 동아시아 다크투어 프로그램과 연결을 통해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평화여행자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 인권기행 참가자들은 첫날 4.3평화공원과 북촌4.3길 걷기에 이어 27일에는 함덕유탑 유블레스 호텔 세미나실에서 다크투어 사례 및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발제 백가윤 대표, 토론 황성효 진보연대 사무처장) , 제주 4.3 70주년 전국 네트워크 사례 및 과제(발제 박찬식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 운영위원장, 토론 양동규 70주년 문예위원장 , 인권의 관점에서 본 예멘 난민 사태의 현실과 과제(발제 고명희 제주도인권위원회 위원장, 토론 김성인 제주난민인권범도민위 상인공동대표)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태그:#제주 4.3, #평화여행, #다크투어, #제주다크투어, #북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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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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