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어떤 분열 요인을 증가시키는 결정을 성급히 내리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또 많은 문제를 만들 수 있고..."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논란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당 안팎의 탈당 및 출당 요구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8.25 전당대회 당시 여배우 스캔들 의혹 등을 이유로 이 지사의 탈당을 주장했던 것과 다른 입장이다. 이번 사태가 권력투쟁 성격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한 여권 내부의 부담감이 읽히는 대목이었다.
그는 20일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탈당해야 한다고 보느냐, 안 한다면 출당조치를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이 지금 수사 첫 단계에서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향후 검찰의 추가 조사 및 기소 여부, 재판 진행 과정 등을 예의주시하며, 필요하다면 당의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는 기존의 당 입장과 일치된 발언이었다.
당과 이 지사의 신중한 선택도 주문했다. 그는 "(탈당 등은) 이 지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경기도 도정의 책임을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당이 어떤 분열요인을 증가시키는 결정을 성급히 내리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또 많은 문제를 만들 수 있고 오히려 분열 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거 이 지사의 탈당을 주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전당대회 당시) 이 지사가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으니까 그 이야기는 자꾸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당의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가 결코 당의 분열을 일으키는 문제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수사기관의 결과가 확정되고 법원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의 지도부에다가 맡겨놓고, 개개인이 어떤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현안이 너무 많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는 얘기였다. 김 의원은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는 이야기인가본데 국민들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권력투쟁' 부각시키는 야권... "주류인 김경수 지사는 엉성하게 수사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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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씨를 이날 오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 2018.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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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당은 이번 사건을 통해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앞서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날(19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좌파진보진영 안의 제3차대전급의 내전이 시작됐다"라며 "핵심은 '권력투쟁'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조선시대 4대 사화 못잖은 '기해사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시각은 이날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현재로서는 (이 지사와 경찰) 어느 쪽으로도 예단할 일이 아니지만 경찰의 수사태도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당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경찰 수사와 비교했다.
즉,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경수 지사에 대한 경찰 수사 태도와 비교할 때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택했다"는 이 지사 측의 항변이 설득력 있다는 주장이었다.
천 의원은 구체적으로 "여권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서는 매우 엉성하게 수사해서 비난도 많이 받았는데 여권의 비주류로 볼 수 있는 이 지사에 대해서는 훨씬 가혹하게 수사했다"라며 "경찰이나 검찰이 편파적인 태도로 수사하는 것은 반드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당사자(이재명)가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는 언급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그 점에 대해서는 아주 공감이 가는 측면이 있다"고 긍정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이 지사의 해당 발언을 여권 내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레임덕 주장까지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외관적으로는 지지율이 아직은 50%가 넘기 때문에 견고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사실 굉장히 물거품처럼 일시에 빠져버릴 수 있다"라며 "이 지사는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의 눈치를 봤다'면서 실질적으로 이 권력을 비판하게 됐다, 저는 이미 현실적으로 레임덕이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