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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발표장 입구에 전시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옥탑방 생활 용품들이다.
▲ 옥탑방 용품 정책발표장 입구에 전시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옥탑방 생활 용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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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22일 입주한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살이를 끝냈다. 19일 오전 옥탑방에서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짐정리에 나섰다. 주민들이 선물했던 이것저것을 만지고, 살피면서 짐을 정리했다.

짐정리가 끝난 박원순 서울시장은 생활용품이 들어 있는 가방을 등에 지고, 손에는 짐을 들고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옥탑방 계단을 내려왔다. 대문을 열고 밖을 나가자 곧바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삼양동 주민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날 주민들은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박 시장 부부는 이들 삼양동 주민들과 악수, 기념촬영, 안부 등으로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골목길에서 주민들과 작별인사를 한 후, 큰길로 나와 평소 타고 다니던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어진이 신문>을 전시한 어진이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원순 시장 부부이다.
▲ 어진이 신문 <어진이 신문>을 전시한 어진이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원순 시장 부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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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20분경 박원순 시장이 옥탑방 생활을 하면서 고민을 한 정책을 발표할 서울강북문화예술회관 1층 행복실 입구에 도착했다. 정책을 발표할 회의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한 달간 옥탑방 생활을 하면서 민생탐방을 했던 박원순 시장의 활동 영상이 시선을 끌었다.

도배, 페인트칠, 골목길청소, 바둑 훈수, 자전거를 타는 모습, 민원 현장 등의 활동들이 일목요연하게 구성돼 있었다. 회의장 밖에 도착한 박 시장 부부는 이곳 어진이 마을 주민들이 진열해 놓은 <어진이 신문>을 봤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곳에는 옥탑방 생활 용품들을 잘 정리해 전시를 하고 있었다. 선풍기, 스티로폼 냉반선풍기, 책, 박 시장의 초상사진, 부채 등이었다. 특히 박 시장은 옥탑방 전시 용품 중에서, 어느 시민이 선물한 냉장 앞치마를 직접 들었다.

▲ 얼음앞치마 시연 이날 옥탑방 생활용품 전시장 앞에선 박 시장은 옥탑방 전시 용품 중에서, 어느 시민이 선물한 냉장 앞치마를 직접 들었다. 현수막 재활용을 통해 만든 앞치마에 얼음을 넣어 여름나기를 잘 하라고 선물한 용품을 직접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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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사용했던 얼음을 넣은 앞치마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 시연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사용했던 얼음을 넣은 앞치마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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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재활용을 통해 만든 앞치마에 얼음을 넣어 여름나기를 잘하라고 선물한 용품을 직접 입기도 했다. 이후 회의실 입구 스크린에서 나온 자신의 민생탐방 영상을 잠시 관람을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정책을 발표할 회의실로 발길을 옮긴 시간은 1시 35분경. 박원순 시장·강난희 여사는 회의실 중앙 통로를 통해 걸었고,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무대 앞으로 향했다. 박원순 시장 부부는 한 주민에게 꽃다발을 받았고, 강 여사는 앞에 있는 할머니들과 연신 포옹을 했다.

할머니들은 '고생하셨습니다', '꽃보다 원순c', '우리 곁에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있었다. 객석에 앉은 삼양동 주민들은 '삼양동이 떴네, 고맙습니다, 강북구민 박원순' 등의 팻말을 선보이기도 했다.

객석 맨 앞에 앉아 있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박원순 시장 부부이다.
▲ 주민들과 인사 객석 맨 앞에 앉아 있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박원순 시장 부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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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맨 앞 의자에 착석한 박 시장 부부는 다시 강북 민생탐방 영상을 보면서 숙연해지기도 했다. 함께 한집에 모여살고 있는 4명의 청년들의 노래공연이 펼쳐졌다. 이들 중 두 사람이 사회를 보면서 박원순 시장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오후 1시 50분경 박 시장이 무대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번 강북권 정책 발표를 <연합뉴스TV>와 <YTN>이 생중계를 한다고 예고의 말을 했다. 생방송을 시작하기 약 10분정도 남은 시간에 옥탑방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주민들을 일일이 소개를 했다

집을 임대했던 월세집 주인, 지역 현장의 주민, 옥탑방 골목길에 사는 주민들, 뒷집에 살던 할머니, 옥탑방을 방문한 학생, 노동자, 삼양버스노조 위원장, 어진이 마을 주민, 인수봉 숲길 마을 주민 등 대부분 민원과 관련한 지역 주민들이었다.

박원순 시장 부부가 옥탑방 민생탐방 영상을 보며 숙연해 하고 있다.
▲ 박원순 시장 부부 박원순 시장 부부가 옥탑방 민생탐방 영상을 보며 숙연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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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사전 행사 사회를 본 청년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 지역 청년들과 박원순 시장이 사전 행사 사회를 본 청년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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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박원순 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으로 이사를 와 떠나는 19일은 정확히 29일째였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생활하면서 서민의 삶을 현장에서 느끼고, 주민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발표 생방송을 하기 직전, 박 시장은 함께 했던 지역 주민들을 소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쯤해서 박 시장이 정책 발표 전에 행사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을 소개한 발언을 하나 소개할까한다.

"맨 앞에 앉은 주민들은 옥탑방 골목길 그 줄에 사는 이웃 주민들입니다. 바로 오른쪽은 옥탑방 뒷집에 사는 할머님이십니다. 머리를 보면 9학년이 됐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5학년처럼 보입니다.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옥탑방 주인도 오셨습니다. 이곳에서 30년 간 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지만, 기꺼이 방을 내주셨습니다. 김영배 선생님이십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옥탑방이 너무 유명해 졌습니다. 저도 정이 들어 오래오래 있고 싶더라고요. 감사드립니다. 너무 많이 오셨습니다. 우리 어진이 마을, 인수봉 숲길 마을 분들도 오셨습니다. 인수봉 숲길 마을은 제가 보기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마을이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강북 발전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박원순 시장 박원순 시장이 강북 발전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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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시간인 정각 오후 2시가 되자, 박 시장은 정책발표를 시작했다. 먼저 스크린에 나온 문구를 가리키며 '선우후락(先憂後樂), 선천하지우이우(先天下之憂而憂)하고, 후천하지락이락(後天下之樂而樂)하니라'고 읽으면서 옛날 중국의 한 제상이 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평소 마음에 꿈꾸고 사는 말'이라고 강조하면서 '천하의 정치는 세상의 걱정을 먼저하고, 세상이 기뻐하는 후에 즐긴다'라는 의미라고 설명을 했다.

바로 정치란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것. 박 시장이 삼양동에 온 이유라고도 했다.

"진짜 정치는 고통 받는 국민들을 대신해 그곳으로 가 위로하고 공감하고 경청하고 그리고 문제에 답을 찾아가는 바로 그런 것이 아닌지.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 정치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 바로 시민의 현장 그 한복판에 와서 해야 한다. 그래서 제가 삼양동에 왔다. 2018년 7월 22일 일요일이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111년 만에 폭염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제 떠날 때가 됐다. 이웃에 사는 시민 한분 한분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박원순 시장이 생각하는 정치란 ‘선우후락(先憂後樂), 선천하지우이우(先天下之憂而憂)하고, 후천하지락이락(後天下之樂而樂)하니라'였다. ‘천하의 정치는 세상의 걱정을 먼저하고, 세상이 기뻐하는 후에 즐긴다’라는 의미이다.
▲ 정치 박원순 시장이 생각하는 정치란 ‘선우후락(先憂後樂), 선천하지우이우(先天下之憂而憂)하고, 후천하지락이락(後天下之樂而樂)하니라'였다. ‘천하의 정치는 세상의 걱정을 먼저하고, 세상이 기뻐하는 후에 즐긴다’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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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시장은 삼양동 옥탑방살이를 '쇼'라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충언도 했다. '쇼'라고 말한 사람들이 한번 와 옥탑방에서 한 달만 살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을 소개했다. 너무 통쾌한 말이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인 모두가 1년에 한 번씩 이런 쇼라도 했으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보다는 더 응원했을 것이다. 매일하면 생활이니까 그렇게 하면 우리가 살만하지 않겠나. 일도 책임감도 애민사상도 아무것도 없으면 '쇼'라도 해라. 무슨 베짱이냐.'


이날 박 시장은 옥탑방에서 한 달을 살면서 크게 고민했던 점은 강남과의 격차와 해소 방법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스크린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었다.

"강남과 재산의 격차가 크다. 심지어 건강조차도 차이가 난다. 강남에 살면 더 오래살고, 강북에 살면 덜 오래 사는, 저는 이런 현상을 용납하기 힘들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수도 차이가 난다. 많게는 거의 8배 차이가 난다. 서울대 들어가는 학생의 비율도 큰 차이가 난다. 부와 생활수준이 세습이 된다면 아들과 딸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겠다."

▲ 박원순 시장-강북 발전정책발표 박 시장은 고민을 했던 강남북의 격차의 중심 삼양동의 변화와 강북구의 변화 등을 정책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한 시간이 넘게 강북의 다양한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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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박 시장은 자연스레 시골 부모님의 얘기를 꺼냈다.

"부모님은 가난한 시골에 초등학교 문턱도 못가 본 그런 농부 출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변호사도 되고 서울시장도 됐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이런 변화가 필요한 강북의 절박함을 가지고 고민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변화는 큰 데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면서 삼양동 같은 마을 공동체 회복의 첫걸음은 바로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은 고민을 했던 강남북의 격차의 중심, 삼양동의 변화와 강북구의 변화 등을 정책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한 시간이 넘게 강북의 다양한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태그:#옥탑방 떠난 박원순, #강북 정책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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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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