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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 근현대전시관에는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서훈을 취소한  인물을  여전히  전시 공간에 올려 홍보하고 있다.
 대전시 근현대전시관에는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서훈을 취소한 인물을 여전히 전시 공간에 올려 홍보하고 있다.
ⓒ 대전시 근현대전시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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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서훈이 취소된 사람을 수년째 독립운동가로 홍보하며 기리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대전근현대전시관(대전시 선화동, 구 충남도청)에는 38명의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를 별도 소개하고 있다.

이 중 '김정필(金正弼,1846-1920)'과 관련 '1907년 한봉수 이진 참여', '1920년 만주 봉오동 전투 참가'라고 썼다. 1907년 한봉수(한민구 전 국방장관의 조부)의 병진에 입진, 한봉수 의병장을 보좌하며 용인, 괴산, 여주 등지에서 격전을 치르는 등 활동했다는 것이다. 1920년에는 만주로 망명해 무장 항일투쟁을 벌이다 같은 해 10월, 봉오동전투에서 순국했다고 활동을 요약했다.

또 별도 자료집을 통해서도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로는 단재 신채호 등을 비롯하여 김정필 등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정부는 김정필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68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데 이어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김정필의 증손자이자 집안 장손인 김아무개(76)는 당시 <오마이뉴스>를 통해 "증조부는 만주에 간 일도, 독립운동을 한 적도 없다"고 양심 고백했다. 또 국가보훈처 등에 정식으로 서훈 취소를 요구했다.
(관련 기사: "제 증조부 김정필은 독립유공자가 아닙니다")

파문은 컸다. 조상의 독립운동 행적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만드는 경우는 있었지만 스스로 나서 독립운동을 한 사실이 없다며 서훈 취소를 요구한 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숙부가 형편이 어려워지자 독립유공자 혜택을 받으려고 거짓으로 서류를 꾸며 제출해 생긴 일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또 다른 이유는 정부의 엉터리 심사 때문으로 드러났다. 족보를 보면 김정필은 1920년이 아닌 1925년에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정부 기록에 따르더라도 '봉오동 전투'가 일어난 1920년은 김정필의 나이 75세 때다. 만주로 망명한 일도 없지만 많은 나이로 무장 전투에 참여 자체가 어려울 때다. 게다가 만주에서 순국했다는 김정필의 유해는 당시 고향인 충청도에 안장됐다.

 대전시 근현대전시관에는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서훈을 취소한  인물을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라며 홍보하고 있다.
 대전시 근현대전시관에는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서훈을 취소한 인물을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라며 홍보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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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필의 공훈 기록은 김원필 선생과 흡사했다. 김원필 선생(미상 ~ 1920. 11. 3)은 "중국 동삼성 일대에서 독립군 및 국민회 부회장으로 항일활동을 하던 중 1920년 11월 3일 일제의 한인대학살 당시 연길현(延吉縣)에서 일병에게 사살당해 순국"한 것으로 돼 있다. 대전 김정필과 사망연도(1920년)는 물론 '연길현에서 만주 학살 시 일병에게 피살'(한국독립사)됐다는 김정필의 기록과도 거의 일치한다. 보훈처가 김원필 선생의 공적을 근거로 이중으로 서훈을 줬다는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국가보훈처는 자체 조사를 통해 김정필 후손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서훈을 취소했다. 대전시는 후손들이 서훈 취소를 요구한 지 3년, 서훈이 취소된 때부터도 한참이 지났지만 관련 자료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홍보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관계자는 "당시 유례없는 후손의 양심고백으로 파문이 컸던데다 이후 대전시에도 관련 사실을 여러 차례 알렸다"며 "그런데도 수 년째 관련 사실을 시정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대전시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시는 지난 2015년 독립운동가 명단에서 제외된 '대전 출신 김태원'(金泰源, 1900~1951)을 근현대전시관에 수 개월 동안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로 전시, 홍보해 비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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