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릴 수 있을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내일(13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그리고 방북단의 규모 등이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합의 기대' 언급에 대해 김 대변인은 "근거 없이 말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평양 정상회담'이냐는 질문에 그는 "지난번 '평양이 기본이지만 평양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는데 그것은 원론적인 말"이라며 "너무 평양이 아닌 제3의 장소로 (언론이) 해석을 많이 해 부담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변인은 "(제3의 장소) 가능성은 열려 있다, 남북이 내일 논의하는 것이니 지켜봐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에 13일 열릴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시기나 장소를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말한 대로 시기·장소·방북단 규모에 대해 내일 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재차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정부는 조속한 남북정상회담 추진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혀, 우리 대표단이 이달 말 회담을 제안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어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8말 9초'다. 남북 당국은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합의 도출을 위한 실무 접촉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북은 오는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어 4·27 판문점 선언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3차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남측 대표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 천해성 통일부 차관·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 4명이 포함됐다. 북측 대표에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단장으로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김윤혁 철도성 부상·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함께 한다.
이번 회담은 '3차 정상회담 개최 준비'에 대한 협의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측 대표단에 철도성과 도로를 책임지는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이 포함돼, 북측은 철도·도로 현대화 등을 주요 의제로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평화에 다가가는 결과 바라"... 한국당 "완전한 비핵화가 중심 의제 돼야"이처럼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남북 협상의 진전을 바란다는 논평을 내놨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북한 비핵화 이행'을 강조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평화에 다가가는 진전된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며 "이번 회담이 3차 남북정상회담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어 박 대변인은 "6·12 북미정상회담 후 두 달 가까이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관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며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계획과, 체제보장을 원하는 북한의 진심을 북미 양국에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중재자이자, 당사자가 바로 우리 정부"라고 강조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북한 측은 참석자들을 볼 때 남북경협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중심 의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은 북한의 드러난 의도는 애써 못 본 체하며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만 부풀리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서두른다면 국민과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선상에서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았다"며 "회담에서 확고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원칙을 확인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반면, 박주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를 환영하고 회담을 통해 좋은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며 "회담을 계기로 '4·27 판문점선언'의 조속한 후속 조치가 이어져야 하고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관계에도 진전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 체제가 내일 회담으로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기를 바란다"며 "무엇보다 남북간의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큰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