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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55구…65년 만에 본국으로 1일 오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 55구를 미국으로 보내는 유해 송환식이 진행되고 있다. ⓒ 유성호
1일 하와이로 옮겨지는 미군 유해 송환식이 열린 오산 미 공군 기지. 오후 5시 48분께 편대를 이루며 저공으로 날아 온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 중 한 대가 갑자기 수직으로 상승했다. 전사자에 대한 최고의 예우인 '추모 비행(Fly-by)'이다. 상공으로 솟구친 한 대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전우를 의미한다.

금속관에 실린 미군 유해는 1구씩 밴에 실린 채 활주로에서 대기하는 미군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로 이송됐다. 밴이 수송기 앞에 도착하자 6명의 유엔군사령부 소속 의장병들이 푸른 유엔기로 덮인 금속관을 정중히 들고 수송기 안으로 운반했다. 6대의 밴은 각각 9번씩 이동하며 총 55구의 유해를 운송했다. 맨 마지막에 옮겨진 유해를 실은 밴은 백파이프 연주자와 함께 입장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후 5시 오산기지 내 격납고에서 열린 유해 송환식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정경두 합동참모회의의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 한미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추도사에서 "북한과의 인도주의적 협력에 힘입어 7월 27일 55구의 유해가 송환될 수 있었다"며 "우리는 유엔군사령부와 한국군의 후계자로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숭고한 희생의 수혜자로서 그들에게 마지막 경의를 표하고 화환을 바친다"고 말했다.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55구…65년 만에 본국으로 1일 오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 55구를 미국으로 보내는 유해 송환식이 진행되고 있다. ⓒ 유성호
미군 유해 55구 송환식 1일 오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 55구를 미국으로 보내는 유해 송환식이 진행되고 있다. ⓒ 유성호
C-17 수송기 2대에 나눠 실린 미군 유해 55구는 이날 오산을 출발,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를 향했다. 하와이에서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군 유해를 직접 맞이할 예정이다. 이후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 옮겨진 유해는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확인 절차를 밟는다.

송환식에 앞서 DPAA의 존 버드 박사는 55구의 유해가 미군 전사자 유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버드 박사는 유해 송환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군 유해 감식과정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초기 분석은 이미 마쳤다"면서 "사람의 유해임을 확인했고, 미국인의 유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예비조사 결과, 유해는 북한 당국자들이 말한 그대로였다"며 "한국전쟁 당시 유해로 보이며, 미국인의 유해일 가능성이 꽤 크다"고 밝혔다.

이번 미군 유해송환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후 북미 양측은 지난달 15일과 16일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송환과 관련해 장성급 회담과 실무회담을 각각 개최해 미군 유해 55구를 정전협정 체결일인 지난달 27일 항공편으로 송환하기로 합의했다. 1990년 이후 송환된 미군 유해는 총 629구로 알려졌는데, 미국은 이번에 추가로 송환된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유가족에게 인계할 예정이다.

이날 유엔사령부(아래 유엔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전쟁 때 전사하거나 실종된 채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미국민은 절대로 잊지 않았다. 유엔군사령부에 병력을 보낸 16개국 국민도 돌아오지 못한 용사들을 잊지 않고 있다"며 "유엔사는 전쟁 중 사망하거나 실종된 용사의 가족이 그 애타는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전사자와 실종자 수색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사는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를 예우를 다 해 수습하고, 모든 유해의 신원확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송환된 유해들은 전문 역사학자들과 법의학자, 군인, 공무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최고의 예우를 갖춰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사는 장진호 전투 지역(1024구)과 운산 및 청천 전투 지역(1495구), 비무장지대(1000여 구) 등 한국전 당시 주요 격전지와 전쟁포로 수용소가 있던 지역(1200여 구) 등에 약 5000여 구의 미군 유해가 북한지역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군 유해 55구 송환식 1일 오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 55구를 미국으로 보내는 유해 송환식이 진행되고 있다. ⓒ 유성호
송영무 국방장관이 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열린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식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가 본국으로 송환되 전 기념식을 하기 위해 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대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태그:#미군 유해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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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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