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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맏형' 권영길 전 국회의원이 6.13지방선거 분석을 통해 "정의당·민중당·노동당에 묻는다"라면서 '진보정당 통합'을 강조했다.

(사)권영길과나아지는살림살이(아래 나살림, www.ghil.net) 이사장인 권 전 의원은 26일 낸 '6·13 지방선거 읽기4 - 정의당·민중당·노동당에 묻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선거참패로 당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있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당의 앞날을 판가름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 민주당은 대승을 만끽하며 8월 당대표 선출에 빠져있다"라며 "정의당·민중당·노동당은 이들 당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라고 진단했다.

'진보정당' 용어에 대해, 옛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권영길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2016년 총선 당시만 해도 '민주 진보 개혁세력'이란 정치용어가 통용됐다.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구분 용어였다. 그런데 이제는 '진보 대 보수'란 용어만 통용되고 민주당이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돼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나는 민주노동당에 뿌리를 둔 정의당·민중당·노동당을 '진보정당'이라고 일컫는다. 따라서 이 글에서의 '진보정당'은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진보정당의 이번 지방선거 성적표는 어땠나. 권 전 의원은 "정의당은 정당투표에서 8.97%를 득표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제치고 제3당으로 부상, (그런대로) 만족하는 것 같다"라며 "의원 당선자 수가 광역 11명, 기초 26명으로 민중당에 비해 (민중당은 기초만 11명) 많아 만족도가 더 할지 모른다"라고 평가했다.

권 전 의원은 "민중당은 참담한 상태다. 민중당 지지세가 가장 넓고 강한 울산에서 정의당, 노동당과의 단일화를 통해 후보를 내 보낸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와 40여 명의 울산 광역 기초선거 후보 중 동구 기초에서 1명만 당선하고 모두 낙선해 충격이 더 하다"라고 했다.

권영길 전 국회의원과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 당선인(비례대표).
 권영길 전 국회의원과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 당선인(비례대표).
ⓒ 나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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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020년 총선"

문제는 2020년 총선이라는 것. 권 전 의원은 "정의당 광역의원이 11명이지만 당선자 1명만을 뽑는 지역선거구 당선자는 1명뿐이다. 기초에서도 2~3인 선거구였기에 당선자를 낼 수 있었다. 민중당도 마찬가지다"라며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2020년 총선 선거제도와 정치상황이 지금과 같거나 비슷하다면 진보정당 선거결과는 보나마나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총선이 2년여 남았는데 이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금 당이 콩가루집안 같지만) 각 지역 총선 후보군들은 떠올라 잠행을 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진보정당의 후보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정해질 것이고 그 후보도 지역주민들에게 '매력적인 후보'로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진보정당의 지역구 당선자를 몇 명이나 바라볼 수 있겠는가"라며 "관건은 제대로 된 정당명부제인데 독일식은 고사하고 연동제 비례대표제라도 실시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국회에서의 법 개정 중 선거법 개정이 가장 어렵다는 건 이미 공지의 사실이다. 여야 정당이 어느 정당이든 양대 정당은 선거법 개정에서 제3당(특히 진보정당)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하는 법은 만들지 않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6.13 지방선거 직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이 전국 모든 광역 의회에서 진보정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시민단체들의강력한 반대도 아랑곳없이 기초단위 3~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만들어 갈라먹기 한 사례가 이를 잘 말해준다"라고 했다.

이어 "제대로 된 정당명부제 개정을 위해 당의 사활을 건 투쟁을 해야겠지만 진보정당 약진의 바탕이 될 정당명부제 실시는 불확실하다. 어찌 불확실성에 진보정당의 명운을 걸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진보정당 통합이 답이다"라는 이야기. 권 전 의원은 "나는 민주노동당이 분당된 후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진보정당 통합을 호소해 왔다"라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나뉘어져 있을 때도, 통합진보당과 노동당으로 양립돼 있을 때도, 정의당과 민중연합당(이후 민중당)이 맞설 때도 통합을 호소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나의 이 호소에 '진보정당 통합은 물 건너갔다'며 '괜히 몸만 상하니 생각 접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라며 "'6·13 선거로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습니다. 진보통합 말도 꺼낼 수 없는 성황입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선거 이후 정의당과 민중당이 처한 상황 차이가 통합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내밀한 이야기도 들린다. 그렇다. '이제 진보정당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이라고 했다.

"한반도 대변화의 정점 시점이 2020 총선 때"라는 진단이다. 그는 "6.13 지방선거는 '묻지마 민주당 투표'였다는 게 일반적 평이다. '문재인'과 '평화'가 선거판을 덮었다고 했다. 사실 그랬다"라면서도 "하지만 2020년 총선은 다를 것이란다. 경제난이 심해져 경제와 사회문제가 2020년 총선을 좌우할 주 이슈가 될 것이고 그럴 경우 선거판이 6.13과는 다를 것이란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일자리,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도 풀리지 않고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선거판이 될까?"라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경제와 사회 문제로 6.13보다 어려운 선거판일지라도 판 자체를 뒤집어엎을 정도는 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진보정당과 민주당 간의 전략적 연대"

그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그럴 힘을 갖추지 못할 것이고 자유한국당을 대체할 정당 탄생도 어렵다"며 "이러한 상황이므로 6·13 선거판을 장악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실현이 구체화 될 시점이 2020년 총선 때라는 걸 유의해 봐야 한다. 바로 트럼프 재선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시점이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올 11월 미 국회 중간 선거와 자신의 재집권이 걸린 2020년 11월 선거에 맞출 것이라는 게 상식이다"며 "북핵문제가 CVID로 귀결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이 활짝 열릴 때의 상황은 판문점 선언, 북미 싱가포르 선언을 뛰어넘는 대 역사가 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되돌릴 수 없는 길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권 전 의원은 "촛불혁명과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놓치면 진보정당의 미래는 없다"라며 "1997년 '국민승리21' 결성에서 오늘에 이른 진보정당 역사 20년이다. 결코 짧지 않은 역사다. 희망과 영광, 환희와 좌절이 겹치는 역사였고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을 증명해보이기라도 하듯 통합과 분당을 되풀이 한 가슴 미어진 아픈 역사다. '거대한 소수' '소금론'은 이제 더 이상 용납 되지 않을 시대다"라고 강조했다.

"진보정당과 민주당 간의 전략적 연대"를 거론한 그는 "연동형 정당명부 비례제가 실시되지 않고 민주당 강세가 지속되면 진보정당은 민주당과의 전략적 연대방안을 모색 해봐야 한다"라면서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 때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승이 확실했기에 진보정당과의 연대는 아예 생각조차 안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 지역에서 압승이 확실하지만 문재인 정부 성공을 뒷받침 해줄 2020년 총선구도를 위한 시범 지역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일부 지역에서 있었지만 '진보정당간 후보 단일화부터 먼저 하라'며 묵살했다"라고 덧붙였다.

권 전 의원은 "민주당의 2020년 총선전략은 지방선거와 달라야 한다. 총선구도가 개혁 국회와 문재인 정부 성공을 만드는 구도이기 때문인데 민주당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거리다"라고 했다.

그는 "단절됐던 남북대화가 다시 이어져 남북정상이 한 달 새 두 차례나 만나고 북미정상이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대화를 시작하며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고 있다. 진보정당 통합 움직임도 다시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라고 강조했다.

권영길 전 의원은 지방선거 뒤 "6·13선거 최대 승리자는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은 청산돼야 한다" "민주당은 성찰하고 반성해야"라는 제목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태그:#권영길,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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