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관련 게시물을 팔로우했다는 이유로 게임에서 작업물이 삭제되는 등 게임업계 내 사상검증이 만연한 가운데,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들이 뭉쳤다. 연대를 만들어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이다.
'여성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연대'(WFIU : Women freelance illustrators Union of the Republic of Korea, 아래 연대)가 지난 11일 출범했다. 국내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들이 모여 연대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랜서인 작가들이 한 데 뭉친 것은 게임업계 내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 때문이다.
페미니즘 관련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한국여성민우회의 SNS를 팔로우했다는 이유로 여성 작가들은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게임에서 그림이 삭제되거나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는 사과문과 해명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할 것을 요구받았다. 소울워커 등 많은 게임회사들이 "해고하지 않으면 게임을 떠나겠다"라는 유저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작가를 교체했다. 사실상 계약 해지이며 해고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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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관계자는 1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만 이 정도인데, 드러나지 않는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이다"라며 "작가들의 피해 사례는 계속 늘어나는데 작가들이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다 보니 개인적인 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악성댓글, 계약해지 등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지만, 작가들이 혼자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거대한 조직인 회사와 프리랜서인 작가들이 개인 자격으로 싸우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라며 "계란으로 바위치기,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작가들이 개인적으로 악성 댓글을 고소하면, 그 댓글은 다른 작가로 옮겨 갈 뿐이다"라며 "총량이 줄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연대를 출범해 해결해야겠다는 의견이 모였다"라고 연대 출범의 배경을 설명했다.
"모든 여성 작가들 찾을 수 있는 '대피소'와 '보호벽'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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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연대(WFIU) 11일 출범한 여성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연대(WFIU) 로고 |
| ⓒ 여성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연대(WFI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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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에 따르면 작가들은 연대 가입을 통해 업무에 필요한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작품단가와 계약서 관련 정보 등 작품 활동에 필수적인 정보들을 서로 교류할 수 있다. 그와 관련한 법적 자문과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여성 작가의 권리 향상과 여성작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대 관계자는 "지금은 작가들이 페미니즘 이슈를 이야기했다고 해고되고 작품이 삭제되지만 연대 활동을 열심히 하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장기적으로 업계 내에서 여성 작가들의 권익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연대가 피해작가는 물론 잠재적 피해작가들, 즉 모든 여성 작가들이 찾아올 수 있는 '대피소'와 '보호벽'이 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연대에 따르면 프리랜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연대 카페(
http://cafe.daum.net/WFIU/)를 통해 할 수 있다. 1차 가입 기간은 지난 11일부터 7월 2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