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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태극기를 거는 집이 점점 더 줄어드네."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800가구가 넘는 이 아파트는 태극기를 게양한 집이 많아야 1개 동에 3~4곳으로 손에 꼽을 정도였다. 10년째 이곳에 살고 있다는 박아무개씨는 올해 현충일은 유난히 태극기를 내 건 집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태극기를 내 건 집을 찾기가 힘들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태극기를 내 건 집을 찾기가 힘들다
ⓒ 채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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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내 건 집은 1개 동에 3~4곳에 불과했다
 태극기를 내 건 집은 1개 동에 3~4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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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아파트 단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3곳의 아파트 단지를 무작위로 골라 태극기를 내 건 가구를 찾아봤지만 1개동에 3~4곳에 불과했다. 심지어 일부 동에서는 아예 태극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게양율이 저조했다.

주민 이아무개씨는 "아침부터 나들이 나가는 듯한 주민들이 보였다"며 "몇 년 전부터 국경일에 태극기를 다는 집을 찾아보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현충일이지만 태극기는 '실종' 상태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현충일이지만 태극기는 '실종' 상태다
ⓒ 채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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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하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침 일찍 태극기를 게양했다는 주민 조아무개씨는 "현충일의 의미가 쉬는 날 정도로 퇴색 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예전에 비해 국기 게양을 장려하는 캠페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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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아파트도 태극기 게양 '저조'

군 간부들이 살고 있는 군인 아파트의 사정은 좀 나을까? 6일 오전 9시 경기도 양주시의 한 군인 아파트. 50가구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서 태극기를 내 건 집은 5곳으로 민간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도 양주의 한 군인 아파트. 태극기를 내 건 집이 5곳에 불과했다.
 경기도 양주의 한 군인 아파트. 태극기를 내 건 집이 5곳에 불과했다.
ⓒ 채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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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아파트에서도 태극기를 내 건 집은 드물었다
 군인아파트에서도 태극기를 내 건 집은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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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또다른 군인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의 또다른 군인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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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 또 다른 군인 아파트는 태극기를 내 건 집이 많아야 1동에 4곳 꼴이었다. 부근을지나던 한 시민은 "애국심이 투철해야 할 군 간부들이 정작 태극기 게양에는 소홀하니 보기가 좀 그렇다"고 꼬집었다.

"탄핵 반대 집회 과정서 태극기 이미지 변질"

지난 탄핵 과정서 태극기의 상징이 퇴색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20대 직장인 정아무개씨는 "보수단체들이 태극기를 흔들어 국기(國旗) 이미지를 변질시켰다"며 "태극기가 특정 정파의 상징물처럼 되어버려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당시 광복회는 "삼일 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가 특정 이익을 실현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고층 아파트가 많아진 만큼 안전을 고려해 태극기 게양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집집마다 일일이 태극기를 다는 것보다 각 동마다 하나씩 게양대를 설치해 태극기를 다는 것이 효율적이고 혹여 있을 낙하물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게양율을 높이려면 태극기를 파는 곳이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30대 주부 김아무개씨는 "대형 마트 같은 곳에서 태극기를 상설 판매하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론에서도 꾸준히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벌였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현충일, #태극기, #군인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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