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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친화도시를 조성하겠다며 관련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친화도시를 조성하겠다며 관련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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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결혼친화도시'를 만들어 저출산 현상을 해결하겠다며 관련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대착오적 내용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을 결혼친화도시로 만들어 저출산 현상을 해결하겠다"며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관련 정책은 지난해 인천의 출산율이 1.01명으로 전국 17개 광역시ㆍ도 중 15위를 기록, 저출산 현상이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만든 것으로 보인다.

시가 계획한 결혼장려 정책은 ▲ 청년세대의 결혼 인식 개선 ▲ 만남 지원 ▲ 결혼장려 재정 지원 등 3단계로 나뉜다.

먼저,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자 '친가족적 가치관 형성을 위해 공공기관ㆍ대학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초ㆍ중ㆍ고교 학생에게 양성평등과 가족의 소중함을 교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이성의 만남 지원 명목으로 송도국제도시ㆍ월미도ㆍ구월동 로데오거리 등을 데이트 장소로 지정하고, 정기 행사로 '사랑의 오작교-선남선녀 썸 타는 데이'를 연다. 여기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짝에겐 데이트 비용 20만원과 결혼 예식비용 100만원을 지급한다.

마지막으로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전ㆍ월세 융자금 이자를 1년간 10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3년간 지원한다.

유 시장은 이러한 '결혼친화도시' 조성 정책으로 "젊은이들이 인천에 몰리고 출산율이 높아져 가장 역동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저출산 현상은 단순히 결혼과 출산을 장려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출산과 보육, 교육, 먹고 사는 문제 해결까지 종합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한 난제다.

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은 '결혼해야 애를 낳지!'다. 이 제목이 보여주듯 '결혼친화도시' 정책은 청년세대가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에 저출산 현상이 생겼다는 원인 진단에 기대고 있다. 결혼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원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하지 않은 채 결혼의 긍정적 이미지만 주입하는 교육은 효과가 없는 데도 말이다.

홍선미 인천여성회 회장은 "여성과 청년 일자리 문제, 불안정한 주거 형태, 저임금 문제 등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사회ㆍ경제적 제반 문제 해결은 뒷전으로 한 결혼친화도시 정책은 세금 낭비며, 완전히 헛다리를 짚는 것이다"라며 "시가 나서서 만남을 주선하고, 결혼이 성사되면 돈을 주겠다는 접근은 마치 중매업체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시대착오적 정책은 당장 폐기하고 근본적 대책을 수립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조혜민(30ㆍ여)씨는 "청년이 본인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게 정책을 펼쳐야하는데, 이런 식의 정책은 오히려 청년의 삶을 당위나 의무의 굴레 안에 가두는 것이어서 오히려 갑갑한 느낌만 준다"며 "정책을 만들 때 통계나 근시안적 현실만을 반영할 것이 아니고, 정책 수혜자들이 실제로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가 장려한 결혼 개념이 지나치게 '정상 가족'에 한정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상 가족'은 가족 구성을 '건강한' 남녀의 결합만으로 규정해 1인 가구, 미혼모, 성소수자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을 배제하기 때문에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개념이다.

김지학 다양성연구소 소장은 "결혼이라는 제도적 예식으로 혈연 중심의 관계를 맺었던 전통적 가족 개념을 넘어 최근 비혼ㆍ조손ㆍ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동성커플, 1인 가구, 쉐어하우스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 구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발표한 '결혼친화도시' 정책은 시대착오적 '정상 가족' 개념에 매몰된 전형적 사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노동력과 인구수를 충당하기 위해 통계와 수치를 들이밀며 아이를 낳으라고 하기 전에 결혼과 출산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사회적 원인을 진단해 개개인의 행복과 사람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도 9일 성명서를 발표해 "결혼 기피와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고민이 결여된, 선거용 발표였다는 점에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성남시와 서울시가 청년수당 등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 재정위기를 이유로 주민세를 일괄 120% 인상했던 유정복 시장은 허울뿐인 결혼 정책보다 청년ㆍ일자리ㆍ사회보장 정책부터 충실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는 다수의 만족을 위한 정책을 펼친다. 왜 일각에서 제기된 소수의 비판만을 가지고 지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작년 9월 실시한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한 것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가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대안이 있으면 제시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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