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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과 6일, 기자는 전주시의원 선거구 중 하나인 카선거구(전주시 덕진구, 호성, 우아 1, 2) 후보자 네 명의 선거운동을 동행취재 했다. 시의원 2명을 뽑는 선거구에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서난이·이병하 더불어 민주당 후보(현직 전주시의원), 이영수 민주평화당 후보, 서윤근 정의당 후보(재선 전주시의원)가 바로 그들이다.

선거운동을 동행 취재하면서 유권자와 후보자 사이의 간극과 시각 차를 찾아내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어떻게 잘 살려 나갈지에 관한 목적으로 취재기를 게재한다. 취재한 순서대로 이번 기사에선 이영수 민주평화당 후보 동행취재기를 싣는다. - 기자 말

전북 전주시 호성동 동물원 입구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이영수 후보는 6.13지방선거에서 전북 전주시의원 호성동, 우아 1,2동 지역구에 출마한 예비후보이다.
▲ 민주평화당 이영수 후보 전북 전주시 호성동 동물원 입구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이영수 후보는 6.13지방선거에서 전북 전주시의원 호성동, 우아 1,2동 지역구에 출마한 예비후보이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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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일어나 잠깐 씻고 걸어 나가면서 만나는 대로 인사드려요. 7시부터 출근인사를 하고 마치는 시간은 8시 40분쯤 입니다. 끝나면 사무실에 들려 잠깐 차 한잔 마십니다. 쉬는 시간이 아니고 전화로 일처리도 하고 그런 거죠.

다시 명함을 들고서 거리로 나섭니다. 모든 사람의 일정이 똑같지 않아서 그 시간에 나가야만 만날 수 있는 분들이 있죠. 오전이 지나면 점심시간이 되는데 식당을 돌아요. 다시 오후에도 사무실에 들러 일처리를 합니다. 처리할 게 마무리 되면 다시 거리로 나섭니다. 5시부터 7시까지 퇴근시간에 맞춰 인사를 또 나가죠.

그 후에는 식당이나 술집을 돌아다녀요. 아무래도 조금 길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해서죠. 모두 마치는 시각은 11시 20분쯤 되는데 낮에 만난 주민들의 명함 정리하고 나면 12시가 넘어요. 그러다 보면 사무실에서 자는 경우도 생기죠."

어린이날이었던 5일 오전 9시 반. 전주시 호성동의 동물원 네거리에서 만난 이영수 민주평화당 전주시의원 후보가 들려준 하루 일과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다른 후보들도 거의 비슷한 동선과 시간이다.

때마침 어린이날이라 차량 진입이 동물원 사거리에서 통제됐다. 근처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통해 동물원 방향으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이 분주하게 오간다. 명함을 건넬만한 시민이 없을 때는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허리를 구부려 인사하기 바쁘다. 인터뷰는 틈틈이 이뤄졌다. 일과를 설명 하는 것도 대여섯 차례 끊어지고 이어지기를 반복해 겨우 파악이 됐다.

호성동 동물원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다.
▲ 명함을 건네는 이영수 후보 호성동 동물원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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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현장에서 오가는 것은 인사와 명함이다. "잘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명함을 받는 사람도 있고 "수고 많으십니다, 잘 돼가요?"라고 묻는 지지자를 찾을 수도 있다. 대답 없이 묵묵히 명함을 받곤 목례를 하는 경우도, 아무 말 없이 명함 받기를 거절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 유권자 아닌데요"라며 사양하는 한 시민의 말에 이 후보는 "이 동네에 아는 분 있으면 잘 말씀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명함을 건넨다.

이 후보는 "(명함 돌린 지) 두 달 정도 된 터라 명함 받는 모양만 보고서도 느낌으로 호불호를 알 수 있"다고. "다른 성향의 사람이 볼멘 목소리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서 말이 오가는 게 무반응보다 낫"기도 하단다. 왜 그럴까.

"생각이 다르더라도 겪어보고서 판단하시라고 권유 합니다. 한 가지 성향으로 모아지면 문제가 생기잖아요. 고이면 썩습니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당만 보고 겪어보지 않고 판단하면 나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고 판단해 보실 것을 말씀 드리는 거죠."

칠순 가까이 되어 보이는 여성 유권자 한 분과의 대화를 들어봤다.

이 후보 : "뭐 사시러 나오셨나요? 일요일이라 자식들 찾아오시는 모양입니다?"
유권자 : "시의원 후보 나오신 거야? 나이가 어떻게 돼?"
이 후보 : "올해 57세고 호랑이 띠에요"
유권자 : "둘째 아들 하고 같네. 열심히 해야지…"

기자가 그 여성 유권자에게 잘 아는 사이인지 물어봤더니 "잘 몰라, 근데 동네를 위해 일하러 나왔다고 하니 열심히 하라고 해야지"라는 답이 돌아온다. 유권자의 반응에 따라 기운이 나기도, 되레 빠지기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이렇게 답했다.

"정치인들 책임도 크다고 봅니다. 선거 때 나오고는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무엇 때문에 시의원이 되려고 하는 건지 묻고 싶더라고요. 도의원 되고 시장되는 통로로 삼는 사람들이 이런 불신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제가 학식이 뛰어나고 지식이 특출한 것은 아닙니다. 통장 일을 오래 해봤고 연합회장도 해왔어요. 동네일을 직접 해오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뭔가를 만들어 놓으면 공은 시의원한테 가더라고요. 의원인 것과 아닌 것의 차이와 한계도 느꼈고요."

지치지 않고 '4번 타자' '우리 동네 영수증'이란 슬로건을 갖고 있는 이 후보의 꿈. 그 꿈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36인치 바지가 두 달 만에 헐렁해져 34인치를 입게 됐고, 체중이 6Kg 줄었다는 이 후보의 성적표가 나올 시간도 어느덧 40일이 채 남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새전북신문에 동시에 게재합니다.



태그:#지방의원 선거, #기초의원, #지방선거, #전주 시의원 선거, #호성 우아1,2동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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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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