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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그림책
▲ <으랏차차 씨름> 표지 씨름 그림책
ⓒ 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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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표지부터 범상치 않았다. 아이는 힘을 주려고 이를 꽉 물고 있는데 아빠는 입을 벌리고 웃고 있다. 둘은 씨름을 하는 중이다. 책 제목이 <으랏차차! 씨름>이라 둘이 씨름을 하는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이가 씨름을 하자고 아빠를 조른다
▲ <으랏차차 씨름> 본문 아이가 씨름을 하자고 아빠를 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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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넘겨 보니 나무늘보처럼 늘어진 아빠가 텔레비전 축구를 보고 있다. 작은 동물들이 아빠에 달라붙어서 같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아이가 씨름하자고 조른다. 하지만 아빠는 기어서 도망을 간다. 기어가던 아빠는 바둑을 두고 딴청을 부린다. 작은 동물들도 아빠랑 바둑을 두고 있다. 작은 동물이 하는 행동으로 봐서는 아빠 편임이 틀림없다.

딴청하는 아빠
▲ <으랏차차 씨름> 본문 딴청하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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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조르는 모습
▲ <으랏차차 씨름> 본문 아빠를 조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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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귀를 막고 아이는 아빠의 머리 어깨 팔등 온갖 곳에 매달려 아빠를 다양한 억양으로 부르면서 씨름하자고 조른다. 그때 작은 동물들이 한쪽에서 째려보면서 팔짱을 끼고 "좀 해 주지 그래요?"라고 말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 집에서도 많이 봤다. 주말에 자는 아빠랑 놀고 싶은 아이가 아빠를 다양한 억양으로 달리 부르며 조르던 모습을 많이 보았다. 어린아이와 아빠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실감이 나게 잘 그렸다.

아빠랑 드디어 씨름을 한다
▲ <으랏차차 씨름> 본문 아빠랑 드디어 씨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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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다음 장에서 드디어 "에잇 좋다! 한판 붙자!"하고 아이의 제안을 수락한다. 아이는 "앗싸!" 하고 좋아하고 동물들도 "오~예!"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다음 장에서 드디어 씨름을 시작했다. 아이와 아빠 둘 다 이를 꽉 물고 온 힘을 씨름에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옆에는 동물들이 오두방정을 호들갑을 떨며 응원을 한다.

"이기는 편은 우리 편! 에헤야 디야~에헤야 디야~ 지는 편은 너희 편! 에헤야 디야~ 에헤야 디야~"

이렇게 노래를 부른다. 이게 뭔 소리인가? 동물들이 처음엔 아빠 편이었는데 이젠 중립 지대까지 온 것 같다. 그런데 응원하는 동물들이 모습이 더 신이나 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니 아이가 아빠를 이긴 모습이 나온다. 아빠가 허리가 아파서 기어가고 아이와 동물들이 이겼다고 신이 나서 춤을 추고 있다.

"이겼다, 이겼어. 헤헤야 디야~ 에헤야 디야~"

주말에 아빠가 안 놀아줘서 속이 상한 어린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본다면 신나서 좋아할 거 같다. 아이가 아빠랑 씨름을 해서 이기고 동물들이 응원해 주니 신이 나고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그림책을 초등학교 막내에게 보여 주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좋아한다.

남편 생각도 났다. 남편에게 카톡으로 그림책 사진을 찍어서 보내 주었다. 남편이 웃는다. 웃던 남편이 답문을 보냈다.

"왼손잡이용 야구글러브 하나 주문을 해 주셔~~" 

남편에게 답이 왔다. 그림책을 보니 반성이 되나 보다. 이 그림책 효과가 참 좋다. 그림책 속 아빠는 어떻게 될까? 아빠는 씨름에서 아이를 이기지 못한다. 결국, 아빠는 반칙을 쓰고 마는데...

그림책은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된다. 특히 작은 동물들이 페이지마다 하는 행동이 유쾌해서 책의 재미를 더 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윤봉선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보고 싶다. 아이랑 안 놀아주는 또는 못 놀아주는 아빠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으랏차차! 씨름

윤봉선 글.그림, 여우고개(2013)


태그:#으랏차차 씨름, #놀아줘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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