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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나비는 충남도서관에 산다.
 길고양이 나비는 충남도서관에 산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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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근처에 살며 사서들과 직원들이 나눠 주는 사료를 먹고 평화롭게 살고 있는 길고양이가 있다. 하지만 이 고양이의 사연을 들은 뒤 어떤 형태로든 이 고양이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도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 고양이는 로드킬을 당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고양이는 누군가 버리고 간 고양이 일 수도 있다. 

얼마 전 개관한 충남도서관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이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오마이뉴스>에 짧게 소개했다. 충남도서관은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에 최근 지어진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지난 25일 개관했다. (관련 기사 : 도서관에서 만난 귀요미 터주대감 길냥이)

충남도서관에는 사람을 유난히 잘 따르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이 고양이에게는 도서관 직원들이 지어준 이름도 있다. 고양이 이름 중에서도 가장 흔한 바로 그 '나비'이다. 유난히 붙임성이 좋은 나비는 아무나 잘 따른다. 도서관 직원들과 일부 방문자들은 나비에게 사료와 물을 나눠 주며 돌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나비가 도서관까지 오는 길이 매우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서관 관계자는 "나비는 도서관이 지어지기 전부터 이곳에 살았다"며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나비를 이곳에 두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나비는 4월 초까지도 배가 불렀었다"며 "충남도청에 새끼를 낳아 놓고 이곳까지 밥을 먹으러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나비의 새끼들이 충남도청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나비는 매일 적어도 두차례 이상 이 길을 건너야 한다.
 나비의 새끼들이 충남도청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나비는 매일 적어도 두차례 이상 이 길을 건너야 한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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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사실이라면 나비는 충남도청과 충남도서관 사이에 있는 6차선 도로를 수시로 건너야 한다. 나비가 로드킬의 위험을 감수하며 매일 도서관을 찾는다는 것이다. 충남도서관 경비팀 관계자도 "나비가 아침이면 충남 도청 방향에서 걸어온다"며 "젖꼭지가 부풀어 있는 걸로 봐서는 지금도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비가 실제로 6차선 도로를 건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나비의 새끼들이 살고 있다고 알려진 충남도청에서는 나비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 궁금했다. 지난 27일 충남도청 경비팀 관계자들과 청소용역팀을 만나봤다. 나비의 사진을 본 경비팀 관계자들은 "본적이 없는 고양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서관에 살고 있는 나비는 사람이 다가 가도 놀라지 않는다.
 충남도서관에 살고 있는 나비는 사람이 다가 가도 놀라지 않는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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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용역팀 여사님들은 오히려 기자에게 "고양이를 잃어버리셨나 보네요. 우리도 보지 못했어요. 안타깝네요"라고 말했다. 충남도서관에서 나비는 이미 유명인사이다. 하지만 충남도청에서는 나비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나비가 진짜로 충남도청에 새끼를 낳아 놓았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다.

새끼 고양이들이 어디 있는지 확인되어야 입양 가능

어쨌든 나비가 충남도청을 오가는 것이 사실이라면 긴급구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임소영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 대표는 "충남도서관 직원들도 나비가 로드킬을 당할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 나비를 입양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는데, 새끼 고양이들을 찾지 못해 나비를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비가 낳은 새끼 고양이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나비를 입양 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또 "나비에게 위치추적장치를 달아 동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협회에도 위치추적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태그:#나비 , #충남도서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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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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