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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경찰이 철수하자 농성을 벌이던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1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경찰이 철수하자 농성을 벌이던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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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 장비를 들여보내 일부 공사를 진행하려던 국방부가 공사를 미루고 주민들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27일 반입해 보관중인 포크레인, 지게차, 로우더 등의 장비를 반출하고, 군인들이 사용중인 건물의 방수공사 및 화장실 개보수 공사를 위해 12일 장비를 투입할 예정이었다.

국방부는 기지 장병들이 생활하는 건물 천정에서 물이 새어 곰팡이가 생기고 장병들의 호흡기 잘환 발생과 전기 감전 및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붕을 전면 교체할 예정이었다.

또 150여 명 기준으로 설치된 화장실을 400여 명이 사용하면서 오수처리에 애를 먹고 막히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화장실 보수공사와 창고를 부족한 숙소로 개조하는 공사, 급식 조리실 설치 등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이 공사 참관을 요구하자 국방부는 군부대 시설에 대해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결국 주민들은 11일 오후부터 사드가 배치된 부대 입구인 진밭교 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사각파이프로 만든 틀 안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일부는 트럭 밑에 들어가 경찰의 진압을 막았다. 경찰은 수차례 경고방송을 한 후 12일 오전 10시 35분부터 주민들을 끌어내기 위한 작전에 들어갔다.

국방부가 사드기지 공사를 위해 차량을 반입하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농성을 벌였다. 경찰이 주민들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국방부가 사드기지 공사를 위해 차량을 반입하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농성을 벌였다. 경찰이 주민들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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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 진밭교 앞에서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군 장비 반입을 막았다. 한 주민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 진밭교 앞에서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군 장비 반입을 막았다. 한 주민이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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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완강히 저항을 하며 경찰의 진압을 막았다. 주민들은 40여 분 동안 경찰과 대치하며 '북핵 핑계 사라졌다. 불법 사드 공사 중단' 등의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몸으로 막는 것밖에 없다"며 "왜 우리 경찰이 우리 국민을 끌어내려 하느냐"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는 쇠로 만든 원형파이프에 손을 넣은 뒤 장벽을 만들어 경찰의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 15분께 일부 경력을 빼고 주민과 협상을 벌였다. 지루한 협상은 오후 1시 30분이 넘어 합의가 됐다. 이후 2시쯤 경찰이 병력을 빼기 시작했다. 박철주 소성리 상황대책실장이 주민들에게 경찰을 빼기로 했다고 알렸다.

박 실장은 "빈 트레일러 13대를 올려보내 사드 기지에 들어가 있는 장비를 빼기로 했다"며 "경찰이 빠지면 이번주 안에는 주둔하지 않기로 했다. 차후 세세한 부분은 논의를 통해 풀어가기로 했다"고 협상 결과를 밝혔다.

박 실장의 협상 결과를 들은 주민들은 만세를 부르기도 하고 환호를 하며 "우리가 이겼다"고 소리쳤다.

사드가 설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주민들이 12일 경찰과 대치하다 철수하기로 하자 환호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드가 설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주민들이 12일 경찰과 대치하다 철수하기로 하자 환호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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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는 권혁장 소장을 비롯해 5명의 직원이 경찰과 주민의 충돌현장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지 감시 활동을 벌였다. 주민들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인권위원회를 찾았다.

한편 경찰은 경력 3000여 명을 동원해 주민들을 막았다. 또 주민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소성리 할머니 등 3명이 다쳐 앰블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가 치료를 받았다. 이날 충돌로 1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태그:#사드, #소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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