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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비원(秘苑)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곳은 창덕궁의 후원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붙여준 창덕궁 비원은 임진왜란 때 불탔다가 광해군 때 다시 복원되는데, 왕조실록 주해에 의하면 "기이한 화초와 괴석들을 늘어놓고 원유의 꽃과 돌 사이의 곳곳에 작은 정자들을 만들어 그 기교하고 사치스러움이 예전에 일찍이 없었다"고 적고 있다. 그만큼 아름다운 정원을 비원이라고 부르며, 전국 곳곳에 비원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서해의 낙조를 볼 수 있는 한국식 전통정원을 지향하고 있는 상화원은 서해의 비원이라고 불리며 지난해에만 15만 명이 방문하였다고 한다. 올해는 시설을 확장하여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에 데크길을 조성하여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공간인 석양 정원을 조성했다고 해서 방문해 보았다.

여행
▲ 상화원 여행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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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화원은 보령의 대표 관광지중 하나인 죽도에 만들어진 정원이며 회랑길로 조성되어 있다.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그 세월을 견뎌낸 소나무가 중심에 있고 바다와 만나는 곳에는 회랑길로 만들어져 있는데 그 길이가 2km에 이른다. 상화원은 동절기에는 휴관하는데 그동안 주변 정리와 데크길의 보수 등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데크길
▲ 회랑길 데크길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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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길은 죽도의 남쪽과 북쪽을 이어주고 있는데 중심에는 펜션 같은 숙박시설과 전국에 유명한 한옥을 그대로 옮겨와서 조성한 한옥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단체로 세미나나 각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자연
▲ 풍광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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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을 통해 걸으며 주변의 풍광을 만나본다. 어떤 구조의 건물이든 간에 개구부가 필요한데 통행의 목적, 바라보고 싶은 조망 욕구, 바람을 쐬고 바깥소리를 듣고 싶은 통풍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상화원의 회랑은 주변 풍광을 감상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조성되었다.

작품
▲ 한국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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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의 초입에는 수묵을 사용한 화훼인 취당 장운복 화백의 한국화가 걸려 있는데 작품을 감상하면서 걷다 보면 회랑이 끝나는 곳에는 5000권을 읽고서야 비로소 붓을 들 수 있었다고 말했던 추사 김정희가 극찬하였던 산수화의 달인 소치 허련의 후손인 임전 허문의 꽃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기둥
▲ 기둥과보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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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축물에서 가져온 이 기둥과 보는 고려 후기에 건립된 화성 관아에서 가져온 것으로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큰 것이라고 한다. 이런 형태의 구조는 중국 건축방식의 두공과 유사한데 두공은 서로 맞물리는 목재 받침대들로 구성된 구조 요소로 기원전 7세기 이후에 보급되어 한옥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다. 두공은 기둥을 보에 연결시키고 각 부분은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어 접착제나 고정 없이도 부재들의 결속이 가능하다.

바다풍광
▲ 서해바다 바다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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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길을 조금 더 걷다 보면 바다를 바라보며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나오고 조금 더 바다에 근접하는 회랑길이 이어진다. 겨우내 상화원은 바다를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석양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석양 정원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총길이는 350m로 걸어가는 길목에 108개의 벤치를 만들어서 석양을 감상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고 한다.

석양정원
▲ 분위기 석양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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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4월이 되면 일반에게 공개되는 이 석양 정원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매주 토요일에 일몰 1시간 전부터 와인바에서 커피와 간단한 떡등을 제공하는데 바다에 있는 촛불이 켜지면 분위기를 만들어낼 때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상화원
▲ 한옥마을 상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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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오면 고창군 아산면 구암리 홍씨 가옥 문간채를 비롯하여 청양군 남양면 대봉리 이대청씨 가옥, 홍성군 장곡면 행정리 오홍천 씨 가옥 등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간단하게 차를 마실 수 있어서 상화원을 돌아보다가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고즈넉함
▲ 상화원 고즈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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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의 나지막한 언덕이 만들어주는 천연의 언덕과 주변을 둘러싼 바다, 인공을 최소화하고 소나무와 바위와 언덕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내는 데에 상화원의 진면목이 있다.

풍광
▲ 일몰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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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서해바다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해가 떨어지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짦지 않았지만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바다 너머로 순식간에 사라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옥마다 제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고 회랑 너머로 바다에서 여유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보령 상화원이다.


태그:#보령여행, #보령상화원, #상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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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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