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에게 시 한 수를 바쳤다. 안도현 시인의 대표작 '너에게 묻는다'였다. 안철수 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에게  "동료 학생동지의 순수한 열정을 정치권에 바치고 얻은 자리에 오래 계셔서인지, 판단력이 많이 흐려지신 것 같다"라고 '저격'하자 우 의원이 '카운터 펀치'를 날린 것이다.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터라 더 이목을 끌었다.

안철수, 우상호 향해 "동료 학생 열정 정치권에 바치고 얻은 자리에..."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복귀에 대한 소회와 지방선거 전략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기자간담회 하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복귀에 대한 소회와 지방선거 전략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두 사람의 설전은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 의원은 30일 오전 '안철수 전 대표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당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는 절대 없다, 음해'라고 주장한 바 있다"라며 "유승민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부분연대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친문 패권주의라고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해서 호남 민심을 왜곡하더니, 거짓말로 국민의당을 바른정당에 갖다 바치고, 급기야 자유한국당과 연대까지, 도대체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가 이런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말바꾸기 한 정치 지도자를 많이 봤지만, 안철수 전 대표도 거의 여의도 국보급으로 등재될 만하다"라며 "국민들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의 글을 올렸다. 그는 "'거짓말로 국민의당을 민주당에 갖다 바치려던 사람들에게서 당을 구출하고 새 길을 연 것'을 그리 거꾸로 보는 인지능력이라면 더 큰 자리에 도전하는 것을 재고해보시기 바란다"라고 적었다. 이어 "과거 방식으로 대충 상황을 이분법적으로 규정하고 내지르는 행동은 1000만 도시의 시장 도전하시는 분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큰 길에 나서기에 앞서, 그 구태부터 먼저 벗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이 바른미래당 창당 과정을 "당을 구출하고 새 길을 연 것"이라고 설명하자 민주평화당도 이 싸움에 가세했다. 민주평화당은 31일 논평을 내고 "유체이탈 화법에 더해 근거 없는 허위주장을 펼치고 있다"라고 공격했다. 이어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 당시 보수통합은 절대 없다고 주장하고, 당대표가 되니 곧바로 통합을 추진했던 것은 말 바꾸기가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구출 운운은 유치한 영웅심리이며 적반하장이고 자가당착이다. 지금의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 2중대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식 거짓말 정치는 퇴출되어야 한다"고까지 덧붙였다.

민주평화당까지 가세, 우상호 재반박에 시 인용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반값' 공공산후조리원·공공난임센터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출산지원 정책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반값' 공공산후조리원·공공난임센터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출산지원 정책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우상호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우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박지원 의원과 통화해서 다시 확인해 보았다"라면서 "당내 구성원에게 바른정당과 통합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면서 2시간 후 기자들에게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 거짓말이 아니란 말인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구태 정치인들도 2시간 만에 말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자유한국당과의 선거연대와 관련해서도 "유승민 대표가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를 말씀하신 것은 사실이 아닌가?"라며 "유승민 대표의 말씀이 '있지도 않은 사실'이 될 수 있을까요?"라고 재반박했다.

이 포스팅은 "'동지의 순수한 열정' 운운하며 거칠게 대응한 대목에 대해서는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는 시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치겠다"라면서 마무리됐다.


태그:#안철수, #우상호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