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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통이 닥쳐올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제주4.3이 '나'의 일로 다가올 줄은, '당사자성'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도 했습니다. 허영선 제주4.3 연구소 소장의 <제주4.3을 읽는 너에게>를 만난 후 배우 문소리는 한참 동안 마음을 달래야 했고, 제주4.3이 한국사 비극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음을 통감했으며, 그리하여 제주4.3의 진상과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 안은 채 이 책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배우 문소리가 자신에게 책을 선물했던 지인 서명숙 제주 올레 이사장에게 전하는 편지글 형식의 진심 어린 감상문을 동의를 얻어 문체 그대로 싣습니다.

문소리 배우
▲ 문소리 배우
ⓒ 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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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을 묻는 너에게>를 읽는 동안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글을 읽고 슬퍼하거나 아파한 적이 있었지만, 이처럼 융단 폭격과도 같은 고통은 거의 처음인 것 같습니다.

평소 영화를 볼 때도 잔인한 장면이나 무서운 장면을 잘 못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호러나 스릴러 장르를 썩 즐기지 못하는 관객이죠.

영화를 볼 때 잔인한 장면이 나오면 종종 눈을 손으로 가리기도 하고,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잠시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으며, 그 장면이 끝나길 기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는 동안은 가릴 수도 막을 수도 없었습니다. 글을 따라가는 눈은 멈춰지지 않고, 책장을 넘기는 손은 힘들지만 한 장 한 장 붙들고 있고...

그 모든 내용들이 머릿속에 필름처럼 흘러가는데 한 장면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귓가에 맴도는 아우성도 떠나가지 않고, 귀를 막은들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을 달래느라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4.3이 저의 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제주에서 일어난 학살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것은 저에게 먼 곳의 일, 아주 옛날 일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요.

하지만 책을 보고 나니 4.3은 제주만의, 오래 전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4.3은 45년 해방부터 50년 전쟁 전까지 한국 사회에 일어난 중요한 정치 사회 경제적 모든 일이 얽혀있는,
아니 그 핵심을 담고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20살 때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제 삶에 개입했던 반미투쟁, 통일조국, 친일 청산, 미제국주의, 국가보안법, 진보와 보수, 좌파와 빨갱이, 블랙리스트까지. 이 모든 것들의 뿌리와 4.3은 하나였습니다. 그러니 4.3은 우리 모두의 일이고 또 현재 진행형이며, 곧 저의 일이었습니다.

연두아빠(영화감독 장준환 - 편집자 주)에게도 권했습니다. 시간 나면 한번 읽어보라고...

그리고 개강하면 커리큘럼에도 넣어볼 생각입니다(제가 단국대학교 영화컨텐츠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책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그리고 영화 <지슬>을 같이 보고 학생들과 얘기 나누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제주에 가면 4.3 평화공원에 가봐야겠습니다. 가파도도 가야 하구요!

좋은 책 선물 감사합니다. 허영선 작가님께도 저의 마음을 조금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곧 만날 날을 기다리며...

평택에서 연두엄마가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문소리씨는 배우입니다. 이 글은 제주4.3 범국민위의 <4370신문> 3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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