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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주산인 니구산에 올라 내려다 본 상사와 남사 마을의 전경이다.
봄이 오는 길목인 3월 하순의 모습이다.
▲ "남사에담촌" 전경 마을의 주산인 니구산에 올라 내려다 본 상사와 남사 마을의 전경이다. 봄이 오는 길목인 3월 하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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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인 웅석봉이 남쪽으로 흘러내린 니구산 아래 '남사예담촌'이라는 아름다운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고택과 옛 담장이 있어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마을이다. 지리산 정기가 뭉쳐 있는 니구산에 올라보면 마을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마을은 높지 않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고, 마을과 농경지는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남사천을 중심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마을에는 커다란 느티나무 대신 회화나무와 은행나무가 우뚝 서서 마을의 이정표가 돼 주고, 매화와 목련은 담장너머에서 활짝 웃는 얼굴로 오는 이를 맞아 준다. 그윽한 매향을 맡으며 고즈넉한 옛 담장 길을 걷노라면 먼 옛날로 되돌아 간 듯 번잡한 마음이 줄어들고 평화가 찾아든다.

예담원에서 염모제로 이어지는 마을 골목이다. 어른 키보다 높은 옛담이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느낌을 갖게한다.
▲ 옛담장 예담원에서 염모제로 이어지는 마을 골목이다. 어른 키보다 높은 옛담이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느낌을 갖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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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변의 강돌과 황토로 만든 옛 담장은 오래보아도 참 정겹고 자연스런 멋이 한껏 느껴진다. 마을 사람들의 정다운 얼굴을 보는 듯 푸근하고 친숙한 공간이다.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물씬 느껴지는 곳이다.

고택을 따라 경계를 쌓은 옛 담장은 총 길이가 3천 미터가 넘으며 등록문화재 281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충무공이 백의종군할 때 하루 묵어갔다는 이사재(송월당 박호원의 재실)가 있어 백의종군 길목이기도 하다.

마을의 주산(해발180m)이 되는 니구산 아래에는 상사와 남사 두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은 남사천을 경계로 나뉘어 있고, 남사천은 남사마을을 휘돌아 남동쪽으로 흘러 멀리서 경화강과 합류한다. 니구산과 남사천은 유교의 영향을 받아 공자의 고향에 있는 산천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공자를 꽤나 흠모했다는 증거다.

경남 산청에 있는 남사 마을은 700여년(고려말)전에 형성된 각성바지 마을이다. 진양하씨, 성주이씨, 전주최씨, 밀양박씨 연일정씨, 진양강씨등 여러 성씨들이 모여 인연을 맺으며 살아 왔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씨 고택에 들어서는 입구에 회화나무가 서로 껴안고 있는 듯 서 있다.
일명 부부나무로 이문을 통과하면 부부가 백년해로 한다는 전설이 있다
▲ 부부나무 이씨 고택에 들어서는 입구에 회화나무가 서로 껴안고 있는 듯 서 있다. 일명 부부나무로 이문을 통과하면 부부가 백년해로 한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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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담장과 양반 고택들이 있는 남사 예담촌을 마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담장밑에서 아주머니들이 무언가를 바라보며 깊이 빠져 있다.
▲ 남사예담촌 옛담장과 양반 고택들이 있는 남사 예담촌을 마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담장밑에서 아주머니들이 무언가를 바라보며 깊이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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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과 돌담 그리고 노거수인 매화나무(원정매 약 700년), 감나무(약 620년), 회화나무(약 450년)는 마을의 자랑이 되고 있다. 특히 서로 몸을 껴안듯 이씨 고택 입구에 서 있는 회화나무는 부부나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선비나무라고도 불리는 두 구루의 나무는 서로에게 빛을 잘 들게 하려고 몸을 구부리고 있다.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을 맞이하는 개선문의 모습이다. 부부가 손을 잡고 이 나무를 통과하면 금실이 좋아져 백년해로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을에는 삼백년이 넘은 이씨 고택(1700년대 건축)을 비롯하여 수십 채의 고택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 중 이씨, 최씨, 하씨 고택은 마을을 대표하는 양반고택이다. 고택은 안채와 사랑채가 확연이 분리되어 있고 집안에 우물까지 있어 여인들의 생활을 많이 배려한 듯하다.

남사예담촌은 2011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지정된 이후, 마을에서 주최하는 음악회가 매년 가을(9월말)에 열리고 있다.  마을 안에는 한옥으로 지은 한정식 맛 집이 있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아늑한 찻집도 있다.

또한 마을그림을 접할 수 있는 작은 문화 공간인 '꽃자리'도 있다. 마을에 거주하는 화가의 말을 빌리면 내가 있는 자리가 바로 꽃자리라 한다. 양반고택에서는 한옥스테이도 가능하다. 하루 쯤 머물며 쉬어 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남사예담촌에는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 매화, 복련, 개나리가 이미 흐드러지게 피어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
▲ 봄꽃 남사예담촌에는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 매화, 복련, 개나리가 이미 흐드러지게 피어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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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사람이 태어나서 운명처럼 서로 의지 하며 살아가는 둥지다. 그래서 누구나 어느 마을이라도 들어서게 되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정이 익는다. 마을은 고향의 그리움이 강물처럼 흐르는 곳이다. 누구나 마을을 찾게 되면 따스한 어머니 품속 같아 마음에 큰 위안을 얻게 된다.

3월 하순 경남 산청은 가는 마을마다 봄꽃들로 꽃 천지를 이루고 있다.


태그:#경남 산청, #남사예담촌, #아름다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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