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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곤지암> 스틸 컷.
 영화 <곤지암> 스틸 컷.
ⓒ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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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곤지암>이 28일 개봉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영화 <곡성>이 그러했듯 <곤지암>도 여러 논란 사이에 휩싸였다. 지역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처음 나왔고,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옛 곤지암 남양정신병원의 소유주가 영화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을 정도였다.

하지만 <곡성>의 흥행과 함께 곡성군의 관광수요가 크게 늘어 관광객이 기차마을이나 섬진강을 찾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곤지암읍 역시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어 떠올릴만한 것들이 많다. <곤지암>과는 상관없는 곤지암 이야기, 그리고 <곤지암>을 보고 곤지암을 찾을 이들을 위해 곤지암 명소 보따리를 푼다.

곤지암은 왜 곤지암일까

곤지암은 '곤지암'이라는 바위의 이름을 따 왔다. 과거 실촌면이라는 이름도 곤지암IC이 알려짐에 따라 바뀌게 되었다.
 곤지암은 '곤지암'이라는 바위의 이름을 따 왔다. 과거 실촌면이라는 이름도 곤지암IC이 알려짐에 따라 바뀌게 되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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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은 과거부터 서울과 이천, 여주, 충주 등 곡창지대를 잇는 관문 역할을 했다. 현재도 고속도로의 상습 정체구역으로 알려진 곤지암IC는 이러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짐을 싣고 오던 사람들은 잠시 눌러앉아 한 끼 식사를 하기도 하고, 곤지암의 장에서 물건을 거래하기도 했다.

'곤지암'의 이름은 신립 장군의 설화에서 비롯했다. 임진왜란 때 선발대로 나섰다가 참패한 후 자결한 신립 장군의 혼이 연못 앞 바위인 곤지암에 붙어 이백 년간 말 타고 가는 이들을 괴롭혔단다. 한 장수가 지나가다 열이 받은 나머지 신립의 묘소를 찾아가 따졌다는데, 그 날로 바위가 두 쪽으로 갈라지며 저주가 풀렸다고 한다.

곤지암의 연못은 지역 개발에 복개되었다만 그 바위는 현재까지 곤지암읍 소재지에 두 쪽으로 남아 경기도 문화재 85호로 지정되어 지역의 상징물이 되었다. 장수가 찾아가 따졌다는 신립 장군의 묘소도 <곤지암> 영화의 모티브가 된 곤지암 남양정신병원과 1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곤지암에 가면 '소머리'도 있고...

곤지암 하면 '소머리국밥'이다. 곤지암의 이름을 널리 알린 1등공신이다.
 곤지암 하면 '소머리국밥'이다. 곤지암의 이름을 널리 알린 1등공신이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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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나 분당에서 버스를 타고 곤지암읍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버스정류장의 이름이 사람들을 반긴다. '곤지암1리, 소머리국밥'으로 이름 붙여진 이 정류소 앞에는 소머리국밥집이 정말로 여러 곳에 맞붙어있다. 대부분의 업소가 가격이 비슷하고, 어딜 들어가든 맛이 좋다. 곤지암읍이 현대인의 '소머리국밥' 보급에 큰 역할을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1980년대 최미자씨가 처음 가게를 차려 소머리국밥을 팔았는데, 당시 경기가 좋아 골프장을 가던 사람들, 그리고 1987년 개통된 곤지암IC를 오가던 이들에 의해 알려졌다고 한다. 이천과 여주가 가까워 쌀도 맛이 좋고, 서울에서 유통된 소의 머리를 공수하기도 좋아 연예인 배연정씨, 최미자씨의 자녀들이 내놓은 식당을 비롯해 십여 곳의 식당들이 성업하고 있다.

곤지암 가면 도자기 찾으세요

곤지암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곤지암도자공원과 경기도자박물관.
 곤지암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곤지암도자공원과 경기도자박물관.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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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번천리, 분원리 등에는 국가에서 운영하던 '분원'의 흔적이 남아있다. 분원은 조선시대 도자기를 만들었던 한반도 최초 공기업이다. 이들 생산지의 모든 기록과 이야기를 모은 중심지가 곤지암읍에 있다. 경기도자재단에서 운영하는 곤지암도자공원과 경기도자박물관이 바로 그 곳이다. 경기도자박물관에서는 조선왕조 500년간 백자 보급의 중심이었던 광주시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둘러볼 수도 있다.

매년 열리는 봄축제인 '왕실 도자기 축제'와 격년에 한 번 열리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열리는데, 올해에는 왕실 도자기 축제만이 4월 27일부터 5월 13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도자기 만들기 체험이나, 광주시 곳곳의 여러 공방에서 만들어진 멋진 수제 자기를 정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격년 개최되는 경기도자비엔날레 역시 각 주제에 맞춘 수준 높은 자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곤지암에서 힐링하세요

판교 - 여주 간 경강선 전철을 타면 쉽게 곤지암읍을 방문할 수 있다.
 판교 - 여주 간 경강선 전철을 타면 쉽게 곤지암읍을 방문할 수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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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읍은 영화의 분위기와는 달리 멋진 힐링 명소가 적지 않다. 곤지암리조트와 화담숲이 곤지암의 겨울과 여름을 빛내고, 버스로 몇 정거장이면 갈 수 있는 바로 옆 이천 신둔면에서도 도예촌과 '쌀밥거리'를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 전철로 40분, 버스로는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어 휴일 오후 반나절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찾기에 탁월한 나들이 명소이다.

곤지암은 중부고속도로와 경강선이 읍의 중심부를 지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강변역, 삼성역, 강동 등에서 직행좌석버스로 찾아도 좋고, 판교역과 이매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경강선 전철로 찾아도 좋다. 대중교통으로 소개한 모든 명소들을 찾아 즐거운 식도락과 도자기 쇼핑 나들이가 가능하다. 부쩍 우리의 앞에 서 있는 봄은 영화와 '180도' 다른 반전 매력의 곤지암에서 맞는 것은 어떨까.


태그:#곤지암, #영화, #봄나들이, #식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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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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