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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 자유한국당이 "정권의 사냥개"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과 관련해 일선 현장 경찰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다수의 경찰관들이 개인 SNS 개정을 통해 자유한국당에 항의하는 피켓 사진을 올리고, 경찰관들의 온라인모임에서는 공식 사과를 요청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에도 자유한국당은 경찰을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경찰을 "미친개" "백골단 행태"라고 비난했고, 울산지역 당원들은 울산경찰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도 경찰을 '똥개'에 비유하는 비난이 이어졌다.

논란에 불 붙인 장제원 "미친개" 논평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6일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의 비리를 포착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고, 김 시장의 동생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또 울산 중부경찰서는 지난 2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일행의 항공기 탑승 과정에서 발생한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 등 울산공항 직원 2명을 수사 중이다.

19일 오후 김성태 원내대표(가운데) 등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서대문구 경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오후 김성태 원내대표(가운데) 등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서대문구 경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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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19일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울산지역 국회의원들도 지난 21일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찾아가 항의했다. 자유한국당 측은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 경찰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수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여기까지는 수사기관과 정당 사이에 종종 있었던 갈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찰은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설명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경찰을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라며 "정권과 유착해 20세기 권위주의 정권의 서슬 퍼런 공안정국을 만들고 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에 불을 붙였다.

경찰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정치공작',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표현을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일선 경찰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항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든 인증샷을 앞다퉈 내부망 등에 올리고 있다.
 경찰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정치공작',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표현을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일선 경찰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항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든 인증샷을 앞다퉈 내부망 등에 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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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정치공작',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표현을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일선 경찰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항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든 인증샷을 앞다퉈 내부망 등에 올리고 있다.
 경찰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정치공작',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표현을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일선 경찰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항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든 인증샷을 앞다퉈 내부망 등에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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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의 논평에 일선 경찰관들은 분노했다. 다수의 경찰관들이 경찰 내부망에 자유한국당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 24일 현재까지도 장 의원의 논평에 반발하는 글이 다수 게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찰관들은 SNS를 통해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사진이 올리며 항의했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라는 뜻의 경구가 적혀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개별적 반발을 넘어 조직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국 경찰관 온라인 모임인 폴네티앙은 23일 입장문에서 장 의원의 논평에 대해 "경찰을 대놓고 모욕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집행기관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법치주의의 근간"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적법한 경찰 수사를 흔들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언행을 삼가달라"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 나라 곳곳에는 불철주야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장 의원의 눈에는 함부로 대해도 좋은 하찮은 존재로 보인 모양"이라며 "우리는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근무하고 있으며 경찰도 엄연히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주권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4만 경찰관과 가족들은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라며 장 의원과 자유한국당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홍준표 "경찰 외곽 조직 동원해 공당 대변인 핍박"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경찰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홍준표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친개 논평에 대해 경찰의 외곽 조직들이 조직적으로 장 대변인을 비난하는 모양이다. 어처구니없다"라며 "법조계에서도 이번 울산 경찰청장 사건을 보고 절대 경찰에게 독립적인 영장청구권을 주면 안 된다고 많은 사람이 조언을 해 왔다. 사냥개 피하려다가 미친개 만난다고 비유하면서 극력 반대했다"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어 "자신의 불법행위는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공당의 대변인을 음해로 비난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며 "경찰 조직 전체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과 일부 간부의 오만과 중립의무 위반, 직권 남용을 지적한 것인데 외곽 조직을 동원해 공당 대변인을 핍박 하는 것을 보니 더욱 경찰에게 센 권한을 주면 국민에게 더 큰 재앙이 올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 시 독자적인 영장 청구권을 주려고 한 것이 대선 공약이고 당론이었는데 일부 간부의 행태를 보니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들 수밖에 없다"라며 "(일선 경찰관들은)본래의 위치로 돌아가고 울산 경찰청장은 즉각 파면하라. 더이상 자유당 시절 백골단 행태는 그만둬라"라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23일 울산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작수사와 기획수사를 중단하고, 사건을 검찰로 이관하라"라고 주장했다. 정갑윤, 박맹우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과 당원 300여 명이 참석한 이 집회에서는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똥개'로 비하하는 플래카드가 등장하기도 했다.


태그:#경찰, #미친개, #홍준표, #장제원, #황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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