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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은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구성된 상무위원단을 취재진에 소개하고 있는 모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은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구성된 상무위원단을 취재진에 소개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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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폐기했다. 이로써 시진핑의 장기집권 시대가 가능해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11일 중국 공산당은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개헌안을 표결에 부쳐 총 2964표 가운데 찬성 2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 등 찬성률 99.79%로 가결했다.

개헌을 통해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인대 매회 임기(5년)와 같고, 임기는 2회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문구 중 '임기는 2회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부분이 삭제했다.

이로써 시진핑 국가주석은 3연임은 물론 더 오래 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마오쩌둥의 독재 폐단 이후 주석직 임기를 제한했던 중국은 역사를 거꾸로 돌려 '종신 지도자'가 나올 수도 있게 됐다.

또한 헌법 서문의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등 3개 대표론의 지도를 지켜나가는 것'이라는 문구에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삽입하며 시 주석의 권력을 공고화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집권 1기가 끝날 때 후계자를 지정하는 '격대지정',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하는 '7상8하' 등의 불문율까지 깨뜨리며 상무위원들이 함께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다시 '1인 지배' 체제로 바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개헌안 통과 직후 "새 헌법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한다"라며 "국가의 사업 발전에 필요하고 당의 마음과 민심이 향하는 바로 전면적인 통치 체계 능력을 현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헌법은 국가의 근본으로 권위적인 지위를 수호해야 한다"라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가는 길은 더욱 넓어질 것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보도하는 <신화통신> 갈무리.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보도하는 <신화통신> 갈무리.
ⓒ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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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은 '환영'하지만... 서방 언론,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 비판

그러나 서방 언론은 시 주석의 '절대 권력'에 긴장과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 BBC는 "시 주석의 안정적인 집권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번 개헌은 중국 사회에서도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은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제도가 무너질 수 있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일부 중국인들은 이번 개헌으로 마오쩌둥의 시대로 돌아갈 것을 걱정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패트리샤 손튼 교수는 "지도자의 임기를 없앤다면 결국 권력을 찬탈하는 자가 나올 것"이라며 "헌법에 살아있는 인물의 이름을 넣는 것은 개헌이 아니라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은 마오쩌둥 시대의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라며 "헌법을 고치면서까지 시 주석이 잡은 권력은 중국 현대사의 가장 정치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역사는 종신 집권을 추구했던 많은 지도자가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라며 "정치적 경쟁자들에 대한 적대감과 억압으로 결국 실패한 마오쩌둥의 비극을 반복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태그:#시진핑, #중국, #마오쩌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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