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울산 남구 고래특구 장생포옛마을에 전시된 고래해체 모형.
 울산 남구 고래특구 장생포옛마을에 전시된 고래해체 모형.
ⓒ 고래문화재단

관련사진보기


검찰 저격수. 검찰 개혁론자. -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황 청장은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6년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에 경찰 태도가 미온적이라는 비판글을 경찰 내부망에 올렸다가 좌천성 인사를 당하는 등 경찰 수사권 독립 이슈에서 강경파로 꼽힌다.

그런 그가 요즘은 고래고기와 싸우고 있다. 이른바 '고래고기 환부사건'이다.

2016년 5월 울산중부경찰서는 고래축제를 앞두고 불법 고래고기 유통업자를 적발했다. 중부서는 밍크고래 27톤(시가 40억원)을 압수한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27톤 중 6톤만 폐기하고 나머지 21톤을 포경업자에게 되돌려줘 버렸다. 2017년 9월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면서 논란이 일었다.

사건은 전현직 검사가 두루 얽혀있었다. 고래고기 업자가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거액을 건넸고, 또 고래고기 21톤을 돌려받은 시점에 업자의 계좌에서 수억원이 빠져나간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 활기를 띠던 수사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변호사의 사무실과 주거지, 계좌, 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검찰과 법원에 의해 모두 기각된 것이다. 울산경찰청으로서는 손발이 묶였다. 설상가상으로 고래고기를 되돌려준 담당 검사가 지난해 12월 캐나다로 1년간 해외연수를 떠나버렸다. 담당 변호사는 소환조사 받으러 나오다가 운집한 기자들을 보고 줄행랑을 쳤다. 말 그대로 답보 상태다.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 울산지방경찰청

관련사진보기


지난 1월 30일 만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의 말에도 답답함이 묻어났다.

"지금 고래고기 환부사건은 검사 출신 변호사의 계좌 내역을 봐야 된다. 계좌에 무슨 돈이 들어와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또 통화 내역, 문자, 카카오톡 기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면 1차적 수사기관으로서 경찰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압수수색영장, 체포영장, 구속영장 중 구속영장은 예외로 할 수 있다. 사람을 꼭 구속해야 수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압수수색과 체포영장, 이것은 확보가 안 되면 수사가 진행 안된다."


하지만 이 사건을 '검찰과 경찰의 다툼'으로 보는 것은 경계했다.

"수사의 중요한 수단인 압수수색이 진행이 안 되면서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경찰과 검찰의 갈등으로 보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비리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거지, 경찰과 검찰 중에 싸워서 누가 이기나 보자, 이게 아니다. 실체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


과연 황 청장은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인터뷰①] 황운하 "'누가 날 문제 삼아' 의식이 안태근 성추행 사건 배경" [인터뷰②] 황운하 "공룡 경찰? 황소쯤 될 수는 있겠다, 미련한 황소"


태그:#황운하, #검찰 개혁, #고래고기 환부사건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