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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시가현 히노초에 있는 귀실신사(鬼室神社)에 다녀왔습니다. 히노초 귀실신사는 백제 왕족으로 백제가 신라에 싸움에서 진 뒤 일본으로 건너와서 살다가 죽은 귀실집사(鬼室集斯)의 무덤이 있는 곳입니다. 산사 입구에는 한국식 육각 지붕의 정자 집사정이 있습니다.

           집사정 정자입니다.
 집사정 정자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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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실신사 본전 뒤에 돌로 만든 작은 무덤이 있습니다. 이 무덤 묘지석에 귀실집사의 무덤이라고 쓰인 돌기둥이 있습니다. 나중에 후손들이 썼다고 해서 믿을 수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백제 유민 귀실집사의 무덤이 분명해 보입니다.

귀실집사는 백제 귀족으로 백제 부흥 운동에서 활동했던 귀실복신(鬼室福信)의 친척으로 보입니다. 백제의 관직은 달솔(達率)로 663년 일본에 건너와 소금하(小錦下), 학식두(学職頭)라는 관직을 받았습니다.

일본서기에 써있는 기록에 의하면 백제 사람 4백 여 명이 오우미쿠니(近江國)에 살고 있다는 말과 땅을 주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귀실집사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히노초(日野町)가 그곳이 아닌가 합니다.

            귀실신사 본전 뒤에 있는 귀실집사 무덤 표지석이 있는 돌무덤입니다.
 귀실신사 본전 뒤에 있는 귀실집사 무덤 표지석이 있는 돌무덤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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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실 복신은 부여 복신이라고도 하며 백제 왕족으로 의자왕의 조카입니다. 관직은 은솔(恩率)로 귀실 씨의 선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귀실 복신은 부여 은진면에서 열리는 은산 별신제의 장군신입니다.

귀실 복신이나 귀실 집사의 한국 기록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자기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나머지 것들은 무시하거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신라에 진 백제 유민들이 나라없이 떠돌아 일본에 건너오고, 다시 그들이 모여 살면서 우두머리인 귀실집사 무덤을 만들어 보존했습니다. 비록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시가현 히노초이지만 돌고도는 역사의 수레바퀴와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귀실신사 정면과 문이 닫힌 본전입니다.
 귀실신사 정면과 문이 닫힌 본전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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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일본 시가현 히노초와 우리나라 충청남도 부여군 은산면은 자매 결연을 맺고 해마다 12월 초 두 나라 대표단이 서로 방문하면서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실마리를 처음 심은 사람들은 665년 백제가 멸망한 이후 이곳에 살던 백제 사람들이고, 귀실집사의 무덤입니다.

은산면과 자매 결연을 맺은 20년을 기념하여 2010년 귀실집사의 집사를 따사 집사정을 지었습니다. 이곳 히노초 사람들은 한일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이어가고, 자신의 정체성과 역사를 분명히 하려는 목적으로 성금을 모금하여 지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는 이국적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한국식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라도 한국식 육각 지붕 정자를 지어놓고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마음이 대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귀실신사에도 정월 장식이 걸려있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숯을 매달아놓았습니다.
 귀실신사에도 정월 장식이 걸려있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숯을 매달아놓았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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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누리집> 시가현 히노초, http://www.town.shiga-hino.lg.jp/, 2018.1.4
히노초 관광협회, http://www.hino-kanko.jp/, 2018.1.4
가는 법> JR오사카역이나 교토역에서 비와코센 전차를 타고, 구사츠역에서 내려, 구사츠선으로 갈라타고, 기부가와에서 다시 오우미철도로 바꾸어 타고 히노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갑니다.
첨부화일, 참고자료> 귀실신사가 있는 히노초의 관광지도입니다. 귀실신사가 있는 곳을 그림지도 오른쪽 위 둥근선으로 나타냈습니다.
첨부파일
hino.jpg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귀실신사, #귀실집사, #히노초, #시가현, #집사정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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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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