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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옆자리'를 지켰다.

지난 7월 3일, '봉사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가 감자를 캘 때, 감자 박스를 나를 때, 감자를 캐다가 막걸리에 빈대떡을 먹을 때, 홍 대표가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을 때에도 항상 함께였다. 홍 대표 사진을 찍을라 하면 항상 그 프레임 안에 그녀가 있었다.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 옆자리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3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한 감자농가에서 류여해 최고위원과 대화 나누고 있다.
▲ 대화 나누는 홍준표-류여해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3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한 감자농가에서 류여해 최고위원과 대화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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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바로 류여해 최고위원이다. 그녀가 이제는 홍 대표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하루 전(17일), 당무감사 결과 서울 서초 갑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밀려난 류 최고위원의 태세 전환은 빨랐다.

류 최고위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는 여자를 무시하는 마초가 맞다, 여자를 귀하게 여겨달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무시하지 않길 빈다"라며 "정치를 남성의 전유물이라 생각지 마라, 여자를 예쁘게 세워두는 꽃이라 생각지 마라"라고 일갈했다.

이어서 그는 "여자라서 무시한다면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번 공천도 여성이 당당하게 요구해야 된다"라며 "여성이 우대받는 정치를 만들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도 '여자라서 뽑아냈냐'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힘이 있을 때 곁에서 그렇게 웃고 있더니 이제 구치소에 있으니 친박 청산이라며 박 전 대통령도 그리 쑥 뽑아냈나?"라며 "여자라서 만만해서 그런 건 설마 아니겠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홍 대표도 자유한국당도 여자를 무시하는 행태는 자제하길 빈다, 그대들의 어머니도 여자다"라면서 "여성 공천 50% 채우길 빈다, 그것이 혁신이다"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당협위원장(서울 서초구갑) 자격 박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 울먹이는 류여해 최고위원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당협위원장(서울 서초구갑) 자격 박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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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인을 '꽃'으로 여기지 말라는 류 최고위원은 정작 '여성 정치인의 미모'를 강조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을 통해 "좌빨들이 난리치는 걸 보니까요, 저는 절대 용서 못해요, 싸우려면요, 뭐 미모도 좀 돼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발언한 바 있다.

'여자 홍준표'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서도 "제가 여자인데 조금 더 예쁜 별명을 지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예쁘다', '미모' 라는 수식어는 본인의 여성성을 강조하며 스스로 붙인 단어들이었다.

지난 9월 20일, 홍 대표가 당 혁신위원회 주최 콘서트에서 "젠더 폭력이 뭐냐"고 질문해 비판이 쏟아지자 류 최고위원은 적극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황유정 바른정당 부대변인이 "여성 공천에 인색하고 여성 의원 비율도 낮은 한국당은 홍 대표 덕분에 '성 인지 지진아'로 낙인찍혔다"라고 논평한 것을 두고 류 최고위원은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류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여성들과 솔직토크를 한 것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자유한국당 자체를 조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자유한국당을 모욕하지 말라"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여성 공천에 인색하다'는 타당의 평가는 현실이 됐다.

류 최고위원의 '물갈이' 소식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여자 홍준표, 류여해씨 너무 슬퍼하지 말라"며 "보수의 최대 적폐 남자 홍준표 몰아내는 데 앞장 선다면 보수혁신의 아이콘으로 재등극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실제 류 최고위원은 '계파 청산'을 강조하고 있다.

"친박 몰아내고 친홍이 들어서다. 그중 제일 나쁜 건 친박으로 배지 단 사람들이 이제 친홍 실세가 됐다는 거다. 또 바뀔 것이다. 그게 정치다. 계파 청산이 진정 국민이 바라는 정치다. 누구의 사당화는 앞으로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의 주인이 당원과 국민이 되는 그 날까지 싸운다."


태그:#류여해,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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