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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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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환경미화원 2명 숨져, 근본적인 대책 절실"

광주에서 환경미화원이 업무 중 숨지는 사고가 12일 만에 재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광주시가 환경미화원들의 안전대책을 시행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최근 희생된 미화원들은 지자체와 용역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으로, 과도한 업무량에 비해 적은 인력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감당하고 있었다.

지난 29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16분께 남구 양과동 광주시광역위생매립장(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에서 쓰레기수거차 적재 작업을 하던 서구 협력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A(57)씨가 기계식 덮개에 머리를 다쳐 사망했다.

사고 당시 A씨는 쓰레기 적재 작업을 마치고 화물칸에 남은 잔량 제거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이 때 청소차량 운전원 B씨가 A씨의 작업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차량 덮개를 내렸다. 차량 덮개가 내려온다는 것을 알 수 없었던 A씨는 무거운 쇳덩이로 된 덮개에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씨와 3인1조로 근무한 동료들을 조사한 결과 "운전원 B씨와 A씨가 서로의 작업 상황을 모르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분석했다. 운전원은 A씨가 잔량 작업 중인 것을 몰랐고, A씨 또한 운전원이 차량 덮개를 내리고 있는 것을 몰랐다는 것.

사고 당시 같은 조 미화원 C씨도 A씨와 나란히 적재 작업에 열중하고 있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기계적인 안전장치 없이 오직 노동자들의 대처에만 의존하고 있는 근무환경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다른 구 청소차량을 운전하는 D씨는 "운전원은 차량 내부에서 기계를 작동해 쓰레기를 배출 작업을 하는데, 후미에 달린 후방카메라가 작업 시 위로 들려 진다"며 "사실상 미화원들의 작업 상황을 확인할 방법이 없고 오로지 미화원들이 보내는 수신호에 의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이 미화원들의 안전에는 무방비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요즘 제작된 차량 덮개는 아주 천천히 내려오는데, 오래된 차량은 엑셀을 밟으면 더 빨리 내려온다"면서 "미화원이 빠르게 내려온 덮개를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머리를 부딪힌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에는 노대동 호수공원 주변 도로에서 남구의 환경미화원 B(59)씨가 쓰레기 수거 작업 도중 후진하는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지난 24일 환경미화원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28일 즉시 시행에 나섰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선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보다는 처우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매립장의 경우 광주시는 작업시간에 쫓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립장 마감 시간을 연장키로 했으나, 현장에선 "출근시간과 업무량은 그대로인 채 퇴근 시간만 연장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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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환경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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