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016년 1월 삼성전자 사옥앞 반올림 농성장. 피해자들 사진과 피해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 2016년 1월 삼성전자 사옥앞 반올림 농성장. 피해자들 사진과 피해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2007년 11월 20일 19개 사회단체가 삼성반도체 백혈병 대책위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딱 10년이 흘렀다. 그러나 삼성반도체 직업병의 산업재해 인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아직도 거리에 있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20일 오전 11시 경기도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19개 사회단체가 모여 반올림의 전신인 삼성반도체 백혈병 대책위를 발족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올림은 "삼성은 모든 피해노동자에게 사과와 보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을 나누고 자신들의 선정기준에 맞춰 보상했다"라면서 "직업병 피해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던 것은 자신들의 아픔을 외면한 삼성의 냉정한 민낯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2014년 반올림은 사과, 배상, 재발방지대책 등을 내걸고 삼성과 교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삼성은 제3의 조정위원회를 출범시켜 조정 결과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조정위원회는 2015년 7월 23일 '삼성이 1000억을 기부, 공익법인을 만들어 직업병 피해자에게 보상하라'라는 내용이 담긴 권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자체 보상 절차에 들어갔다. 2015년 9월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보상신청을 한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에 반올림은 "진정성 있는 사과, 배제 없는 피해 보상, 투명하고 실효성있는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한다"라며 2015년 10월 7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은 776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10년간 118명 숨져..."삼성만 인정하면 된다"

반올림과 삼성과의 협상은 제자리 걸음이지만 성과도 있었다. 반올림은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비호지킨림프종, 유방암, 뇌종양, 폐암, 난소암, 불임, 다발성신경병증, 다발성경화증 등 10가지 질병이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비롯된 것임을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서 인정받았다"라고 밝혔다.

반올림에 따르면 현재까지 24명의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에서 각각 12명씩 산재 인정을 받았다.

그러면서 반올림은 "삼성만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면 된다. 더 이상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삼성은 반올림과 대화하라"라며 "이제 10년이다. 우리는 아직도 거리에서 외치고 있다. 삼성은 노동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멈출 수 있도록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라"라고 촉구했다.

한편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삼성직업병피해 제보자(전자 계열사 전체)는 올해 9월 22일 기준 320명이다. 이 중 118명이 사망했다. 삼성반도체·LCD에서만 80명이 숨졌다.


태그:#반올림, #삼성반도체, #백혈병, #황상기, #황유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