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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보이콧을 철회하고 국감 복귀를 결정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본관 계단에서 '공영방송의 입에 재갈을 물리지 마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국감 복귀 결정한 한국당 국정감사 보이콧을 철회하고 국감 복귀를 결정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본관 계단에서 '공영방송의 입에 재갈을 물리지 마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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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30일 오전 11시 50분]

자유한국당이 30일 국정감사에 복귀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6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2인을 구 여권인 자당과 협의 없이 선임한 것에 반발해 보이콧을 선언한 지 나흘 만이다.

앞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국감 중단을 결정했지만 국감 포기를 결정한 바는 없다. 오늘부터 국감 재개를 다시 선언하고 국감에 들어가서 강력한 원내투쟁을 통해 국감을 원만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국감 보이콧 철회를 제안했다.

이에 한국당은 비공개 의원총회를 통해 국감 복귀를 추인했다. 다만, 국감 중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여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각 상임위 국감장에 설치된 소속 의원 노트북 앞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라고 적힌 손피켓을 부착하거나, 의원들이 "공영방송 사망"이라는 의미로 검은 색 정장과 넥타이 등 '상복'을 착용하기로 한 것이 그 예였다.

보이콧 계속될 땐 부담만 가중... 정우택 "얻기 위한 결정 아냐"

국감 보이콧 철회 결정은 당 안팎의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일단, 제1야당의 국감 보이콧 선언에도 국회법 50조의 관련 규정에 따라, 나머지 정당들을 중심으로 국감이 진행되고 있어 사실상 그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 또 국회가 국감 종료 후 각 상임위별로 법안 및 예산안 심사에 돌입하는, 이른바 '예산 국회'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현 상황을 '정기국회 보이콧'으로 이어가는 것 역시 부담이 컸다.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회 연설, 내달 초로 예상되는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각종 굵직굵직한 정치일정들도 예정돼 있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검은 넥타이 맨 정우택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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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당은 당 윤리위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둘러싼 내홍도 정리해야 할 형편이다. 이와 관련, 서청원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 홍준표 당 대표가 자신에게 '증언 번복'을 설득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의혹까지 폭로한 상황이다. 즉, 한국당이 국감 보이콧 등의 대여 강경 투쟁을 이어가더라도 여론의 관심은 친박 청산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집중될 공산이 더 큰 셈이다.

정 원내대표도 이러한 정치적 득실에 대한 평가를 의식한 듯 보이콧 철회 결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감 중단은) 우리 야당으로서는, 방송장악음모에 대한 최소한의 항의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KBS 사장과 MBC 사장에 대한 교체가 이뤄진다면 왜 그 당시에 한국당이 국감 중단까지 했는지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국감 중단은) 무엇을 가져가고 얻어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니라, 야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보이콧 결정 때도, 복귀할 때도 국민들은 큰 관심 없었다"

한편, 다른 정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이제라도 국감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 "애초에 방문진 이사 선임 문제로 국감을 보이콧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은 원내투쟁을 운운하기 전에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방송장악 잔혹사를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송법 개정에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국감 보이콧을 결정할 때도, 복귀할 때도 국민들은 큰 관심이 없었다. 그들만의 리그"라면서 "시간만 날렸다. 이것저것 했다고 자평하지만 무엇을 얻었다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100석이 넘는 거대 제1야당이지만 처절한 자기반성과 혁신의 토대 없이는 매번 이렇게 초라해질 수 있음을 고언한다"고 밝혔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만시지탄"이라고 평했다.


태그:#국정감사,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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