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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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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 목요일이었을 것이다. 제법 한산했던 공원길을 지나가는 길에 '영통반려동물문화축제' 홍보 현수막을 보게 됐다. 작년만 해도 반려견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는 요즘 브라운관에서 핫한 강형욱 반려견 조련사 덕분에 부쩍 반려견에 대한 관심, 아니 그가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 반려견 축제를 우리 동네에서 하는 걸 처음 접해서 행사일정을 달력에 표시했다.

나에겐 '개'라면 사족을 못 쓰는 친구가 하나 있다. 문성호(30)라는 이 친구는 동네에서 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다. 이 글에서는 문씨라 칭하자. 평소 나에게 애견카페에 가자는 둥, 지나가는 개를 보면 귀엽지 않냐는 둥, 동물에 관해 시큰둥한 나에게 그의 얘기는 관심 밖에 일이었다. 이런 문씨에게 반려견 행사 참여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나와 문씨는 그렇게 지난 토요일(21일), 수원시 영통구 하동에 있는 광교호수공원 애견놀이터에서 열린 '영통반려동물문화축제'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온 광교호수공원, 그러나 애견놀이터는 처음이었다. 애견놀이터에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펜스가 쳐져 있고 둘레로 모두 펜스가 처져 있었다. 반려동물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입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부스에 한 줄로 길게 줄 서 있는 인파가 보였다. 궁금해서 한 번 가보니, 반려견 홈미용 강의였다. 홈미용 강사분은 작은 푸들을 데리고 미용을 보여주었다.

"이발기를 세워서 털을 깎으면 친구가 다칠 수가 있어요. 이발기에 평평한 부분이 살에 닿게 하고 이발을 하셔야 해요. 그러면 다칠 일이 전혀 없어요."

나도 집에서 혼자 내 머리를 이발하는데 공감 가는 강의였다. 이발기는 평평하게 써야 다치지 않는다.

당장 작년만 하더라도 반려견에 큰 관심이 없던 나였다. 무의식중 티브이를 보며, 나도 강형욱 조련사에게 조련을 당해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문씨와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반려견을 구경했다. 평소에 나는 문씨가 '그냥 개를 좋아하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문씨는 내 앞에서 지나가는 반려견들의 이름을 줄줄 외며 그들의 특징들을 입에 모터를 달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모습이었다. 우리가 같이 학교에 다닐 적부터 문씨 집에 놀러 갔을 때, 집에서 반려견과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고, 지금도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반려견을 좋아하면서 키우지 않는 이유를 묻자, 아버지가 털 알레르기가 있다 하였다. 그래서 문씨는 나중에 집에서 독립하게 되면 반려견을 키울 것이라 했다.

우리는 점심 시간이 될 즘 자리를 떠났다. 나가는 길에도 반려견들이 견주와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다른 일정이 있어 오후 프로그램을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렇게 많은 반려견을 한곳에서 보는 경험은 처음이었고 마치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았다.

요즘 반려동물에 관한 사건·사고 소식을 어렵지 않게 뉴스에서 접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주인뿐 아니라 나 같이 반려동물이 없어도 반려동물에 관한 문화와 이슈를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그러나 작년에 버려진 유기동물만 8만 9천여 마리라고 한다. 나는 한 사회가 그 사회에 소수자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통해 그 사회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려견을 키우진 않지만 나도 같이 이런 이면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앞으로 깊게 고민해보고자 한다.

#영통반려동물문화축제 #반려동물 #반려견 #유기동물 #반려동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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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모이, #반려견, #유기동물, #영통반려동물문화축제,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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