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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저녁 홍성여고 인문학 동아리 '생각누리'의 저자 초청 특강에서 오연호 대표가 강의를 마치고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14일 저녁 홍성여고 인문학 동아리 '생각누리'의 저자 초청 특강에서 오연호 대표가 강의를 마치고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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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많은 여고생들이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를 만났다. 지난 14일 오후 홍성여고 한 교실에서 때론 웃음이, 때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여고생들은 이날 진지한 표정으로 오 대표의 행복특강을 들었다.

홍성여고(교장, 유병대)는 전형적인 시골 소도시인 충남 홍성에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홍성여고 학생들이 오연호 대표를 만나게 된 사연은 이렇다. 홍성여고는 작은 시골 학교지만 자발적인 학생회 활동, 사회참여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특히 지난 4월 세월호 3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을 위한 '세월호 플래시몹'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관련기사: "세월호 엄마�아빠 함께할게요"'노란리본' 교복에 단 학생 550여 명).

오연호 대표를 초청한 홍성여고 인문학 동아리 '생각누리'는 '학생들이 공부에만 몰려있는 현실에서 세상과 소통이 부족함을 느끼고 책을 통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보자'는 차원에서 지난해 처음 학생 등 스스로 동아리를 결성했다. '생각누리'는 그 달에 읽을 책을 미리 정한 뒤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90분간 책 내용과 관련해서 자기가 맡은 부분을 발췌해서 토론한다.

오 대표는 학생들에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모태가 된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를 소개하고 있다.
 오 대표는 학생들에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모태가 된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를 소개하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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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생들은 '명견만리', '시민의 교양','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인문학도 밥이다'등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밝히는 토론을 했다. 때로는 저자를 초청해서 인문학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인문학도 밥이다'의 저자 김경집 교수를 초청에 특강을 진행했으며, 우석훈 교수, 서민 박사, 그리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공동대표와의 특강도 진행됐다.

'생각누리' 학생들은 주로 인권, 행복, 노동, 여성, 평등, 통일의 가치 등을 주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저자와의 특강을 듣고는 다시 모여 우리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은 지난 3월 덴마크의 행복한 이야기를 담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고 토론을 벌였다.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저자 초청 특강에는 '생각누리' 외에도 독서모임인 '책마루','책사랑'과 교사 등 70여 명이 참여했다. 학생들과 만난 오연호 대표는 자신은 '사업가, 교사, 언론인, 여행안내원 등 4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 대표는 학생들에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모태가 된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를 이렇게 소개했다.

"덴마크가 행복사회가 된 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즉 스스로 선택하면 즐거울 수 있는 조건으로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 살기 때문이다. 또 덴마크 대학의 기숙사는 원형으로 되어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하면 자유, 평등(연대), 스스로와 함께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 덴마크 감옥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생의 패배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덴마크의 경우 내가 행복하려면 우리가 행복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많은 이들이 이미 잘하지 않아도 당당하게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생 때의 표정이 고3 때까지 유지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축구동아리나 다른 동아리에서 학생들을 뽑을 때 20%는 잘 하는 아이, 80%는 좋아하는 아이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것이 바로 '못해도, 이미 잘하지 않아도 당당하게 즐겁게' 스스로 다양한 선택지를 줌으로써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못하는 아이, 잘하는 아이 서로 더불어서 같이 행복한 말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진짜 행복이다. 또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사회에서도 통한다.

우리는 보통 우리가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상대방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라고 말하면 대개는 '말로만 그렇게 이야기하는구나. 진정으로 위로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덴마크가 행복한 이유는 사랑하는 친구에게, 사랑하는 제자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라고 말하면 실제로 그들은 행복해한다. 실제 이렇게 실패에도 낙담하지 않고 위로하고 행복해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 오늘 특강의 핵심이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저자 오연호 대표초청 특강 시간은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인문학 동아리 ‘생각누리’외에도 독서모임인 ‘책마루’,‘책사랑’ 동아리 외에도 교사들까지 70여 명이 참여했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저자 오연호 대표초청 특강 시간은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인문학 동아리 ‘생각누리’외에도 독서모임인 ‘책마루’,‘책사랑’ 동아리 외에도 교사들까지 70여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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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오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덴마크 애프터 스쿨과 같은 행복한 사회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꿈틀리'학교를 개교했다. '꿈틀리'에서는 하루에 3시간만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은 30명인데 동아리는 19개다, 심지어 학생 한 명이 동아리에 다 가입돼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은 꿈틀거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 이름도 '꿈틀리 인생 학교'다. 덴마크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인생이 행복해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행복한 학교,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앞으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인생은 내내 성장기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기 때문에 성인을 대상으로 '성인용 인생 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인생이 '꿈틀'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론은 오늘, 지금, 나부터, 꿈틀이다."

강의를 마친 오 대표는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책을 읽다 보면 덴마크에 좋은 점만 있다. 반면에 덴마크가 자살률이 높다고 하는데 덴마크에서 본 나쁜 점은 무엇이냐?"는 여학생의 질문에 "자살률이 높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낮다. 덴마크에서 '당신들은 가장 행복한 나라다'라고 했더니, 덴마크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이기보다는 덜 불행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한다. 무슨 이야기이냐면 낙담해서 길거리에 나오면 누군가가 우산을 씌워주고 그 우산이 실패하면, 또다른 우산을 씌워주면서 실패하지 않게 도와준다는 말이다"라고 덴마크가 행복하고 더불어 사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또 한 여학생은 "모든 학생이 애트터 스쿨에 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나머지 학생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오 대표는 "애프터 스쿨의 특징은 기숙학교이다. 그러나 부모님과 떨어지기 싫어 안 가는 학생들은 애프터스쿨과 비슷한 자기 지역의 학교로 간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년 동안 가는 애프터스쿨은 민간에서 운영을 하기 때문에 수업료가 있지만, 이 학교는 100% 정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료가 없다. 그 이외의 학생들은 자기들의 진로와 꿈이 이미 결정되고 설계가 되어있어서 고등학교로 바로 진학을 한다. 그만큼 다양한 길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도 우리나라와 달리 바로 대학을 가지 않고 다시 1년간 애프터스쿨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대학을 간다."

홍성여고에서 초청 특강이 끝난후 늦은 저녁시간에도 학생들에게 저자 사인회 시간을 갖고 학생들에게 일일히 사인을 해주고 있는 오연호 대표
 홍성여고에서 초청 특강이 끝난후 늦은 저녁시간에도 학생들에게 저자 사인회 시간을 갖고 학생들에게 일일히 사인을 해주고 있는 오연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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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여학생은 "영국은 '무덤에서 요람'까지라는 사회보장제도가 실패한 반면에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는 아직까지 그런 사회보장제도가 유지되고 있는데 영국과 덴마크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영국은 많은 부분이 민영화가 되어가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시민의 파워'다. 덴마크도 처음에는 실업 기금이 무한대였다가 7년,4년,2년 점점 줄어들었지만, 핵심을 못 바꿨다. 말로는 4년에서 2년으로 줄었지만 실제로 2년 동안 직장을 못 찾은 사람은 또 다른 우산들이 받쳐준다. 기간을 줄인 것이 사람들에게 빨리 직장을 찾으라는 압력은 되지만 실제로 보면 옛날과 똑같다. 강고한 시민의 힘이 덴마크 개혁의 시작이자 끝이다. 시민들이 살아서 움직인다. 시민이 조직화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질문이 끝나자 강의를 들은 한 교사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교사는 "아이한테 가치를 많이 이야기하고 그 가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은 '그래도 대학을 가야 되잖아요. 사회가 안 변했는데 왜 자꾸 우리만 변하라고 하냐'라는 이야기 한다... 사회는 교육이 먼저다고 하고 교육은 사회가 먼저다 라고 하는 굴레에서 아이도, 학생도 못 벗어나고 있는데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으면서 그래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궁금하다"고 현실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런 문제는 핑퐁게임처럼 서로 자꾸 넘기지 말아야 한다. 각자 현장에서 어떤 실천을 통해서라도 해서 바꿔야 한다. 그 기간이 10년, 20년 뒤에 바뀐다 하더라도, 또 그 기간에 나만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말자. 근데 뒤쳐지는 게 아니다. 강의 중에도 이야기했듯이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이 꿈틀거린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행복사회의 시작이고 이것이 행복이다. 내가 실패한 것을 통해서 교훈을 얻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교훈을 얻고 새롭게 사회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오랜 시간 오 대표를 만나기 위해 기다려서 강의를 들은 김수희 학생은 "교사가 되는 게 꿈인데, 교사가 돼서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연대'를 바탕으로 학교에서부터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생길 거 같기도 하고 자신감이 생긴다"라며 "앞으로 오 대표 이야기처럼 패배자가 없는 그리고 우리가 학교에서 행복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은 꿈틀거린다는 것이다.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항상 나 자신이 살아 있고 꿈틀거림에 감사하고 살아야겠다"고 오늘 강의에 대해서 느낌을 말했다.

오연호 대표는 홍성여고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특강의 통해 “덴마크가 행복하게 된 조건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즉 스스로 선택하면 즐거울 수 있는 조건으로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 사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오연호 대표는 홍성여고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특강의 통해 “덴마크가 행복하게 된 조건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즉 스스로 선택하면 즐거울 수 있는 조건으로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 사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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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국어교사 모임 충남 회장을 맡고 있으며 '생각누리'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정대승 교사는 "시골에서는 사실 만나기 어려운 저자를 초청하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인문학에 대한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함이다"라며 "특강이 진행될수록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 앞으로도 많은 저자분을 모시고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생각누리'는 방학 중에도 독서토론모임을 한다. 1년에 약 30번 정도의 모임을 하고 평균 15권 정도의 책을 읽고 있으며,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에도 사회의 관심 있는 분야 인권, 행복, 노동, 여성, 평등, 통일에 대해서도 발췌와 토론을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다.


태그:#홍성여고, #생각누리, #오연호저자특강, #우리도행복할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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