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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물섭니다. 어떤 길을 어떻게 가야하고, 어디쯤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니 생경하기도 하고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장애물이 있을지도 모르고, 지금껏 살아오던 것과는 전혀 생소한 환경을 전제로 하는 노후의 삶이라면 더더욱 그럴 겁니다.

물론 이런 걱정쯤 깡그리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시작해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하나하나 성공을 거둬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성취감을 맛 볼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노후로 맞게 될 귀농이나 귀촌을 별다른 대책 없이 막무가내로 시작한다는 것은 무모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계획하고, 미리 준비하여도 자칫 실패하게 되면 노후 자체가 막막해지기 마련이니까요. 퇴직 후 선택하게 되는 귀농·귀촌이야말로 아는 길도 묻고,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할 돌다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

<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 / 지은이 이은호 / 펴낸곳 도서출판 작가마을 / 2017년 5월 1일 / 값 13,000원
 <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 / 지은이 이은호 / 펴낸곳 도서출판 작가마을 / 2017년 5월 1일 / 값 13,0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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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지은이 이은호, 펴낸곳 도서출판 작가마을)는 교직 생활을 하다 명예퇴직 후 귀농해 안정적인 귀촌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가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귀농하며 살피고, 앞서 귀촌하며 경험한 우여곡절들을 체크리스트처럼 갖춘 책입니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는 귀농은 목가적일 수 있고, 상상으로만 추슬러보는 귀촌은 낭만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삶으로 맞게 되는 귀농·귀촌은 소꿉놀이가 아닙니다. 맞닥뜨려야 할 제도가 한둘 아니고, 극복해야 할 관계가 수두룩한 현실입니다.

땅을 사거나 집을 짓는 것처럼 겉으로 드러나거나 실정법을 기반으로 하는 것들도 있지만 토착민들과의 관계처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귀농이나 귀촌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들도 한둘 아닙니다.

시골은 문화가 다르다. 문화가 다르면 해석이 달라진다. 귀농귀촌하면 보편적 법률 위에 시골법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시골 법은 불문법으로 동네어른이 헌법기관이 되는 것이다. 텃세를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는 시골의 문화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 <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 46쪽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직장생활을 하던 사람이라면 퇴직을 해도 살던 곳에서 살고,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되니 귀농이나 귀촌이라 할 게 없을 겁니다. 하지만 도회지에서 직장생활만 하던 사람이 퇴직 후 귀농이나 귀촌을 한다는 것은 바탕도 다르고 가야할 여정도 전혀 다른 새 삶으로의 도전입니다.

사는 환경이 달라지는 곳에 실패 없이 안착해야 하고, 달라진다는 생활여건에 능동적으로 활착 해야만 꿈으로 그리고, 계획으로 준비하였던 노후 생활이 보장됩니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겨눠봐야 할 가늠쇠이자 가늠자

처음 가보는 곳을 갈 때, 우리는 지도를 살피고, 정보를 챙깁니다. 이렇게 정보를 챙기다 보면 목적지까지 가는데 어느 높이의 고개를 넘어야 하고, 어떤 강을 건너고, 어디에 휴게소가 있고, 어느 곳이 혼잡한지를 알아 사전에 대비를 하거나 좀 더 좋은 여건을 찾아 커다란 실패 없이 목적지에 다다릅니다.

<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은 먼저 귀농한 저자가 앞서 체험 실례, 경험하며 터득한 사실적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3D 정보, 귀농이나 귀촌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전에 갖추거나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입체적으로 점검하며 참고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책은 전체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귀농·귀촌·귀산촌의 처음과 실천'은 '이왕 마음먹었다면 긍정적인 생각으로 귀농을 준비하고', '자신을 자연에 내려놓으라'는 마음가짐에서부터 '땅을 구하고', '맹지에 길을 내고', '토착민과 갈등과 대처' 등 귀농·귀촌에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게 해 줄 떡잎파리 같은 내용입니다. 

2부에서는 귀농이나 귀촌생활을 성공적으로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나 수단이 될 '자급자족'을 위한 정보를, 3부에서는 TV에서 봤던 목가적 풍경을 내 삶으로 소유하는데 필요한 '생태 황토집 짓기'를, 4부에서는 귀농이나 귀촌 생활을 꿀처럼 달달하게 가미해 줄 '꿀벌 기르기'에 대한 지식입니다.

5부에서는 귀농을 하거나 귀촌을 해야만 누릴 수 있는 호사, 늙은 몸조차 가뿐하게 해줄 따끈따끈한 아랫목과 온돌방을 저자가 특허로 소유하고 있는 '반돌림 구들놓기'로 꾸릴 수 있는 생생한 정보입니다.    

이삼 년 안에는 동네일에 개입하지 말고, 사회에서의 계급장을 버리고, 여왕벌의 통치 능력을 간파하며, 따끈따끈한 구들방 놓기까지를 살피다 보면 어렴풋하기만 하던 귀농·귀촌·귀산촌으로 가는 길이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지질 것입니다.

책은 귀농·귀촌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가늠자가 되고, 귀농귀촌을 결심한 사람에게는 귀농귀촌을 성공적으로 적중시킬 수 있도록 이런 마음과 저런 준비를 조정 가능하게 해줄 가늠쇠가 돼 줄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 / 지은이 이은호 / 펴낸곳 도서출판 작가마을 / 2017년 5월 1일 / 값 13,000원



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 - 연금퇴직자를 위한

이은호 지음, 작가마을(2017)


태그:#귀농·귀촌·귀산촌 길잡이, #이은호, #도서출판 작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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