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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새 정부 대북통일정책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자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박 시장, 김연철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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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ICBM 발사와 미국의 강경대응 등으로 미국-북한 간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반도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3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특히 지방정부 역할론을 강조하며 적절한 시기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혁신정책네트워크 주최로 10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새 정부 대북통일정책과 한반도 미래' 주제의 토론회에서 나왔다.

주제발표자로 나온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해결을 연계시킬 게 아니라 분리하에 병행 추진해야 한다"라며 "실패한 '선 핵폐기, 후 관계개선'의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최우선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남북대화를 통해 우리가 대북 영향력을 가져야만 우리가 미국에 대한 발언권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고 나아가 미북 관계 개선을 견인하면서 북핵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언한 박 시장은 우선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고삐 풀린 듯한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규탄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한 뒤,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남북평화 기조를 지지하고 새 정부가 평화적, 외교적 방식으로 난제를 지혜롭게 잘 풀어가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예방전쟁까지 언급되는 등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지금 상황에서는 악순환을 반복하던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혜와 창조적 해법이 필요하다며 3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박원순 "길을 잃었을 때는 일단 멈춰야 한다"

박 시장은 우선 1단계로 "제재와 압박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사국들이 '일단 멈춤' 상태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그 이유로 '전진증후군'을 예로 들고, "길을 잃었을 때 아이는 본능적으로 보호자를 찾아 헤매고 결국 그것 때문에 더 멀리 가게 되고 부모의 시야에서 벗어나게 된다"라며 "길을 잃었을 때는 일단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 2단계는 '기어전환'으로,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라는 대북원칙과 우리가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김대중 정부때 임동원 당시 외교안보수석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것에 빗대 '제2의 임동원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마지막 3단계는 '담대한 구상으로 한반도 평화경제 공동체를 위한 전진'으로, 통일이라는 결과보다는 여건부터 조성해야 한다는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출발해 동독과의 접촉면적을 넓히고 이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낸 브란트 서독 총리의 신동방정책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직 평화라는 대전제 하에 북방뉴딜(뒷문론)을 통한 남북경제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평화통일에 이르는 것이라는 것이다.

또 동서베를린의 도시교류가 독일 통일의 집에 벽돌을 한 장씩 쌓는 역할을 했다며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사회'가 평화와 통일을 이끄는 삼두마차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는 서울-평양 포괄적 협력방안을 준비해왔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도록 책상 낸 윗 서랍에 넣어두고 있다"라며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하여 통일의 밑거름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김연철 교수 "평창올림픽 앞두고 '올림픽 휴전' 논의하자"

남북관계 전문가인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도 "남북관계를 중앙정부가 독점하던 시대는 지났다"라며 "민간의 역할을 확대하고 자치단체가 직접 남북교류에 나서 남북한 도시교류를 촉진하는 평화만들기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해 박 시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김 교수는 이어 "전두환, 노태의 정부가 추진한 북방정책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동기에서 출발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정착의 계기로 적극 활용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과 함께 '올림픽 휴전'을 논의하고 구체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