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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이 박찬주 신임 2작전사령관(오른쪽)에게 부대기를 이양하고 있다. 박 대장은 대장 승진과 동시에 2작전사령관으로 임명됐다.
 2015년 9월,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이 박찬주 신임 2작전사령관(오른쪽)에게 부대기를 이양하고 있다. 박 대장은 대장 승진과 동시에 2작전사령관으로 임명됐다.
ⓒ 육군본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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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감사관실이 '갑질' 논란으로 전역지원서를 낸 박찬주 육군대장(2작전사령관)을 해당 부대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인 전역 공관병들에 대해서는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국방부 감사관실의 이번 감사가 '면피성 반쪽짜리 조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가 박 대장에 대한 폭로 기자회견 뒤,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사실관계를 조사할 것"이라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실제로 국방부 감사관실은 감사관과 직무감찰과장 등 10여 명 이하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지난 2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2작전사령부에 내려갔다. 이들은 박찬주 대장을 비롯해 '갑질' 주체로 꼽히는 박 대장의 부인, 공관병 3명, 간부인 공관장과 운전관, 전속부관, 행정장교 등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관실, 어떤 조사를 하고 있나?

3일 현재, 국방부 감사관실은 2일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찬주 대장은 지난 1일 전역지원서를 낸 이후에도 여전히 '정상업무를 보면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찬주 대장을 직접 만나고 온 부대 관계자에 따르면 "사령관은 의혹이 제기된 것 자체가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며 "책임은 본인에게 있는만큼 모든 것을 조사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 대장의 아내도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채, 3일 오후 국방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소 7명 이상의 피해자들이 박 대장과 그의 부인에 대한 갑질 행위를 제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달 31일 인권센터의 첫 번째 발표 이후, 박 대장이 3성 장군이던 육군 참모차장 시절 공관병들의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이를 정리해 3일 오전 박 대장과 관련된 네 번째 보도자료를 냈다.

박찬주 대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2016년 전반기 육군 주요지휘관회의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찬주 대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2016년 전반기 육군 주요지휘관회의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육군본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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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방부 차원의 감사가 이틀째 이뤄지고 있음에도, 국방부는 '조사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피해자들의 제보 내용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제2작전사령부 관계자는 "관계자들 다 조사한다고 추적이 가능하겠냐"며 조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방부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감사관실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차후에 필요에 따라 조사가 더 이뤄지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따져보면 박찬주 대장과 그의 아내가 행한 '갑질'에 대한 제보자는 공관병과 조리병으로 일한 장병들이다. 군당국이 제대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추적'해 조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찬주 대장과 아내, '갑질끝판왕' 등극

앞서 군인권센터가 3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박찬주 대장은 3성 장군이었던 지난 2015년 육군 참모차장 시절에도 '갑질의 끝판왕' 같은 모습을 온전히 보였다. 이 때문에 당시 공관병이었던 한 병사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 제보까지 나온 상황이라고 인권센터는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병사가 박 대장의 부인이 지시한 물건을 찾지 못하자, 질책이 두려워 자살을 시도했다"며 "자살 시도 사건이 났음에도 육군은 사건에 대한 별다른 조사 없이, 해당 공관병을 타부대로 전출시켰다"고 강조했다.

이 뿐이 아니다. 박 대장은 육군 참모차장 재직 시절 '군기가 빠졌다'며 공관병들을 최전방 부대에 파견 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공관병들은 1주일 동안 12사단에 파견돼 GOP 경계근무를 섰다. 박 대장이 공관병에 대한 가혹행위를 넘어 명백하게 인사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박 대장은 참모차장 재임 당시부터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상시 착용하게 했다. 전자팔찌를 찬 공관병들은 수시로 울리는 호출벨에 맞춰 '물 심부름' 등 온갖 수발을 들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박찬주 육군2작전사령관이 지난 1월 25일 육군37사단을 방문해 박신원 37사단장으로부터 사격술 예비훈련장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찬주 육군2작전사령관이 지난 1월 25일 육군37사단을 방문해 박신원 37사단장으로부터 사격술 예비훈련장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육군본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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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는 "박 대장과 그의 부인에 관한 갑질 제보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박 대장의 공관병을 경험했던 제보자들의 증언은 디테일의 차이만 존재할 뿐, 원인과 장소 등은 모두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센터는 박 대장이 2011년 이후 사단장과 군단장까지 역임한 만큼 갑질 행위에 대한 제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 보고 "해당 내용을 종합해 빠르면 이번주나 다음주 초 형사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일 시작된 국방부 감사관실의 조사는 언제까지 진행될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군은 "최대한 신속하게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태그:#박찬주, #박찬주 아내, #갑질,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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