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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대선평가위원회 토론회 참석한 박주선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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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자해지로 안철수 후보께서 정계 은퇴를 해야…. 그게 절실하고 유일한 방법." (강경태 신라대 교수)

"가장 중요한 건 후보의 상품성, 즉 후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TV토론 등 문제가 있었지만, 역시 '대통령감'이 되기 어려운 후보 탓이었다는…." (노동일 경희대 교수)

국민의당 산하 대선평가위원회(이준한 위원장)가 10일 개최한 '국민의당 19대 대선 평가'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는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 "대통령감이 되기 어려운 후보(였다)"는 등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한 날 선 비판이 나왔다.

한 발표자는 최근 논란이 된 제보조작 사건을 '국민의당 이유미 참사'라고 일컬으며, "후보·당의 노선이 흐릿하다 보니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해 당 지도부의 검증 소홀 책임을 강하게 묻기도 했다.

검찰이 전날 '문준용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 관련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가 당 '윗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안 전 대표에 시선이 쏠리는 모양새다.

"팔 썩어가는 상황이면 잘라내야"... 안철수 후보 잘라내자는 토론자

이날 토론자로 나선 강경태 교수(신라대)는 "다른 네거티브와 달리, 이번 문준용 건은 없는 사실을 만들어냈다"며 이를 심각하게 봤다. 그는 또 "공직이 위로 올라갈수록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팔이 썩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슴이, 몸이 아프더라도 팔을 자를 수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안 후보가 정계 은퇴를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를 잘라내야 할 '팔'에 비유한 것이다.

뒤이어 토론자로 나선 노동일 교수(경희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상품 본질이 안 좋으면 다 소용없다"라며 전략·전술보다도 안 후보 자체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는 연구자·사업가·교육자, 이 정도가 적성"이라며 "안 후보는 스마트폰 같은 존재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망치질을 하면 되느냐", "스마트폰을 못 박는 망치로만 쓰는 게 지금 정치에 투신한 안 후보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안 후보의 적성은 정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과연 (선거) 전략을 잘 짰다면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됐을까? 냉정하게 생각하자", "안 후보를 폄하하는 발언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이 쓰일) 적재적소가 있다는 뜻"이라는 등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노 교수는 이어 "대선 증거조작을 지도부가 알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만약 선거가 박빙이었으면 결과가 바뀔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런 사안을 지도부가 전혀 몰랐다는 것, 이유미(당원)씨가 꾸민 사실들로 그렇게 했다면 그게 제대로 된 당인가", "(당 지도부는) 면책이야 받겠지만 그게 무슨 당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선대위, '화끈한 한방' 찾다가 이유미 증언조작 못 걸러내"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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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당내 대선평가위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는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이언주·최도자·신용현·송기석·이동섭·조배숙·최명길·최경환·천정배 의원 등 현역 의원 10여 명을 비롯해 약 50여 명이 참석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도 "국민의당 참사는 TV토론 참사와 이유미 참사", "이 모든 문제는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국가개조 비전·전략이 없거나 흐릿한 데서 나왔다"며 이번 사건 책임을 후보·당 모두에서 찾았다. 다음은 자료집에 실린 김 소장의 말이다.

"요컨대 안철수의 메시지·공약에는 서민 대중의 들끓는 분노, 절절한 고통·불만에 대한 공감이 없고, 경쟁자에 대한 촌철살인의 비판이 없다. 대체로 한국 정치를 멀찌감치 서서 바라보는 상층 엘리트의 문제의식이 보인다.

이유미 증언조작 사건의 뿌리도, 후보·당의 노선이 흐릿하니 노선 싸움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고, 이로 인해 문재인 후보의 부도덕을 증명할 '화끈한 한방'을 찾게 됐고, 그러다 보니 이유미 증언조작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 아닌가." (대선평가 자료집 8쪽)

'이유미 조작사건'에 대한 유창선 시사평론가의 지적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유 평론가는 이날 사태 책임을 '컨트롤 타워의 부재'에서 찾으며, "기본적으로 선대위가 실질적으로 선거를 이끌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이유미 제보조작 문제 같은 게 선대위 차원 검증·판단 없이 덜컥 발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빚어졌다"고 꼬집었다.

다만 유 평론가는 "안 후보는 여전히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라며 "안 후보도 국민의당도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요구해, '정계은퇴론'과는 다른 대안을 내놓았다. 김 소장 또한 "안 후보가 계속 정치하려면, 손학규 전 대표가 민생대장정을 했듯 민중의 바다에 푹 빠지는 게 필요하다"며 안 후보의 재도전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로부터 '안철수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자, 이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광주 북구을)은 토론회 말미 질문을 통해 "앞서 강 교수님이 '안철수 정계 은퇴'를 얘기하셨는데 '숙고하며 해외 장기체류' 발제문과는 다르다. 이런 게 무슨 의미인지 설명 바란다"라며 완곡하게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날 공통으로 지난 대선에서 당의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선대위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움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이 뒷받침을 제대로 하지 못해 후보 중심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악순환이 지속됐다(유창선)", "지역위원장 설문조사 결과, 후보와 조직이 전략적으로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정연정 대선평가위원)"는 설명이다. 대선 패배 주요 원인으로는 '갑철수·MB아바타' 등 후보가 자충수를 둔 TV토론 실패도 공통으로 꼽혔다.

지난 6월 초 구성된 대선평가위는 지금껏 지역위원장 대상 설문조사 및 대선 관계자 면접 인터뷰를 시행했으며, 평가 공개토론회 및 시·도당 순회 간담회 등을 차례로 진행 중이다. 대선평가위는 오는 7월 말 조사 활동을 완료한 뒤 8월 2주차에 지난 19대 대선 평가·향후 국민의당의 과제 등이 담긴 1차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태그:#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제보조작, #이언주 박주선, #이언주 국민의당, #안철수 이유미 제보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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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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