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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 의료진의 류샤오보 해외 치료 요청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미국과 독일 의료진의 류샤오보 해외 치료 요청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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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이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중국의 반체제 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촉구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류샤오보를 진찰한 미국과 독일 의료진은 공동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위한 이동이 가능하며 최대한 빨리 옮겨 치료해야 한다는 소견을 발표했다.

조지프 허먼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마르쿠스 뷔힐러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는 "류샤오보가 적절한 지원을 받으며 안전하게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MD 앤더슨 암센터나 하이델베르크대는 류샤오보를 받아들여 치료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류샤오보와 그의 가족도 미국이나 독일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류샤오보가 입원한 중국의대 제1병원이 성명에서 "류샤오보의 상태가 위독해 해외로 이동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라며 "미국과 독일 의료진도 더 나은 치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라고 발표한 것과 완전히 배치된다.

병원 측은 "중국 의료진의 류샤오보 치료를 미국과 독일 의료진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라며 "류샤오보가 방사선 치료를 더 받아야 할지를 판단하기 위해 추가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를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독일 의료진이 류샤오보를 데려가 치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중국 정부의 출국 허가 여부가 또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서방 국가들의 류샤오보 출국 요청이 내정 간섭이라며 불허해왔다.

전날 중국은 그동안 완강하게 거부하던 류샤오보의 가족 면회와 외국 의료진의 진찰을 전격 허용하면서 임종이 다가온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의료진을 파견한 독일 외교부는 "류샤오보의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deteriorating rapidly)됐다고 들었다"라고 밝혔다.

류샤오보의 친구이자 시민활동가인 후지아는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가족 면회를 허용한 것은 류샤오보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류샤오보가 가족 곁에서 임종을 맞이했다고 국제사회에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989년 톈안먼 시위에 참여했던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 체제 종식과 중국의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을 주도했다가 2009년 국가 전복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2010년 중국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중국 정부가 출국을 금지하면서 시상식에 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간암 말기 진단을 받자 가석방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인도적 차원에서 가석방이 아닌 완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 면담을 공식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일간지 <뉴욕타임스>도 이날 칼럼에서 "류샤오보는 인류의 자유를 위해 대신 고통받은 것"이라며 "류샤오보는 우리 시대의 넬슨 만델라(Mandela of our age)"라고 치켜세우며 중국을 압박했다.



태그:#류샤오보, #노벨평화상,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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