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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발 언론 혁신 바람이 불었다. 내부 보고 목적이었던 '혁신 보고서'가 유출된 후였다. '세계 최고 권위지' <뉴욕타임스>가 자사를 신생 매체와 비교하며 "디지털 시스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혹독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이어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독자들이 정보를 접하는 경로가 홈페이지 방문보다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지면에 집착하지 않고 SNS 기반 미디어를 활용하는 등 '디지털 우선 전략(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국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월 4일 방상훈 <조선일보(아래 '조선')>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모바일 같은 새로운 미디어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퀄리티 저널리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3월 방 사장은 창간 96주년 행사에서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도 '1등 매체' 자리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디지털 저널리즘'을 언급했다. 그는 "조선미디어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디지털 융복합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SNS 창구 가운데 으뜸으로 부상한 '페이스북'

모바일 통신 기기가 크게 확산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쌍방향 소통 채널인 SNS가 급부상하면서 온라인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도 크게 늘었다. 2011년 이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이동형 단말기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며, 2015년 기준 10명 중 7명이 인터넷으로 뉴스를 소비했다. 언론사도 SNS를 기사 유통 채널로써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미디어 <더피알>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1월 1일부터 4월 17일까지 4달 반 동안 종합신문 10개 지의 하루평균 게시물은 25.7개였다. 같은 기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뉴미디어는 하루평균 58.7개, 통신사인 <연합뉴스>는 47.1개를 게시했다.

한국은 2009년과 2010년을 기점으로 '트위터'가 많은 사용자를 끌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거나 자연재해 등 속보 기사에 적합한 유통 채널로서 언론사들은 트위터 전담팀을 만들었다. 실시간 독자와 소통하는 창구로도 활용했다.

그러나 <슬로우뉴스>의 '디지털 시대의 언론: 2. SNS–페이스북이라는 딜레마' 기사에서는 2012년 대선 당시 트위터에서 인기 있던 문재인 당시 후보의 패배 이후 트위터의 인기가 빠르게 식었다고 분석했다. "'조리돌림'이라는 일종의 왕따 문화와 거친 언변, 너무 빠르고 부정확한 정보로 사람들은 점차 트위터에 피로감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트위터의 대항마로 부상한 것이 '페이스북'이었다. 해당 기사는 사람들이 "공개적인 트위터보다 조금 더 사적이고, 지인과의 교류에 최적화한 서비스 페이스북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언론사도 발 빠르게 페이스북을 주요 뉴스 유통 채널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뉴미디어 매체를 제외하고 종합 일간지 중에서는 <조선>이 페이스북 활동 면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좋아요' '댓글' 1위, 페이스북 선두주자 <조선>

지난해 8월 <조선>은 사보에 "페이스북 페이지 팬 수가 41만 명(2017년 6월 현재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 팬 수는 59만 명)을 돌파해 국내 신문사 중 1위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는 "탁월한 뉴스 콘텐츠에, 카드뉴스·퀴즈·화제성 외신·각종 동영상 등 소셜미디어와 모바일로 뉴스를 접하는 젊은 층의 이용 패턴에 맞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해 얻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2015년 <더피알>의 언론사 상위 10개 페이스북 페이지 연구에서도 '이용자 인터랙션을 가늠하는 게시물 평균 '좋아요·댓글·공유' 비교에서 '좋아요(2816.7개)'와 '댓글(196.8개)' 수치 1위는 <조선>이었다.

2017년 6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글 전수 조사 결과, <조선>은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33.6개의 콘텐츠를 게시했다. 조사 기간 중 게시글을 가장 많이 올린 12일에는 51개 게시글이 올라왔다.

콘텐츠 유형은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 링크를 단순히 공유하는 방식이 86%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디지털 맞춤 제작 콘텐츠는 13%로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콘텐츠 주제는 다양했다. 사회 뉴스가 30%로 가장 많았고, 정치와 해외이슈 뉴스가 뒤를 이었다. '해외이슈' 뉴스는 해외 SNS나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연성 뉴스로, 국제 상황 조망 및 해설을 포함한 기존 '국제' 뉴스와 구분했다.

6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조선> 페이스북 콘텐츠 대다수는 자사 기사를 재배포하는 ‘기사 공유’ 방식이다.
 6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조선> 페이스북 콘텐츠 대다수는 자사 기사를 재배포하는 ‘기사 공유’ 방식이다.
ⓒ 박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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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양이지만 카드뉴스와 퀴즈, VIDEO C, 웹툰, VR Chosun 등 디지털 맞춤 제작 콘텐츠들도 눈에 띈다. VR Chosun과 Video C처럼 코너를 신설하여 '서울 장미축제'를 VR 영상으로 공유하거나, '임산부 배려석 인지 기술'을 짧은 페이스북용 영상에 담아 소개했다.

퀴즈 콘텐츠는 '사이코패스 테스트' '명대사로 영화 맞추기' '솔로 진단 테스트' 등 흥미 위주의 소재를 다룬다. 카드뉴스 콘텐츠도 자사 사회 뉴스에서 다룬 사건·사고 기사를 재가공하거나,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핫이슈'를 소개한다. 웹툰은 디지털 독자에게 제공하는 <조선> 웹툰 '뉴스툰'의 링크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조사 기간 페이지에는 '뉴스툰' 2건이 공유됐는데, 사드(THAAD)와 호신용품에 관한 웹툰이었다.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는 월요일에 가장 게시물 수가 많고, 주말 게시물의 수는 많지 않다.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는 월요일에 가장 게시물 수가 많고, 주말 게시물의 수는 많지 않다.
ⓒ 박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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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간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콘텐츠를 주제 별로 나눈 결과.
 8일간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콘텐츠를 주제 별로 나눈 결과.
ⓒ 박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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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잊은 듯한 무리수

디지털 맞춤 제작 콘텐츠는 온라인이나 페이스북의 주요 독자층인 젊은 세대를 겨냥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인 김주민 소셜미디어 팀장은 <한국기자협회> 기사에서 "조선일보 등 기성 매체가 가지는 딱딱한 이미지를 어떻게든 누그러뜨리는 것"이라는 활동 목표를 밝혔다.

실제로 기사 오탈자 하나로 매체 신뢰도를 가늠하고 능력을 따지는 언론의 엄숙한 모습을 SNS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거리낌 없이 '온라인 은어'를 사용하고 '드립(논리에 맞지 않고 막 지어낸 듯한 발언)'성 코멘트를 덧붙인다. 그중에서도 권위주의적 보수를 자처하던 <조선>은 2015년부터 꾸준히 SNS상에서 이미지 개선을 꾀했다. 무게를 덜어내고 친구에게 말하듯 쓰는 '드립성 멘트'는 '조페지기(<조선일보> 페이스북 담당자를 일컫는 말)'라는 애칭까지 낳았다. <조선>은 뉴스를 딱딱한 틀에서 꺼내 10, 20대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며 친밀도와 뉴스 접근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최순실 수사 관련 기사(2016.11.02.)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조선>. “나원참 환장하것네”라는 코멘트를 달고, 독자의 댓글에 답글을 달며 직접 소통한다.
 최순실 수사 관련 기사(2016.11.02.)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조선>. “나원참 환장하것네”라는 코멘트를 달고, 독자의 댓글에 답글을 달며 직접 소통한다.
ⓒ <조선> 페이스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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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독자와의 소통을 명목으로 '황색 저널리즘(선정적이고 비도덕적인 기사들을 과도하게 취재, 보도하는 경향)'이 선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의 저서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서 19세기 말을 '황색 저널리즘의 시대'라고 진단하며, "선정적인 범죄, 스캔들, 흥밋거리 얘기, 저명인사 숭배 등의 기사로 대중 독자를 확보"하려는 모습을 특징으로 짚었다. '조선스러움'을 탈피하려는 <조선> 페이스북의 반전 노력이 때로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무리수'로 변질되기도 한다.

(왼) 6월 5일 <조선>이 공유한 기사 링크 모습. 링크 사진은 사람의 손이 특정 신체 부위에 접촉하려는 모습으로 선정적이다.
(오) <한국기자협회>는 ‘○○女’같은 표기가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왼) 6월 5일 <조선>이 공유한 기사 링크 모습. 링크 사진은 사람의 손이 특정 신체 부위에 접촉하려는 모습으로 선정적이다. (오) <한국기자협회>는 ‘○○女’같은 표기가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 <조선> 페이스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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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조선> 페이스북 페이지에 일본에서 '남성 전용칸'을 요구하는 기사가 실렸다. 일본 남성 열차 이용객들이 '잠재적 성범죄자'라는 시선이 싫다며 '성범죄 무고로부터의 자유'를 주장한 해외이슈 기사다. 자사 홈페이지에도 실린 기사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를 그대로 링크 사진으로 사용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이미지 소스 사이트(게티이미지뱅크)에서 가져온 선정적인 사진이었다. 지난 8일에는 '맥심 표지모델된 동탄 PC방女, 얼마나 예쁘길래?'라는 제목의 연예 기사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재배포하기도 했다.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채택한 <신문윤리실천요강> 10조 6항(관계사진 게재)은 "보도사진은 기사의 실체적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사진 설명으로 밝혀야 한다"고 명시한다. 또한 한국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 제4장(성평등) 2조에 따르면 성적 또는 신체적 특성을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고, 사람의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힌다.

범죄 등 사건을 희화화하는 시도도 많다. 2015년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가 국제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추정 트위터 계정을 공개했다는 기사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실으면서도 영화 대사를 인용하며 가벼운 유머처럼 다뤘다. 같은 해 성추행을 시도한 남성에게 법원이 내린 실형을 소개하며 "대법원 1따봉"과 같은 온라인에서 조롱조로 쓰이는 은어를 코멘트로 달았다. 인터넷매체 <직썰>의 백승호 전 에디터는 "언론사에 대한 규제를 달가워하지 않지만 조페지기의 '드립'이 과연 우리가 적극적으로 보호하기로 합의한 언론의 자유 차원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수위 넘은 '조페지기', "이 정도면 범죄 아닌가요?"' <미디어오늘(16.08.11.)>).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온라인 뉴스의 연성화 경향을 우려하며 "꼭 알아야 할 뉴스를 쉽게 소화하는 방식으로 가공하는 것은 괜찮지만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뉴스를 내보내니 문제"라고 지적했다('패러디부터 개드립까지… '인간미' 넘치는 언론들' <더피알(16.11.04.)>).

언론사의 '페이스북 활용 윤리 지침' 필요성

언론사가 페이스북을 활용해 뉴스를 유통하고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노력과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황색 저널리즘을 경계하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언론사의 뉴스 유통 채널의 한 부분이지만 언론윤리 준수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 유통 시장은 급격하게 발전했지만, 관련 윤리 강령은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거나 복잡한 체계를 담지 못한다.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이다.

현재 한국 언론사의 SNS 활용 전반을 아우르는 윤리 강령이나 지침은 없다. 한국 언론이 SNS를 기존 기사 단순 홍보 채널로 이용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페이스북 뉴스 게시물은 공유 기사, 기사를 소개하는 짧은 말, 댓글이 결합한 또 하나의 '뉴스'다. 실시간 소통으로 여론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SNS 콘텐츠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 지침'이 필요하다.

<조선>은 2012년 2월 23일 '조선일보 SNS 가이드라인' 만들어 발표했다. 총 10개 조항으로 구성된 가이드라인은 기자 직군뿐 아니라 전 사원에게 적용됐다. SNS 활동을 "페이스북, 트위터,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모든 행위"로 정의하며 "SNS 활동에 공정성과 신뢰성을 의심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SNS 활동을 하면서도 '조선일보 사원'이라는 인식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며, "<조선일보> 기자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취재 및 보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구성원 개인의 SNS 활동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개인적으로 하는 SNS 활동은 각자 책임하에 시행하며,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조선> 자체적인 SNS 활용 윤리 지침이 부재할 뿐 아니라, 기존 신문·방송 제반 윤리 강령도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언론사가 SNS 전담 부서나 전담 기자 없이 기간제 인턴이나 비정규직 등의 인력으로 업무를 유지하는 점도 문제다.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오늘>은 기성 언론사가 SNS 활용에 전력을 쏟지 못하는 환경을 "지면과 방송에 맞춰진 기존 제작 인력을 가지고 디지털 환경에 맞춘 콘텐츠를 당장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결국 전문 기자보다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하거나, 저널리즘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인력이 언론사의 기존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식의 '일회성 콘텐츠'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는 SNS를 활용하는 우리 언론의 현 수준을 '무전략, 1회성, 트래픽 늘리기'로 특징지었다('SNS시대, 살아남고 싶다면 '소통의 힘' 활용하라' <한국기자협회(11.08.18.)>).

해외언론의 SNS 활용 사례와 가이드라인

2011년 'BBC Social Media Summit'에서 당시 소셜미디어 편집장인 리즈 헤론(Liz Heron)은 <뉴욕타임스>가 바라보는 SNS는 "'언론의 표준(journalistic standards)'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용자와 '소통(engaging)'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언론은 '소통'이라는 특징을 살리며 취재와 보도 등 다방면으로 SNS를 활용한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이용자와 직접 인터뷰를 하거나 페이스북 댓글을 취재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기사 분야에 따라 세분화한다. 정치, 과학, 칼럼, 건강, 요리, 영상과 영화, 도서, 스타일, 뉴욕 지역 소식 등 전문 페이지를 만들었다. 미국 미디어 분석가인 데이비드 폴켄플릭은 뉴스 유통이 백화점식 형태가 아니라 몰(Mall)식 형태로 바뀌어 간다고 분석했다. 특화 제품을 각각의 브랜드로 모아놨다는 말이다.

이러한 독자 맞춤형 브랜딩 뉴스 서비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형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영국 유명 일간지인 <가디언(The Guardian)> 트위터도 뉴스 섹션을 세분화하여 서비스 하고 있다. 뉴스(@guardiannews)를 비롯해 비즈니스(@businessdesk), 스포츠(@guardian_sport) 등 43개의 뉴스별 트위터 계정이 별도로 나뉘어져 있어 각각 팔로우가 가능하다. 전문별 페이지다 보니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기사가 페이지 뉴스피드를 침범할 일이 없다.

분야에 따라 나뉜 <뉴욕타임즈> 페이지들.
 분야에 따라 나뉜 <뉴욕타임즈> 페이지들.
ⓒ 페이스북 검색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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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기자들에 소셜미디어 교육을 제공한다. 소셜미디어국과 일반 취재 기자의 간극을 줄이며, 구성원 모두가 소셜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뉴스룸 조직 정비에 이어 기사 포맷 혁신도 병행됐다. 2015년에는 매일 오후 1면을 결정하던 편집회의가 오전 9시 반 편집국장과 담당데스크가 만나 디지털 기사 보도를 위한 '포맷'을 논의하는 회의로 바꾸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도 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를 두 축으로 한 혁신을 추구한다. 2015년 편집장 겸 사장이던 스티브 힐스는 "전 직원 650여 명이 모두 디지털에 답이 있음을 깨닫고, 웹·모바일에 맞는 제목도 직접 올린다"고 밝혔다('[특별기획] 콘텐츠 혁신에 참여하자' <조사연구>27호(2015)).

해외언론도 국내 언론과 마찬가지로 SNS 활용 전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정한 곳은 없다. 다만 엄격하게 언론 구성원 개인의 SNS 활용 지침을 정하고 있다. 2011년 9월 <워싱턴포스트>는 2009년 제정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수정하며 자사 공식 지침으로 발표했다. 국제통신사 <에이피(AP)><로이터(Reuters)>, 영국 공영방송 <비비씨(BBC)> 등도 자체 '소셜 미디어 가이드라인'이 있다. <워싱턴포스트> 가이드라인은 "기자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금지"하고 개인적 용도로 SNS를 활용하는 것을 지양한다.

<로이터>도 2011년 제정한 '저널리즘 핸드북'에서 기자들의 사적 의견이 로이터의 공식 의견으로 오해받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철저한 중립성 유지와 댓글 등에 감정적 대응 자제"도 주문했다. <워싱턴포스트> 지침 중 하나인 "소셜미디어 사용이 지면과 인터넷에 이름을 달고 쓰는 기사와 같다"는 인식이 해외 언론의 SNS 활용 기본 원칙임을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구성원의 소셜 미디어 사용에 관해 공식적으로 문서화한 지침이 없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국 필 코르벳 국장은 "소셜 미디어 활동은 공적 활동이고 발행물"이라는 점을 명시하며, "기본적으로 기자들이 사려 깊은 행동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냈다.

SNS는 신문사의 새로운 지면

SNS는 단순히 기사를 공유하는 홍보 채널에 그치지 않는다. 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여론을 형성하고, 온라인 기반을 통해 기사 기획 및 취재를 진행한다. 지면을 떠나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실험하기에도 SNS는 좋은 터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 프로젝트 2017' 보고서도 국내외 언론사들이 올 한해 콘텐츠 개발 등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겠다고 한 외부 플랫폼은 페이스북이라고 밝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간
 동안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본 SNS 이용자는 50%가 넘는다(복수 응답 허용).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간 동안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본 SNS 이용자는 50%가 넘는다(복수 응답 허용).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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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국내 언론사 중 SNS 대표주자인 페이스북을 가장 활발히 활용한다. 엄격함과 권위주의 색채 짙던 <조선>에서 벗어나 인터넷 사용자에게 친근한 '조페지기'로 탈바꿈했다. 주중 기준, 하루 평균 적게는 26, 많을 때는 50여 개의 게시물을 올리고, 디지털 맞춤 콘텐츠도 생산해 인터넷 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그러나 독자 유입을 위해 선정적 콘텐츠를 올리거나, 무분별한 '드립'과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사용하는 '인터넷 은어' 등을 남발하기도 한다.

<조선>의 페이스북 페이지도 <조선> 기사와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저널리즘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나아가 언론사들이 자발적으로 'SNS 활용 전반에 관한 공식 윤리 지침'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언론사 내부에서도 질적·양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언론의 '퀄리티 저널리즘'을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SNS, #페이스북, #조선일보, #조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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