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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대구광역시 달성군 도동서원앞(달성보 하류) 낙동강에 녹조제거를 위한 수차가 작동하고 있다.
 2일 오전 대구광역시 달성군 도동서원앞(달성보 하류) 낙동강에 녹조제거를 위한 수차가 작동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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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잇따른 가뭄 소식에 정부의 4대강 보 수문개방 지시를 공격하고 나섰다. 농수로 활용할 물을 방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환경단체 인사는 이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정치적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4대강사업은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공사한 것이라서 가뭄 해결과는 상관없는 물"이라는 근거였다.

추경호 "4대강 보 개방은 수자원 낭비" 주장에, 환경학자 "옳지 않은 말"

5일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 해석되는 수문 개방은 수질 개선 효과가 불분명하다"면서 "가뭄이 심각할 때는 수문 개방을 중단해 수자원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의원은 특히 문 대통령의 개방 지시를 겨냥, "지나가던 소가 웃을 지경"이라고 맹비난했다. 경기도와 충남 등 일부 지역의 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문을 열어 아까운 물을 "과학적 근거 없이 바다로 흘려보냈다"는 주장이었다. "전 정권에 비수를 꽂는 부관참시이자 한풀이식 보복"이라는 정치적 비난도 더했다.

추 의원은 이 자리에서 "현재 낙동강에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고 대부분 수역에서 보 설치 이전보다 수질은 깨끗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가뭄으로 물 걱정이 심각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엄청난 양의 수자원을 흘려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외에도 보 개방으로 또 다른 문제들이 파생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도(물고기길)가 막혀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거나, 낙동강 고령보·달성보에 설치된 소수력 발전기가 무용지물이 돼 혈세가 낭비가 됐다는 것이다.

추 의원은 더 나아가 "환경단체들은 물고기 몇 마리만 죽어도 목소리를 높이더니 어도가 없어져 심각한 피해가 생겼는데도 아무 말이 없다"면서 "정부에 줄서며 환경단체이길 포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동안 4대강사업에 꾸준히 비판을 제기해 온 일부 환경단체와 환경학자는 이 같은 한국당의 주장에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보 확대로 소수력발전 무용지물? 앞뒤 안 맞아"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임명에 대해 “김 후보자는 결코 공정한 경제질서를 감독할 자리에 올라갈 수 없다”며 “스스로 사퇴하거나 지명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정우택 "김상조 후보자 공정한 경제질서 감독할 자리 올라갈 수 없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임명에 대해 “김 후보자는 결코 공정한 경제질서를 감독할 자리에 올라갈 수 없다”며 “스스로 사퇴하거나 지명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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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위 부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4대강사업으로 인한 가뭄 지역의 해갈 효과는 없다는 것이 여러 차례 증명됐다"면서 "단기적으로 4대강사업으로 물을 보내려고 해도 시설이 없고, 시설을 만들려고 해도 예산이 많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된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추 의원이 주장한 '어도 물고기 집단폐사'에 대해서도 "물고기들이 그쪽으로 이동하는 비율이 극히 낮아 어도라고 말하기 자체가 민망한 수준"이라면서 "수문을 더 낮추고, 자연스럽게 물을 흐르게 하는 게 물고기 흐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4대강사업과 가뭄해소를 연관 짓는 논리 자체에 "상관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4대강에 모아둔 물은 (애당초)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공사한 것이라, 가뭄과 상관없는 물"이라면서 "(4대강사업) 결론 자체만 봐도, (그동안) 계속 가뭄이 들었음에도 결국 이를 해결할 물을 못 보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위 저하로 일부 보의 소수력발전이 무용지물 됐다는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소수력발전량 자체가 너무 적기 때문에, 이야기할 게 못 된다"면서 "더욱이 (가뭄 때문에) 물을 뽑아 쓰면 발전을 못하고, 발전을 하자면 댐을 채워야하니 가뭄에 물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발전과 가뭄을 같이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강이 깨끗해졌다고?"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녹조 발생 우려가 높은 4대강 보를 다음 달부터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백제보(부여)는 우선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녹조 발생 우려가 높은 4대강 보를 다음 달부터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백제보(부여)는 우선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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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유역 수질이 깨끗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입을 모아 반발했다. 이 부위원장은 "낙동강은 지난 3월부터 녹조기가 만연했다"면서 "일부 사업을 옹호하는 분들은 물이 많아져 수질이 깨끗해졌다고 하지만,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녹조 현상을 띤 강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녹조에는 맹독이 있기 때문에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다"면서 "농작물에 (맹독이) 축적되기 때문인데, 해외에서는 물고기도 잡지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추 의원은 새 정부의 4대강사업 재조사 방침에 대해서도 거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같은 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진보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해 보수 죽이기를 목표로 철저히 기획된 정치적 꼼수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면서 "전 정권의 심장을 겨눈 한풀이식 정치보복은 우리 정치사의 비극이자 다른 정치 보복을 낳는 분노의 씨앗"이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에 "이명박-박근혜 10년은 '우리 강 잔혹사'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수문 개방 자체가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개방을 복원 전체의 시작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뭄이기 때문에 4대강 보를 개방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가짜뉴스"라면서 "(4대강사업 폐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를 먼저 보여야 옳다"고 강조했다.


태그:#4대강, #녹조, #가뭄, #문재인,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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