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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인 오늘은 20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 선거일입니다. 하지만 이날 당돌하게도 "이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외친 집회가 열렸습니다. 광화문에서 약 19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청소년 투표권 부여 요구 집회'가 그것입니다.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 기자말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5월 9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건물 근처에서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 청소년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5.9 선거일 집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교육공동체 나다 외 18개 단체들의 공동 주최했다.

오후 3시 15분경부터 시작된 집회는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과 주최 단체들의 공동 선언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집회 장소 일대를 행진하기도 했다.

"청소년들도 투표권을 가질 수 있다"

이날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청소년에게 투표권을" 이날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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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공동 주최 단체 중 하나인 청소년참여행동 비상 관계자는 "우리 청소년들도 투표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 집회를) 공동 주최하게 되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이어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아 청소년들의 의견을 경청할 대선 후보들이 적은 것 같아 아쉽다. 청소년에게 하루 빨리 투표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무처장 조장우씨(36)는 "이번 대선을 만든 것은 수많은 촛불 시민이지만, 그 안에 분명히 많은 청소년들이 함께했다. 그런데도 청소년이라고, 나이가 어리다고 참정권 등 기본적인 정치 참여권을 주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해 행사를 주최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은 물론 교사까지 참여

이날 열린 참가자 발언에서 청소년참여행동 비상의 문준혁씨의 발언 모습.
▲ "청소년도 민주 시민입니다" 이날 열린 참가자 발언에서 청소년참여행동 비상의 문준혁씨의 발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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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참가자들이 자유발언에 나섰다.

청소년참여인권행동 비상의 문준혁씨는 "사회와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정치에 대해)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 스스로 광장에서 (참정권에 대한) 의미를 터득해 나갔다"면서 "청소년들도 그저 학생이란 틀에 갇혀있는 것이 아닌, 민주시민의 일원으로 참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에 대한 투표권 부여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청소년 녹색당 당원으로 활동 중인 한송이씨는 "(녹색당 중앙당) 정당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활동하고 싶지만, 선거법상 청소년은 정당에서 활동할 수 없다"며 청소년들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어 한씨는 "주위에서는 (정치 참여 활동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벌써부터 제한하려 한다. 하지만 억압과 차별에는 '나중'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교사인 이용석씨는 "교사들 역시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기본권을 박탈당한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사에게도 정치적 기본권을 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이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교육 실태를 보면) 정치적 기본권이 없는 사람들에게 정치에 대해 가르치라고, 배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정말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교사들도 정치적 기본권을 회복해야 하지만, 청소년들도) 나중이 아니라, 19세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투표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집회 주최측에서 대표 2인이 공동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집회 주최측에서 대표 2인이 공동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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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집회 주최 측의 공동 선언문 낭독이 진행됐다. "이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선언문은 "청소년을 배제하는 정치는 민주주의일 수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주최 측에서는 크게 네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 '18세 선거권'을 시작으로 청소년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확대 보장할 것 ▲ 나이에 상관없이 정당가입과 선거운동 등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할 것 ▲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학칙을 폐지하고 학생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할 것 ▲ 청소년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

집회 말미에 주최 측은 "청소년 참정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인권의 문제"라면서 "청소년도 시민이다. 참정권을 보장하라.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를 전면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청소년도 국민이다" 행진하기도

집회 참가자들이 청소년 투표권 부여에 대한 생각을 간략하게 노란 공에 적고 있다. 가운데 "우리에게 투표권을 달라"라는 간단하면서도 절박한 문구가 눈에 띈다.
▲ "우리에게 투표권을 달라" 집회 참가자들이 청소년 투표권 부여에 대한 생각을 간략하게 노란 공에 적고 있다. 가운데 "우리에게 투표권을 달라"라는 간단하면서도 절박한 문구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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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주최 측이 준비한 커다란 노란 공에 참석자가 '청소년 투표권이 왜 보장되어야 하는지'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각각 "학생(청소년)도 시민(국민)이다", 우리에게 투표권을 보장하라"와 "청소년에게 (정치에 참여할) 자유를 보장하라" 라는 등의 소망을 적었다.

이후 집회 장소 인근 일대에서 구호를 외치며 20여 분간 행진했다.

"청소년들도 정치에 관심 많아요"

이 날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장소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 "청소년 참정권 보장하라", 행진 이어가 이 날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장소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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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이은서씨는 "평소에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청소년 모의 투표'에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려고 왔다가 이번 집회에도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청소년 투표권 부여에 대한 질문에 "사실, 처음부터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었으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청소년들도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런 이유 등으로 청소년들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별히 교복을 입고 온 이유에 대해서는 "청소년들도 정치에 관심이 많고, 많은 학생들이 선거권 부여를 열망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교복을 입고 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는 오후 2시 15분 경부터 3시 50분경까지 열렸다.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집회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약 15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자는 인터뷰, 취재 문의를 기다립니다. leebrave@outlook.kr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태그:#집회, #5.9 대선 집회, #청소년, #참정권, #투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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