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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행사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이 공원 한쪽에 걸려있다.
 어린이날 행사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이 공원 한쪽에 걸려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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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했던 충남 부여군이 기상청의 비 예보로 행사를 취소했지만, 이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일, 지역 언론 등에는 '부여 사비골 어린이날 큰잔치'가 열린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군비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는 부여경찰서, 부여소방서와 같은 공공기관과 교육, 시민단체, 부여고, 부여여고 등 3200여 명이 대규모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은 풍성한 행사를 마련했다며 '공연마당', '먹거리마당', '체험마당', '참여마당', '캠페인마당', '놀이마당' 등 교육과 놀이를 결합해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경찰제복체험, 소방체험 등 체험도 준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비 예보로 급작스럽게 취소됐고 이를 몰랐던 학부모들은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았다가 되돌아가야 했다.

5일 오전 10시 충남 부여군 구드래 조각공원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고 있는 가족을 만났다. 사연은 이렇다. 어린이날을 맞아 행사장을 찾았다가 뒤늦게 행사가 취소된 걸 알고 아이가 울음을 터트린 것.

"맞벌이하느라 그동안 바빠서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벼르고 벼르던 일로 올해는 꼭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었는데, 행사가 취소될 걸 알고서 아이가 서러웠나 보다. 때 이른 더위로 폭염인데 비 온다고 거짓말하는 (기상청)구라청도 그렇고 취소 현수막 달랑 한 장 걸어놓고 알리는 부여군도 무책임하다."

인근에서 노점을 하는 한 상인은 "어린이날 행사를 위해 물건을 잔뜩 준비해서 왔는데, 기상청 때문에 올해는 완전히 망했다. 맞으면 좋고, 틀리면 말고 식의 기상 예보에 서민들만 죽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부여군 담당자는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기자와 한 통화에서 "군에서 950만 원을 지원했고 행사 주관은 사비골어린이날큰잔치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에 맡겼다"면서 "야외무대를 만들기 위해서 업체와 계약을 해야 하는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추진위가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틀 전에 행사가 취소되면서 읍면과 경찰서, 소방서에 취소공문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내용은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규모 기사의 경우, 행사가 취소되면 주최측 홈페이지 등에 공지사항으로 취소를 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자가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오전 10시 10분께에는 해당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고 인터뷰 후인 10시 44분 관련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부여군은 이 공지사항에서 "2017년 제95회 어린이날 맞이 예정되었던 '사비골 어린이날 큰잔치 행사'를 우천예보로 인하여 안전사고에 대비하고자 부득이 전면 취소하였음을 알려드리니, 어린이 및 가족분들의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부여군이 뒤늦게 올린 취소 공지문
 부여군이 뒤늦게 올린 취소 공지문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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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어린이날, #부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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