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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선대위원 전체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선대위원 전체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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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선 프레임(frame, 사고의 기준이 되는 틀)은 탄핵에서 안보로 넘어갔다. 보수 진영은 이제 큰 물줄기를 따라 합쳐질 것으로 보인다."(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12일 여의도 동아 이코노미 서밋 현장)

경남지사 사퇴 후 각종 공식 석상에서 '대선 프레임' 전환을 줄곧 외치고 있는 홍 후보. 미국 항공모함 한반도 배치로 각종 대북위기설이 봇물을 이루는 현 시점에서, 대선 이슈는 진보 진영의 탄핵 국면이 아닌 보수 진영 중심의 국가 안보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잇따라 안보를 중시하는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며 '이슈 대결'을 펼치는 상황이다. 문 후보는 11일 5당 대표 및 대선후보를 대상으로 한 '5+5' 긴급안보비상회의를 제안했고, 안 후보는 12일 10대 공약 발표 제1순위를 '튼튼한 자강 안보'로 정했다.

홍 후보는 '안보 프레임'의 강화가 '보수 대표' 후보인 자신의 입지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후보는 전날(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아트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 핵심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10여 회 반복하며 "(대선이) 안보 프레임으로 바뀌면 반격의 계기가 생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준표, 안보로 대선 프레임 전환? 하지만...

정말 그럴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선 프레임의 전환 가능성에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도,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홍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 유권자가 안보 불안 이슈를 중심으로 결집하기는 하겠지만, 홍 후보가 이 수혜를 가져가기에는 힘든 지형이라는 주장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1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안보 이슈가 다소 "과대 포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 과정을 수료한 엄 대표는 "국제정치학 관점에서 미국의 선제 타격은 불가능하다"면서 "아무리 안보 이슈를 띄우려고 해도 대선에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기점으로 안보가 아닌 '인물론'으로 대선 프레임이 전환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난달 31일 이후부터 안 후보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면서 "3월 말을 기점으로 프레임이 정권 교체에서 인물론으로 바뀐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진영에서 아무리 안보 이슈를 띄운다고 해도, TK(대구·경북) 지역 등 보수 성향이 짙은 유권자들조차 안 후보에 집중하는 '인물론' 중심의 현재 판세를 뒤집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현 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우려하면서도, 이로 인한 결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봤다. 황 평론가는 "미중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못할 정도로 엄중한 안보 상황이라 중도 보수층의 불안감이 크다"라면서도 "(홍 후보의 주장대로) 일정 부분 모이겠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여의도 FKI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2017 동아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후보 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12일 오전 여의도 FKI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2017 동아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후보 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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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영향 없을 것" - "있어도 홍준표는 득 보지 못할 것"

그는 동시에, 안보 불안을 느끼면서도 홍 후보를 무작정 선택할 수도 없는 반문(반문재인) 등 일부 보수층의 딜레마를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중도 보수층은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 상왕)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서 "(안 후보를 찍으면) 호남 중심 박지원 상왕 체제가 우려되니 홍준표를 지지 해야겠으나, 그러자니 사표(死標)방지 심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은 안 된다'는 공감대를 가진 일부 보수층이 안보 이슈를 놓고 '홍준표냐, 안철수냐' 고민할 수 있겠지만, 문 후보와 양강을 이루고 있는 안 후보를 쉽게 외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덧붙여 "어느 정도 (여론이) 요동치기는 하겠으나 결국 (안보 프레임은) 홍 후보에게 표를 확 끌어올 분수령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보 '프레임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한반도 위기 증폭 여부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일단 (안보 이슈) 바람이 불고 있고, 보수 지지층이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탄핵 정국은 수습됐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은 "무조건 불리" vs. "어부지리 얻을 수도"

안보 이슈가 문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은 공통적이었다. 보수 진영의 '문재인=안보 불안' 이미지를 쉽게 지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 교수는 특히 "확실한 것은 (안보 이슈가 촉발한 상황에서 표는) 문 후보에게 안 간다는 것"이라면서 "(문 후보가) 그 상황을 타개해보고자 안보 회의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실질적으로 (대중은) 이미지와 편견에 입각해 (후보를) 판단하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황태순 평론가는 또 다른 분석을 내놨다. 문 후보의 고정 지지층은 보수 진영으로 이동하기는 힘들지만, 안 후보를 전략적으로 지지하는 일부 보수 지지층이 안보 이슈가 본격화되면 홍 후보로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역설적으로 (안보 프레임의) 상대적 손해는 안 후보가 입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안 후보를 지지하는 온건 보수들이 머뭇머뭇 홍 후보에게 가면 문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홍준표, #문재인, #안철수 ,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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