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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이 발행하는 주간지 <춘천사람들>에도 함께 실립니다. [편집자말]
춘천을 레고왕국으로 만들겠다는 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2016년 8월 착공해 2018년 봄 개장하겠다는 세 번째의 약속도 무위로 돌아갔다. 우선매수권 등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사업을 정상화 하겠다던 도의 약속도 물거품이 됐다. 이런 조감도 한 장에 천억이 넘는 강원도 혈세가 투입될 우려가 높아 도민의 상실감은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춘천을 레고왕국으로 만들겠다는 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2016년 8월 착공해 2018년 봄 개장하겠다는 세 번째의 약속도 무위로 돌아갔다. 우선매수권 등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사업을 정상화 하겠다던 도의 약속도 물거품이 됐다. 이런 조감도 한 장에 천억이 넘는 강원도 혈세가 투입될 우려가 높아 도민의 상실감은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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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나락으로 빠져드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3일 모 언론은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이 본 공사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고랜드 사업비를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가 과연 한투의 역할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당초 강원도와 시행사인 엘엘개발은 한투가 출자사로 엘엘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투가 엘엘개발 주주사라는 말이다.

2013년 10월 체결된 레고랜드 사업 추진을 위한 민간 출자사 구성현황을 보면 한투는 75억원을 투자하여 12.5%의 지분을 가지는 강원도, 멀린사, 현대건설, 엔티피아에 이은 5대 주주회사다. 그러나 한투는 아직까지 계획된 자본금 75억 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으며 3억 원의 자본금만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한투는 강원도의 책임이 명시된 2050억원의 대출을 알선하면서 수수료로 56억 원을 한꺼번에 챙겼다.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수수료만 챙긴 것이다.

이 부분에서 약정된 투자는 하지 않고 한 번의 대출 알선에 2.5%(56억원)의 선 수수료를 챙겼던 한투가 또 다시 본 공사비 대출을 알선하겠다고 나선다는 것에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투가 사업비를 지원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보증을 서면 문제는 간단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는 모 언론의 4월 3일자 기사에 "레고랜드 사업을 위해 마치 한국투자증권이 인심 쓰는 듯이 사업비 지원을 함으로써 한투가 사업 위험을 부담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고, 강원도가 보증 서서 조달한 이천억여 원에 대해서도 한투가 보증을 선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라고 지적했다.

이 제보자는 "엘엘개발에서 조달한 사업비는 현재까지 전적으로 강원도가 보증하고 있고, 이번에 도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강원도가 추가로 보증을 서달라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즉 한투는 전혀 위험부담 없이 거간꾼 역할을 하면서 돈놀이 하는 것"이라며 "진정 한투가 사업비 조달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차환의무를 부담하면 되는 것"이라며 "쉽게 말해 한투가 보증을 서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랜드 시행사 지분 구조 및 시공사 선정 흐름도(엘엘개발 사업구조를 재구성)
 레고랜드 시행사 지분 구조 및 시공사 선정 흐름도(엘엘개발 사업구조를 재구성)
ⓒ 춘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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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 지나서도 사업 추진방식조차 오락가락

사업 주체들이 레고랜드 사업 추진과 관련해서 아직도 어떤 식으로 사업을 진행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6일자 모 언론은 '착공 지연 레고랜드 시공사 선정 추진 가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춘천 레고랜드코리아 테마파크를 시공사를 선정해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내용은 "도와 엘엘개발이 그동안 사업비 부족으로 착공이 늦어지고 있는 레고랜드 개발을 위해 3가지 안을 놓고 고민해 왔다"며 ▶시공사 선정을 통한 개발 ▶강원도개발공사를 통한 도 자체 개발 ▶해외 투자사인 영국 멀린사 직접 개발 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와 엘엘개발은 3가지 방안중 시공사 선정을 통한 개발이 가장 현실적이라는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 언론은 빠르면 A건설이 이번주중 계약에 따른 공시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A건설사가 누구이며 어느 정도 믿음이 가느냐다. 그동안 현대건설의 이탈, 대림건설의 이탈에 이어 두산건설과의 새로운 협상이 있었고, 도와 엘엘개발은 두산건설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그러나 모 언론이 밝힌 시공사를 통한 개발방식에는 두산이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건설 국내영업팀 관계자는 "레고랜드와 관련하여 진행되는 사항은 전혀 없으며 시공사 참여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따라 도와 엘엘개발이 자신하는 시공사가 대림건설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의 관계자는 엘엘개발의 전략적 투자사인 어니시스트 관계자가 대림건설과의 계약이 곧 성사된다며 사업에 참여한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사업비 조달문제로 시공사에서 이탈한 대림건설이 다시 참여한다는 것은 뭔가 새로운 조건이 제시됐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갑다.

이와 관련하여 익명의 제보자는 7일 대림의 고위 관계자와 통화를 해본 결과 "현재의 체제(엘엘개발)로 대림의 참여는 어렵다"며 "주체가 확실해야(강원도 주관) 대림의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논란이 됐던 사업비 문제도 도가 2050억 원의 지급보증을 선 대출금에서 일부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선 착공 후 추가 사업비 마련을 위한 주변부지 매각 작업을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돌고 돌아 왔는데도 아직 제자리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8일 레고랜드 테마파크 부지 현황. 지난해 문화재 복토 이후 아무런 진척이 없다.
 지난 8일 레고랜드 테마파크 부지 현황. 지난해 문화재 복토 이후 아무런 진척이 없다.
ⓒ 오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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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도 레고랜드 사업에 확신 갖지 못해

도의회도 레고랜드 사업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분위기다. 도의회는 오히려 건설 자금 집행을 위해 '추가 동의'를 요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대출받은 2050억중 미사용금액인 1050억여원을 우선 공사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게 도의회 의원들의 주장이다.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정재웅(춘천5선거구, 퇴계동)의원은 당초 도가 보증을 선 2050억원을 대출받으며 도의회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1050억원을 사업비로 사용하려면 반드시 도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대출받은 자금을 사업비로 집행하려면 도가 정확한 내용 설명과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성의 있는 모습은 페이퍼 컴퍼니와 다름없는 전략적 투자사 어니시스트가 개입된 엘엘개발의 해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어떤 시공사와 계약을 하든 시공사와 도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 아니면 사업은 어렵다"며 "페이퍼 컴퍼니와 다름없는 전략적 투자사가 대림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도의회의 레고랜드 사업 추진 제동도 단호해졌다. 6일 열린 도의회 글로벌통상국 추경예산심의에서는 레고랜드 기반시설 관련 예산 31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 삭감된 예산은 레고랜드 부지에 연결되는 전력 관련 기반시설 예산으로 도의회의 예산 삭감은 레고랜드 추진에 확신이 서지 않는 데 따른 것 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이 전해지자 전홍진 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은 "춘천시민을 비롯한 도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놓고 도의회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와 엘엘개발이 성공을 확신한다고 하지만 계속하여 말이 바뀌고 진행은 되지 않고 시공사까지 오락가락하며 시민들의 관심은 이제 레고랜드를 떠났다는 주장이 있다.

실체가 분명치 않은 레고랜드 추진 과정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이제 사업의 성공이 아니라 도가 떠안을 부채가 얼마나 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펜시아를 통해 나타난 도 재정 문제가 레고랜드로 또 다시 수렁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태그:#레고랜드, #춘천, #엘엘개발,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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