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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의 '사드 당론 변경' 발언을 높이 평가한다. 이제야 국민의당다운, 제대로 된 외교 안보관이 정착·제시된 셈이다." (황주홍 의원, 4월 10일 최고위 회의에서)

"(사드배치 관련) 외교적 상황이 바뀌면 입장이 바뀌어야 되는 게 당연하지 않나. 대선 기간, 이제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당내 여러 생각을 함께 논의해서 제 생각대로 설득해나가고, 당이 한 방향으로 나가겠다." (안철수 후보, 4월 6일 관훈토론회에서)

"제가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중진 만찬 자리에서도 이야기했다. 이제 후보의 생각과 발언이 당론으로 백업(back-up)되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의 의사를 존중하는 쪽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다." (박지원 대표, 4월 10일 기자 브리핑에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국민의당 내부 움직임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지지율 상승세를 탄 안철수 대선 후보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전과 달리 '찬성' 쪽으로 입장을 가져가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작년 7월 일찌감치 사드 배치 '반대'로 확정했던 국민의당 당론을 변경 또는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시작은 안철수 후보였다. 작년 7월 10일, 정부의 사드배치 방침에 대해 개인 성명을 통해 "(사드 배치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며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등 명백히 '배치 반대' 견해를 보이던 안 후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입장이 바뀌었다. "(그 동안) 외교적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사드(THAAD) 배치' 관련한 국민의당 내부 움직임이 변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측이 사드 '찬성' 쪽으로 입장이 기울면서,  사드배치 '반대'였던 국민의당 당론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사진은 7일 오전 인천 육군 17사단을 방문한 안 후보의 모습.
▲ 17사단 신병교육대대 방문한 안철수 '사드(THAAD) 배치' 관련한 국민의당 내부 움직임이 변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측이 사드 '찬성' 쪽으로 입장이 기울면서, 사드배치 '반대'였던 국민의당 당론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사진은 7일 오전 인천 육군 17사단을 방문한 안 후보의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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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6일, 관훈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작년) 10월 20일 한미 국방장관이 서로 공동 발표했다. 그 시기를 전후해 저는, 이건 이제 '국가 간 합의'이고... 다음 정부는 국가 간 합의는 존중해야 한다. 그게 외교의 기본"이라며 "다음 정부는 중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견해가 바뀌었음을 알린 것이다. 다음은 당시 안 후보의 말이다.

-사회자: 아까 한 패널이 사드 배치에 대한 안 후보의 입장이 왜 변했는지를 물었다. 또 당은 아직 반대인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다. 그것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안철수: 상황이 바뀌면 입장이 바뀌어야 되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만약 외교적인 상황 바뀌었는데도 그 전의 입장을 고집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사실은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지난 10월 20일입니까, 그때 한미국방장관이 서로 공동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그 시기 전후로 해서, 이것은 이제는 국가 간의 합의이고, 합의가 확실히 공동발표를 통해 된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 정부는 국가 간 합의는 존중해야만 한다, 그게 외교의 기본이라 봤기에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박지원 "후보 의사 존중하는 의원이 대다수"

작년 7월 10일, 정부의 사드배치 방침에 대해 개인 성명을 통해 "(사드 배치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며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등 명백히 '배치 반대' 견해를 보이던 안철수 후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입장이 바뀌었다.  지난 6일 관훈 토론회에 참석한 안 후보의 모습.
▲ 안철수 후보 초청 관훈토론 작년 7월 10일, 정부의 사드배치 방침에 대해 개인 성명을 통해 "(사드 배치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며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등 명백히 '배치 반대' 견해를 보이던 안철수 후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입장이 바뀌었다. 지난 6일 관훈 토론회에 참석한 안 후보의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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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와 관련한 안 후보의 입장이 미묘하게 바뀌면서 당대표·최고위원 등 당내 지도부의 기류도 '찬성'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사진은 작년 7월25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드배치반대 피케팅을 하고 있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모습. 왼쪽 가운데부터 안철수 후보, 박지원 의원, 천정배 의원 등 모습.
 사드배치와 관련한 안 후보의 입장이 미묘하게 바뀌면서 당대표·최고위원 등 당내 지도부의 기류도 '찬성'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사진은 작년 7월25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드배치반대 피케팅을 하고 있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모습. 왼쪽 가운데부터 안철수 후보, 박지원 의원, 천정배 의원 등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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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의 입장이 바뀌면서 당대표·최고위원 등 당내 지도부의 기류도 '찬성'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박지원 대표는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당론 재검토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찬반이 있지만 좀 더 검토해보겠다"면서도 "후보 의사를 존중하는 쪽으로 말하는 분(의원)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주홍 의원은 관련해 "관훈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사드 배치는 이미 이뤄진 일로서 이제 남은 일은 중국 정부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지금 우리 당의 사드 배치 반대 당론 역시 변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저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보수적 안보관을 넘어선 정중앙의 안보관, 그래야 민심의 호응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드 배치 당론과 관련해, 국민의당은 지난 2월 중순에도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김정남 피살 사건 직후 주승용 원내대표가 "북한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할 명분은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당론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당시 박 대표는 이를 "개인 견해"라며 일축했기 때문이다.

당시 회의에서 안철수·황주홍·주승용 등이 '당론 철회'를 요구했으나, "긴급한 당론 변경 사유는 없다, 변경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양순필 수석부대변인)"는 등 상당수 당내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 됐다(관련 기사: 국민의당 '사드 반대 철회', 박지원 뜻대로 '무산') .

정동영 "당론 오락가락" → "조화롭게 의견 모아가면 될 일"

지난 2월 중순 이 논의를 주도했던 주승용 원내대표는 10일 이와 관련해 "의원들 의견을 모으고 들어보려고 한다. 이번 주 내로 (의견 정리가) 될지 안 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때도 안철수 후보는 (당론 변경에) 찬성을 했었다. 이에 관해서는 (4월12일) 재보궐 선거가 끝나고서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중순 당시 당론 변경에 강하게 반발했던 당 4선 중진 정동영 의원도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당시 "김정남 피살되고 나서 당론을 뒤집어야 한다면 그건 정말 웃음거리가 된다. (당론이) 오락가락해선 안 된다"고 했던 정 의원은 지난 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한다"며 "안 후보가 대선 후보로서 견해를 수정할 수 있다. 그 부분은 조화롭게 의견을 모아가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이같은 당론 재검토 기류는 최근 상승세인 안 후보의 대선 지지율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이 말한 것처럼 "치우치지 않는 정중앙의 안보관", 즉 중도 표심을 노린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 박지원 대표는 사드 배치 당론 재검토·선거대책위 구성 등과 관련해, 10일 중 안 후보와 직접 만나 이를 확정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안철수 사드, #국민의당 사드배치,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문재인, #국민의당 사드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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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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