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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 대구여성대회 조직위는 9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주류업체인 금복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했다.
 세계여성의날 대구여성대회 조직위는 9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주류업체인 금복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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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여성의 퇴직을 강요하고 판촉대행사에 상납을 요구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지역 주류업체인 금복주가 여성단체가 선정한 '성평등 걸림돌상'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여성회, 대구여성의전화 등 31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9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금복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했다.

조직위는 "금복주는 30년 전에나 있었던 결혼퇴직 강요로 전국적으로 불매운동을 하게 했던 성찰별 기업의 표상"이라며 "지난 6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온 금복주의 관행은 채용, 배치, 임금, 승진, 직원 복리 등 많은 항목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또 "금복주는 성차별적인 기업이라는 오명에 더하여 하청업체에 상납강요까지 하는 비리기업으로 경찰조사까지 받고 있다"며 "임원들이 협력업체들에게 상습적으로 상납을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 협박과 강요, 인격모독, 성희롱까지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기혼여성 퇴직 강요와 하청업체 여성대표에게 인격적인 모욕과 상납금을 요구한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성평등 걸림돌상 전달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여성인권 신장에 앞장서고 성차별 없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지난해 결혼한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한 사실을 들며 "우리는 매일 아침 허허벌판 같은 아침 이른 출근길에 이곳에서 1인 시위를 했다"며 "우리는 바람에도 아팠고 금복주 여성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도 아팠다"고 말했다.

신박 대표는 "그런데 우리는 1년 만에 다시 이곳에 섰다"면서 "(하청업체로부터) 떡값을 뜯어냈던 팀장이 지난해 결혼 여직원의 퇴직을 종용하던 인물이었다. 이것은 개인의 일탈이 아닌 기업의 조직적 범죄 동조와 조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도 "하청업체 상납을 강요한 직원들을 퇴직처리 하고 개인비리로 축소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로 금복주 내부의 전근대적이고 조폭과 같은 문화를 바로 잡는 일은 불매운동 뿐"이라고 비판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주류회사인 금복주에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하기 위해 회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주류회사인 금복주에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하기 위해 회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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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주류회사인 금복주 관계자에게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하고 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주류회사인 금복주 관계자에게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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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는 "금복주 직원들은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성희롱과 폭언, 해고를 하는 등 2016년 결혼퇴직강요 과정에서 피해여직원에게 했던 행태를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며 "(당시)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도 하지 않았고 상납비리도 금복주의 책임이 아닌 개인비리로 몰고 가고 있다"고 꾸짖었다.

금복주는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에서 받은 성평등 걸림돌상 외에도 한국여성대회 조직위로부터도 같은 상을 받았다. 한국여성대회 조직위는 "금복주는 창사 이래 60여 년간 여성노동자들에게 결혼 퇴직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고 단 한 명의 여성직원만을 승진시킨 성차별 기업"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복주 관계자는 "상납비리를 저지른 직원 2명에 대해 책임을 물었기 때문에 퇴직처리를 한 것"이라며 "수사결과가 나오면 어떤 형태로든지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 주류회사인 금복주가 자사 직원들이 하청업체 대표에게 상납을 강요했다가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자 누리집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대구경북 주류회사인 금복주가 자사 직원들이 하청업체 대표에게 상납을 강요했다가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자 누리집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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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복주는 지난해 3월 결혼 여직원에 대해 사직을 요구했다가 시민단체가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자 누리집에 공개사과문을 게시했다. 이후 지난 1월 중순에는 하청업체 대표가 상납 강요를 받았다며 대구 성서경찰서에 대표이사 등 2명을 고소했고 이들 2명은 1월 말 사직 처리됐다.

금복주는 지난달 22일 다시 누리집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내용이나 관련자가 있다면 사규에 따라 엄중 문책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윤리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태그:#금복주, #성평등 걸림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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