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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주요 대선주자들. 왼쪽부터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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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주요 대선주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 전날인 9일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지 않은 채 차분히 시간을 보냈다.

대체로 "탄핵 선고를 엄중히 지켜보겠다", "인용될 것으로 보인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으며 이외엔 말을 아꼈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 모두 이날 저녁 열리는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대표의 9일 공개 일정은 없었다. 캠프 측은 "(오늘) 발언이나 입장 발표는 일체 없다. 다만 무거운 책임감으로 엄중하게 지켜보겠다는 기조를 전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캠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는) 내일(10일) 탄핵 선고 전까지 서울 홍은동 빌라에 머무르며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자승 총무원장을 예방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 선고일인 10일부터 3일 동안 대선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했다. 하루가 아쉬운 대선주자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차분히 이 상황을 맞이하는 게 좋겠다"라며 "후보로서 발언하는 건 국민 통합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책임감 있고 진중한 자세를 보이기 위한 결단이다. 3일 간은 캠페인을 중단하고 도정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이 요구하는 대통령 탄핵이 헌재의 최종 인용으로 결론나고, 대한민국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라며 "지방정부 책임자로서 탄핵 선고일에는 도청에서 도정을 꼼꼼히 챙기고 주민들을 추스르겠다"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일정 없이 '오전 11시' 주시하는 주자들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오전 자승 총무원장을 예방해 "민심이 반영되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그것에만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자승 총무원장이 "기각되더라도 평화로운 항의 표시를 해야 한다. 그래서 승복이란 표현보다 화쟁(和諍, 대립적인 불교 이론들을 조화시키려는 원효의 사상)이란 표현이 맞다"라고 말하자, "바른 길을 평화롭게 가겠다"라고 답했다.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시장은 비교적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결론이 나는 것이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형태다. 국민의 뜻이 관철되는 결론이 나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면) 승복, 포기하는 게 아니라 바른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되 평화롭게 하겠다. 촛불을 드는 것은 평화로운 것이다. 더 높이, 크게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 시장은 선고 때까지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지 않은 채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승복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탄핵 인용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자가 "정반대 결과가 나와도 승복할 것인가"라고 묻자 "당연하다. 헌법 질서 하에서 모든 것을 풀어나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도 승복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덧붙였다.

방송 출연은 안 의원의 유일한 일정이었다. 안 의원도 선고일 오전 10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목사를 만나는 것 외에는 공개 일정이 없다. 표철수 캠프 공보단장은 "결과를 차분하고 담담하게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앞으로의 통합 과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잘 만들어낼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국민의당 대선 경선룰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안 의원은 이와 관련된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