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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서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세계여성의날 기념 행사 참석한 문재인-안철수-심상정-이재명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서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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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들이 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서 다양한 여성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대회에 참석했다.

보라색 드레스코드에 맞춰 보라색 넥타이나 보라색 스카프를 멘 후보들은 단상에 올라 '성 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란 주제로 자신의 여성 공약을 설명했다. '워킹맘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차별 금지' 등 공통적인 공약도 있었던 반면 '여성가족부 개편', '다양한 가족형태 인정' 같은 차별화된 공약도 나왔다.

참석 후보 모두 '워킹맘 공약'에 중점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서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평등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무대로 향하고 있다.
▲ 세계여성의날 기념 행사 참석한 문재인-안철수-이재명-심상정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서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평등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무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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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은 대체로 워킹맘을 위한 공약을 가장 첫손에 꼽았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문재인 후보는 '10 to 4'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 (친정어머니 등) 다른 여성이 아이를 돌봐야 한다. 그게 되지 않으면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며 "민주주의와 평등이 여성의 삶, 여성의 현실로까지 뿌리내리려면 육아부터 제대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여성 정책) 첫 번째 키워드는 '10 to 4'입니다.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일한다는 뜻입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주 52시간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하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엄마, 아빠에게는 임금감축 없는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참석자 중 '유일한 여성후보'임을 강조한 심상정 후보는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서 "저보다 (성차별 해소와 성 평등 실현을) 더 잘할 분은 없는 것 같다"며 가칭 '슈퍼우먼 (강요) 방지법'을 내놓았다.

"슈퍼우먼이란 말은 사회가 책임지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을 여성에게 독박 씌우는 말이라고 느꼈다"고 말해 청중들의 환호를 받은 심 후보는 "출산·육아에 대한 공적 인프라 강화, 가족 없는 노동을 강요하는 시스템을 바꾸겠다"며 '출산휴가 아빠 의무제', '육아 휴직에 파파쿼터제 도입(남성 육아휴직 3개월)' 등을 제시했다. 이어 "아빠도 아이를 키우고 싶은데 눈치를 봐야 하고 승진에 지장이 있어서 못한다"며 "확실히 이행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30년 간 맞벌이를 해왔다.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집에서 해보지 못한 말이 '밥 줘'란 말이다"라며 일상에서 성 평등을 실천해왔다고 강조했다. '성 평등한 돌봄 사회' 실천을 위해 "여성과 남성이 모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육아 휴직제"를 주장한 그는 '여성의 전문역량 강화', '성 평등을 위한 임금 공시제 도입'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이재명 후보는 "어떤 정책을 만드는지는 의미가 없다. 문제는 실천"이라고 말하며 "출산과 육아 문제를 여성의 몫이 아니라 부모 공동 문제로, 사회 국가 몫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해 박수를 받았다.

여성 차별·혐오 문제에도 한목소리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서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세계여성의날 기념 행사 참석한 문재인-안철수-이재명-심상정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서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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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도 네 명의 후보가 공통으로 제시한 공약이었다. 모든 후보가 고용·임금 측면에서의 차별 철폐 외에도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해 주목받았다.

문 후보는 "정부도 여성의 대표성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단계적으로라도 남녀 동수(同數) 내각을 구성하도록 임기 동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도 "청와대, 내각부터 성 평등을 실현하겠다. 초기에는 (여성비율을) 30%에서 시작해 임기 안에 양성평등 내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으며, 안 후보는 "여성 정치의 대표성 강화를 위해 내각 여성의 비율을 OECD 평균인 30%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국회의원 선출 단계에서부터 성 평등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의 대표성 확대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고 "여성 공천 30%가 권고 규정인데 의무 사항으로 바꿔야 한다"며 "비례대표도 늘려서 여성정치인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부 청중들은 "맞습니다"라고 외치며 크게 호응하기도 했다.

후보자들은 '여성 혐오'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공약을 내놨다. 데이트 폭력, 인터넷상 폭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만연한 젠더 폭력에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문을 연 문 후보는 "성폭행, 데이트폭력, 디지털폭력으로부터 여성을 지키겠다. 성 평등 인권교육을 공교육에 포함해 어린 시절부터 성인지적 인권 감수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 후보도 "학교에서 성 평등 교육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여성을 향한 일상적인 폭력과 혐오방지를 위해 국가가 책임지는 폭력 안전망 강화"를 강조했다. 심 후보도 "데이트 폭력, 스토킹, 인터넷 폭력을 근절하는 대책을 열심히 연구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차별화된 공약도 있었다. 안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국민 모두의 성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성평등인권부'로 개편하겠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심 후보는 "우리나라 가족구성이 정말 다양해졌다"며 "1인 가족, 한부모 가족, 비혼 가족, 이혼 가족, 재혼가족 등 다양한 가족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대회는 대선 후보들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각 후보의 지지자들로 붐볐다. 대회가 끝난 후 퇴장하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 다수의 참가자가 악수나 사인을 요구했으며, 문 후보 측은 지지자들이 몰려 대회장이 혼잡해지자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생략하고 자리를 떴다. 이재명 후보가 대회장을 빠져나갈 때도 일부 지지자들이 '갓재명', '이재명은 합니다' 등을 외쳤다.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대회장에 입장할 때에도 지지자들이 손을 흔들며 환호하기도 했다.


태그:#문재인, #이재명, #안철수, #심상정, #여성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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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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