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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13일 MBC 노조탄압, 이랜드 임금 착취, 삼성전자 직업병 등에 대한 청문회를 오는 2월 열기로 의결했다. 하태경 의원(왼쪽) 등은 이에 "날치기 처리"라며 반발해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13일 MBC 노조탄압, 이랜드 임금 착취, 삼성전자 직업병 등에 대한 청문회를 오는 2월 열기로 의결했다. 하태경 의원(왼쪽) 등은 이에 "날치기 처리"라며 반발해 진통이 예상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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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MBC 노조탄압·이랜드 임금 착취·삼성전자 직업병 등에 대한 청문회를 이달 중에 열기로 의결했다. 작년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도 국회법에 따라 고발하기로 의결했으나,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등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은 "날치기 처리"라며 강하게 반발해 진통이 예상된다.

환노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정미 의원(정의당) 등 야당 요청에 따라 'MBC 녹취록 파문' 당사자인 백 본부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강 의원은 "'백종문 녹취록'에 따르면 MBC는 보복성 해고와 징계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노조를 탄압했다"며 '긴급 동의' 형태로 백 본부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수 의원들은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노사 갈등을 조정하는 것도 환노위가 할 일이다. 백 증인은 반드시 고발해야 한다(송옥주 의원)", "MBC 문제는 단순 노조 문제를 넘어서 공영방송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도 연관돼 있다(이정미 의원)"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국회법 77조(의사일정의 변경)를 근거로 불출석 증인 고발 건을 의사일정에 추가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 법에 따르면 의장은 필요시 의사일정 안건 추가·변경을 할 수 있다. 재석 13인 의원 중 9명이 찬성해 의결됐으나,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의원 4명은 반대표를 던진 뒤 "매우 유감(임이자 의원)"이라며 회의 중 퇴장했다.

홍 위원장은 의결과 함께 "정당한 이유 없이 국정감사에 응하지 않은 백종문을 고발 조치한다"라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바른정당 의원들이 퇴장했다.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증인 문제에 대해서 몇 달간 서로 논의·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오늘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덧붙였다.

환노위는 작년 9월 국정감사에 방송사에 만연한 불법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백 본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백 본부장은 당시 불출석했다.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반발 "의결은 국회 협치 정신 위배한 정치적 폭거"

매일 서로 헐뜯기 바빴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환노위 청문회 의결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4일 비상대책회의에서 "(홍 위원장은) 국민 사과와 원천 무효 선언을 해야한다"고 했고,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에서 "시정되지 않으면 우리도 대응하겠다"라고 말하는 등 양당 지도부 입장도 동일했다.

자유한국당 환노위원들은 오는 15일 예정된 법안심사소위 등 상임위 관련 일정도 보이콧(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의결 당시 "위원장님, 정말 유감이다"라는 등 결정에 반발하다 결국 퇴장한 임이자 의원은 전날(13일) 기자들과 만나 "(15일 법안소위도) 파행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가서 드러눕지 않는 이상 (다른 일정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바른정당 환노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한국GM 채용 비리 사건을 빼고, 간사 간 협의를 마치지 않은 MBC노조문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산재 관련 안건으로 '날치기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13일 페이스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을 겨냥, "국회에서 친문 독재가 벌써 시작됐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협의 없이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반발한 것이다.

하 의원은 14일 국회 본청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GM 초대 노조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홍 위원장이 오해 받을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GM 건을 청문회로 하자는 것은) 서로 이견이 없었다. 이랜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MBC나 삼성전자 청문회는 사전 협의가 안 된 거다"라면서 "조금씩 타협을 해와서 환노위는 이렇다할 문제가 없었는데 (반대 쪽에서) 문제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문 독재'라는 비난 표현에 대해서는 "(민주당) 환노위원 구성이 홍 위원장을 비롯해 다 친문 강경파들이다"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산재 및 MBC 노조 문제를 다루는 것은 '표적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랜드는 최근 야당이 이슈화한 것이고, 한국GM도 최근 일어난 규모가 큰 일이다"라면서 "그런데 삼성전자와 MBC 문제는 오래된 문제로, 우선순위를 따지면 한국GM이나 이랜드 문제가 더 높지 않나"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환노위 소속 강 의원은 이에 대해 '날치기 처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가 문을 걸어 잠그고 못 들어오게 한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직접 퇴장했다. 이게 왜 날치기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랜드·삼성직업병 등이 현안이 아니라는 건 하 의원의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일부 의원들의 항의·보이콧 등에 대해, 홍영표 위원장도 "(반발과 상관없이) 일정대로 처리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회는 이번 청문회에서 안광한 MBC 사장, 백종문 본부장 등 6명을 증인으로, 정영하 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 등 10명을 참고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한편 바른정당은 보이콧 대신 협상에 참여해 항의를 전달하기로 했다. 기존 결정을 파기하고 재협상할 경우, 삼성전자 청문회 또한 협상 테이블에 올려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지금 환노위 갈등은) 청문회 대상 때문이 아니니, 재협상할 수 있다"면서 "기존 통과된 것을 무효화 한다면 다시 협의하자고 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홍영표, #MBC, #백종문 고발, #환노위, #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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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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