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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4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1시간 만에 진압됐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2017년 2월 4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1시간 만에 진압됐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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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화염에 뒤덮인 66층 동탄 메타폴리스의 모습
 3층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화염에 뒤덮인 66층 동탄 메타폴리스의 모습
ⓒ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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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층 초고층 건물인 동탄메타폴리스 상가 건물 화재 당시 "비상방송이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수천 명이 거주하는 시설에서는 긴급 상황 시 안내방송의 부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따른 법적 규제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건물 3층 뽀로로파크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공사현장 작업자 2명과 병원 직원, 병원 손님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주말 오전은 해당 건물에 사람이 비교적 덜 몰리는 시간이었다. 만약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1시 이후 사고가 났다면 대형 참사로 번질 뻔했다. 이날 사고 현장을 급히 피한 많은 손님과 상가점포 그리고 입주자들은 다행히 구사일생으로 현장을 피했지만 화재 트라우마에 가슴을 철렁 쓸어내려야만 했다.

"사고 발생, 만약 오후였다면 대형 참사로 번질 뻔"

2017년 2월 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에 지난 4일 발생한 화재로 인한 임시 휴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7년 2월 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에 지난 4일 발생한 화재로 인한 임시 휴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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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병원에 근무하던 A씨(40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화재로 연기가 가득 차서 아무것도 못 챙기고 가운과 슬리퍼 차림으로 급히 대피해 화를 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이 대형몰인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화재가 오전 11시경 났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적었다는 것이다. 토요일이라 만약 오후 1~2시에 발생했으면 엄청난 사고로 번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당시 매연을 마셔 기침을 많이 했다는 그는 "이처럼 초대형 건물에서 불이 났는데 관리실에서 비상방송을 하지 않는 건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이어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는 초기 방송만 나왔다면 큰 화는 면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사고로 당시 오산 소방차 30대가 출동했다. 경찰의 감식 후 화재 원인은 뽀로로파크 철거 중 불꽃이 튀어 화재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현장인 뽀로로파크는 '펭귄이 사는 얼음동굴' 연출을 위해 스티로폼 등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자재로 꾸며져 있었다.

동탄 메타폴리스 쇼핑몰 안에는 66층으로 상가와 고층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그 안에 병원과 쇼핑몰이 모여 있는 상권의 중심가다. 큰 규모의 병원에 소아과, 내과, 치과, 안과, 한의원이 입주해 있다. 이곳은 추가로 3월경 신경외과, 정형외과, 서점이 오픈 예정이었고, 이 점이 뽀로로파크 철거를 서두른 이유로 보인다. 특히 소아과는 원장만 7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폴리스에는 주말에는 500~600명, 평일에는 300~400명이 몰린다고 한다.

살아나온 게 천만다행... "대피방송 없었다"

경찰이 지난 5일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현장을 감식하는 모습
 경찰이 지난 5일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현장을 감식하는 모습
ⓒ 화성동부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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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A씨는 화재 당시 병원에 있다가 대피해 목숨을 건졌다고 했다. 다음은 5일 A씨와 전화로 인터뷰한 내용이다.

- 사고 당시 어디에 있었나.
"당일 오전 8시에 출근해 10시에 병원 문을 연 지 얼마 안 되어 화재가 났다."

- 불이 어디서 났나?
"철거 작업 중이던 뽀로로파크에서 난 것으로 뒤늦게 알았다. 당시 내가 있던 곳과 같은 3층이다."

- 비상구를 찾기가 어려웠나.
"출구가 많다. 이 길을 몇 년 다녀도 비상구를 몰랐다. 규모가 커서 보통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사람들은 비상구를 잘 찾지 못 한다. 화재로 매연과 유독가스가 서서히 건물 안을 뒤덮었다. 화를 당한 병원 직원은 우리와 같은 층에 있었는데 통로를 못 찾은 것 같다. 출구가 바로 앞이라 뛰면 30초, 걸으면 1분밖에 안 걸리는데. 반대편으로 뛰어 유독가스를 마셔 정신을 잃은 것 같다."

- 화재가 발생했다는 걸 어떻게 알았나.
"근무하는데 '쿵꽝쿵' 했다. (사람들이) 소리도 지르고 난리가 났다. 처음에는 시끄럽기에 싸움 난 줄 알아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화재에 따른 대피방송도 안 나와서 감지가 늦었다. 이후 직원이 뛰어왔고 '대피하라'고 해서 원장과 함께 뛰었다. 너무 급해서 소지품도 챙기지 못했다. 반대로 향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살아나온 게 천만다행이다."

- 3층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 같다.
"뽀로로파크와 같은 층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매연이 같은 층으로 퍼졌다. 특히 창문이 없어 매연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 당시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말해 달라.
"처음 소아과에서 한 여성이 '불이야' 소리를 질러 빨리 피했다. 우린 안쪽에 있어 늦게 들었는데 사람들이 뛰쳐나오면서 소리를 질렀다. 안쪽에서는 싸움 난 줄 알았다. 막 목소리가 울리니까...

우리는 상황을 늦게 파악했는데, 당시 화재로 연기가 이미 가득 차서 아무것도 못 챙겼다. 가운과 슬리퍼 차림으로 급히 대피해 그나마 화를 면했다. 직원 여러 명이 휴대전화도 두고 나왔다. 특히 내과에서는 내시경 환자가 수액을 맞은 뒤라 다행히 마취가 깨어 데리고 나왔다더라. 마취가 안 깬 상태였으면 큰일 났을 것이다. 소아과에서는 수액을 맞던 아이들이 1층에 대피해 주사를 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비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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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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