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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청도 85 가구 중 거동이 불편한 초고령 노인 가구를 제외한 60여 가구에서 70여 명이 참여했으니, 소청도사람 거의 대부분이 항의방문에 나선 것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소청도는 그만큼 지금 절박하다.
▲ 소청도 주민 이날 소청도 85 가구 중 거동이 불편한 초고령 노인 가구를 제외한 60여 가구에서 70여 명이 참여했으니, 소청도사람 거의 대부분이 항의방문에 나선 것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소청도는 그만큼 지금 절박하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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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령' 항로를 운항하는 고려고속훼리(주)의 코리아킹호와 에이치해운의 하모니플라워호가 2월 1일과 2일부터 각각 정비를 이유로 20일, 40일 간 동시에 휴항했다. 그러면서 소청도와 대청도, 백령도 주민들의 수산물과 생필품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관련 기사 : '인천~백령' 여객선 동시휴항에 섬 주민들은 '답답').

이에 인천해양수산청이 대체여객선 투입을 허가했다. 하지만, 대체선이 여객전용선이라 화물 선적이 안 되기 때문에 섬사람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허가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선사의 정비기간을 다르게 설정함으로써 화물운송에 차질이 없게 할 수 있었음에도, 인천해수청이 이를 적극적으로 조율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에이치해운은 대체 여객선으로 씨플라워호를 투입하면서 승객이 간단하게 휴대할 수 있는 캐리어 내지 옷가방을 제외한 식음료·부식·수산물 등을 상자로 포장한 화물 반입을 제한했다. 이로 인해 택배를 활용한 수산물 운송, 생필품 공급이 중단 됐다.

섬사람들이 거칠게 항의하자, 인천해양수산청은 화물선인 미래9호(미래해운)를 이용하라고 했다. 하지만 미래9호는 일주일에 세 번만 운항하는 데다, 운반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리기 때문에 수산물 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나마 대청도와 백령도는 화물선 투입으로 숨통이 트이지만, 소청도의 경우 접안 여건이 좋지 않아 미래9호가 접안을 기피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화물차량 화물차량만 선적이 가능하고 일반화물은 받지 않겠다고 해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소청도는 접안시설이 불량한 것도 있지만, 대청도와 백령도에 비해 섬 규모가 작고 화물양이 적어 수지타산이 안 맞기 때문에 기피한다는 게 주민들 사이의 정설이다.

그래서 소청도 화물은 정기여객선을 활용했는데 이게 막혀 버렸고, 화물선은 차량규모의 화물만 받겠다고 하니 소청도 주민들의 분통이 터지는 것이다.

이에 소청도 사람들은 우체국택배라도 이용하려고 문의했다. 하지만, 우체국 또한 여객선 사정으로 2월 한 달은 택배 접수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각한 생존권 위협, 꼭 해결하고 섬에 가겠다"

이에 소청도 주민 70여 명은 '화물선적 불가'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지난 4일 소청도를 나와 6일 오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을 항의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소청도 85 가구 중 거동이 불편한 초고령 노인 가구를 제외한 60여 가구에서 70여 명이 참여했다. 이는 소청도 사람 거의 대부분이 항의방문에 나선 것으로, 처음 있는 일이자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방증했다.

소청도 주민들은 "서해 최북단 제일 작은 섬 소청도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정처분 행태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토요일(4일) 육지로 나와 오늘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모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체여객선 씨플라워호는 여객전용선으로 화물을 선적할 수 없음에도, 인천해수청이 아무런 대책 없이 허가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부터 우체국 택배마저 접수가 중단된 상태라, 소청도 주민들은 생필품 반입은 물론 농수산물의 반출마저 중단되어 생존권을 위협을 받는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소청도 주민 이은철씨는 "대한민국 어디나 1일 생활권이다. 그런데 소청, 대청, 백령은 (인천 ) 뭍에서 한두시간 일을 보기 위해 기본 2박 3일을 보내야 한다. 길어지면 3박, 4박은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 화물운송이 안 된다. 수산물이 운송돼야 돈으로 바꾸는데, 중단 돼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꼭 해결하고 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용희 어촌계장은 "선박운항의 지도감독과 허가권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에게 있다. 여객선에 화물을 선적 못하면 생존권을 위협 받을 수밖에 없는데도 인천해수청청장은 어떤 해결책도 세워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계장은 "대청, 백령도와 동일하게 화물선적과 우체국택배가 가능하게 특단의 대책을 즉각 수립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인천해수청 "우체국택배에 행정선 투입할 계획"

기자회견 후 소청도 주민 대표단과 임현철 인천해양수산청장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면담을 마친 후 주민대표단 관계자는 "여객선 점검 때 대체 선을 투입하는 게 선사의 의무가 아니고, 또 대체 선에 화물선적이 안 되는 것도 법적으론 문제 될게 없다고 했다. 또한 적자로 휴항해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고, 화물선은 부정기 노선이라 소청도를 안 들러도 문제될게 없다고 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신 코리아킹호가 복귀할 때까지 소청도 화물을 행정선에 실어 대청도로 보내 운송하는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리아킹호가 13일 점검을 마치면 14일부터 바로 투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으며, 적자를 이유로 휴항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인천해양수산청 선원해사안전과는 "우체국 택배는 옹진군 행정선이 소청도와 대청도를 오가며 빠르면 오늘밤, 늦으면 내일 아침부터 가능하게 하겠다. 또 미래해운이 화물을 제때 소청도에 내려주기로 약속했다. 이를 어기면 신고를 해 달라"고 말했다.

인천해수청은 또 "고려고속훼리가 코리아킹호를 통영에서 수리 중인데, 13일 수리를 마치고 돌아오면 씨플라워호(=대체여객선) 운항 여부와 상관없이,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며 "올 6월 백령발 인천행 여객선이 다니면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소청도 접안시설 불량함에 대해서는, "소청도는 지방어항이라 지자체에게 책임이 있다. 지자체와 협의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소청도, #서해5도, #인천해양수산청, #우체국 택배, #인천 백령 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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