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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북콘서트를  열었다. 4000여 명의 좌석이 일찌감치 동이 나 문재인 전 대표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갑작스럽게 공연이 유료로 전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좋은 좌석을 앉기 위해 지지자들은 몇 시간 전부터 기다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
ⓒ 서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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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외교 문제에 대한 정책 제시

문 전 대표는 한국의 특수한 외교적 상황에 맞추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이 '안보'라고 말했다. 또한 안보를 위해 힘을 쓰고 있는 장병들과 부사관들이 너무나 안쓰럽다는 소감과 동시에, 군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 부상 장병의 치료에 일정 기간만을 국가가 책임지고, 그 후는 본인이 치료를 부담해야 하는 부조리함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동시에, 부상자가 없는 군대를 만들면 더욱 좋겠지만, 부상자가 나올 경우 국가가 끝까지 본인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또한 지금도 고생하고 있는 사병과 부사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제가 많은 장군과 간부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전인범 장군은 "통탄스럽다"라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군대는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로 깨끗한 군대 개혁을 촉구했다.

사병들의 열정페이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 국방의 의무는 청년들의 노동력을 무상으로 써도 된다는 논리가 아니다. 최저임금까지는 당장 무리이더라도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의 절반정도는 지급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한 청년들이 창업 등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라며 현재 최저임금의 15%밖에 되지 않는 군인 월급을 비판하기도 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압박과 협상 두 가지 카드를 모두 준비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참여정부가 6자 회담 등 온갖 노력을 다 했는데, 그 정신으로 반드시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 내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에 대해서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대북정책을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을 예상하기도 했다.

이외수 "블랙리스트 제작은 후진국 증명, 문화가 살 때 민주주의도 산다"

패널로 참석한 이외수 작가는 "요즘 입춘대길이라는 말이 자주 보이는데 내 눈에는 입춘제길로 보인다. 문화계는 요즘이 참으로 통탄스럽다"라는 하소연으로 문화 예술계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아무리 돈이 많고 군사력이 높다 해도 문화예술이 안 되면 후진국일 수밖에 없다. 이 순환이 되지 않는 대한민국은 후진국이다. 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이 낳은 문화 중에서 유일하게 세계적으로 살아남아 성공한 부산국제영화제를 망쳐 놓았다. 이대로 가면 부산영화제가 추락할 운명이다"라며 문재인 후보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문화예술은 아낌없이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 역시 아끼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강연장으로 들어오자 관객들이 환호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강연장으로 들어오자 관객들이 환호했다.
ⓒ 서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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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는 민생 현안 중 기초, 반드시 해결하겠다"

일자리 정책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앞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포한 적이 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대통령이 의장을 하도록 하겠다. 국가의 예산 투입이 가능한 만큼 힘을 모아 일자리를 만들겠다"라며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MB 정부가 4대강에 쓴 돈이 22조 이상인데, 그 돈이면 연봉 2200만 원짜리 일자리를 100만 개 만들 수 있다. 절대 국가 예산이 적은 것이 아니고 활용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얼마든지 국민적 동의만 있으면 해 낼 자신이 있다"라며 전 정권에 대한 비판을 토로함과 동시에 정책 실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출 주도형 정책은 외환위기 이전에 통용되었던 구식 경제에 속한다며, 자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 경제에서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대신, 정부가 적극적으로 일자리에 개입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릴 것을 약속했다. 현재 공공부문 일자리가 OECD 평균인 22.3%에도 미치지 못하는 7.6%인 것을 안타까워하며, 국가가 나서서 공무원 수를 늘리되, 현재 매우 부족한 보건부문 일자리를 늘릴 것을 시사했다.

'큰 정부'를 우려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제는 기업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가장 큰 고용주인 정부가 일자리를 늘려나가야 한다"라며 정부의 개입이 시급함을 주장했다. 2017년 고용예산으로 17조 원을 확정한 것을 예시로 들며,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 영세업자, 소상공인 지원 약속

한국의 소상공인이 600만에 이르는 것에 비해 아주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는 예시를 들며, 현재 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인 비싼 임대료, 보호받지 못하는 임대 기간 등을 열거했다. 동시에 장기간의 임대, 임차를 가능하게 하고, 임대료를 일정 수준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임대료 상한제를 실시하여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또한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인 신용카드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하여 표준임대료를 정해 큰 부담인 임대료를 대폭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제 불황 속 재벌 기업보다 도움이 절실한 것은 우리 주변의 자영업이라며, 자영업에 대한 관심과 인식 개선을 호소했다.

소상공인 역시 자신의 노동력을 이용해 밥벌이를 하는 노동자라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실업수당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청이 현재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매우 힘이 약한 상황이라며, 이들과 벤처기업을 총괄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칭)를 만들어 관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
ⓒ 서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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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규명은 어떻게?

문 전 대표는 세월호 유가족의 인양 관련 질문을 듣고, 당연히 조속히 인양해야 한다는 뜻을 비쳤다. 현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빠른 인양을 촉구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점을 들어 차기 정부 내에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 선체 조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에는 정부가 없었던 것이다. 국민들을 구하지도 않았고 아픈 마음을 보듬어 주지도 않았다"라며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간 그는, "대항한 자는 누구든 적으로 만든 정부를 국민들은 가증스럽게 느낀다"며 늦어도 차기 정부까지는 모든 것을 완료하겠다는 것을 확고히 했다.

"이재명의 청년배당은 바른 정책"... 문재인, 이재명 호평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의 청년배당을 예시로 들면서 '전통시장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사용을 가장 먼저 들었다. 성남시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 화폐를 통용함으로써 내수가 좋아진 사례도 있듯이, 전통시장 역시 전용 바우처를 정해 사용하게 한다면 내수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편의 시설 설치를 지원하겠다고 나셨다. 김대중 정부 이후 재래시장의 현대화가 훨씬 많이 진행되었지만, 아직 많이 멀었다며 주차 시설과 편의 시설 확대를 통해 젊은 층의 재래시장 이용 빈도를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젊은층을 향해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문 전 대표는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많이 생각해 봤다. 박근혜 국정농단을 보면서 문재인이 대통령 되어야 하는 이유 역시 단단해졌다"라는 자신감을 다시 한 번 보였다. '적폐청산의 적임자, 검증이 끝난 후보, 준비된 후보'라는 세 가지 장점을 열거하며 자신을 지지할 것을 호소하는 것으로 이번 행사를 마무리했다.

30%가 넘는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포섭을 위해 문재인 후보가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지자와 악수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와 악수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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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평화의전당,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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