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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굳은 표창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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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일 오후 5시 12분]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가 포함된 전시회를 주최한 표창원 의원에게 '당직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 표 의원은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며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수용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윤리심판원은 위원 전원(9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표 의원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중징계에 해당하는 당직자격정지 6개월을 처분했다"며 "이러한 처분은, 표 의원이 시국풍자 전시로 인해 많은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리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이 인정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6개월 내에 대통령 보궐선거가 확정될 경우 당 선거대책위에서 직책을 맡아 활동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다만,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개별 캠프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캠프의 역할을 맡을 수는 있다고 한다.

윤 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이번 결정에 따라 표 의원은 6개월 동안 지역위원장(경기 용인정) 자리도 직무대행을 세워야 한다. 당의 공식 기록에도 남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중징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표 의원은 일단 당원 신분은 유지할 수 있다.

징계가 결정된 직후 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된 국회 시국풍자 전시회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다"라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이번 징계를 포함한 모든 비난과 지적과 가르침을 달게 받고 징계기간 동안 자숙하며 더욱 책임있고 성숙한 정치인이 되기 위한 공부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라며 "다만 징계로 인해 정지되는 활동이 아니라면 당과 사회 및 국민과 국가를 위해 성실하게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표 의원은 "응원과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당원 동지와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당과 윤리심판원에 지지와 신뢰를 보내주시기 바란다. 특히 여성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입장 표명을 해주셨던 여성 의원들에 대한 비난과 공격을 멈춰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또 표 의원은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당과 지지자들 간에 극한 대립을 가중시키는 '사회 분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에도 수긍하며 반성한다"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그림 <더러운 잠>은 표창원 의원실이 주최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곧바이전(곧BYE!展)'에 전시된 것으로,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그림이다. 그림에는 나체 여성의 얼굴에 박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모습이 담겨 있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민주당 여성의원들 "새누리, 누가 누구를 평가하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표창원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벌이고 있다.
▲ 새누리당, 표창원 사퇴 촉구 피케팅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표창원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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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누리당은 표 의원을 향한 공격을 이틀째 이어갔다(관련기사 : 손팻말 든 새누리 "표창원과 함께 숨 쉴 수 없어"). 전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장 안에서까지 피켓을 든 채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들었다.

이에 민주당 여성의원 16명은 성명서를 통해 "새누리당의 표 의원과 그 가족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도를 넘어섰다"라며 "여성인권 운운할 자격 없는 새누리당은 표 의원에 대한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회의장 앞에서 보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표창원 의원 사퇴 요구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책임요구는 전시 자체를 둘러싼 논쟁을 한참 벗어난, 대단히 저열한 수준의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라며 "또 새누리당 전국여성의원협의회는 '표창원 네 마누라도 벗겨주마'라는 충격적인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했다. 명백한 여성혐오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당내 여러 차례 성추문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한 적이 없었다"라며 "또한 현재 헌법유린과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중 하나일 뿐이며 국민들에게 일백번 속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여성의원 16명 중에는, 지난 달 25일 표 의원 징계 촉구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여성의원 12명 중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포함됐다.

아래는 표 의원이 징계 결정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윤리심판원의 '당직정지 6개월'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1. 최근 논란이 된 국회 '시국풍자 전시회'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습니다.

2. 비록 권력에 의한 예술문화인 탄압에 저항하기 위해 '블랙리스트' 피해 작가들이 정치와 권력의 상징 중 하나인 국회에서 시국풍자 전시회를 열어, 헌법상 권리인 '예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보장을 주장하기 위한 장소 마련에 도움을 드린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분들을 포함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강하게 느끼신 분들이 계셨고,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여성 혐오' 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여성계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여야 각 정당이 협력과 대화를 통해 국정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국회에서 정쟁적 소지가 많은 전시회를 개최했다는 지적도 충분히 타당합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3. 물론, 이에 대해 '여성이 아닌 권력자의 국정농단 범죄혐의와 이에 대한 수사불응 및 탄핵심판 지연 등의 문제를 풍자'하는 것이며,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 민주 국가들에서는 '권력자에 대한 유사하거나 더 심한 풍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용인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반론도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이러한 논의가 비폭력적이고 비정쟁적인 방법으로 차분하게 이루어졌으면 좋았겠다는 강한 아쉬움과 함께, 지금부터라도 그러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토론문화가 형성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5. 또한, 대통령 탄핵 및 관련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렇게 논란의 여지가 많은 전시회를 국회에서 개최함으로 인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당과 지지자들 간에 극한 대립을 가중시키는 '사회 분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에도 수긍하며 반성합니다.

6. 이번 징계를 포함한 모든 비난과 지적과 가르침을 달게 받고 징계기간 동안 자숙하며 더욱 책임있고 성숙한 정치인이 되기 위한 공부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징계로 인해 정지되는 활동이 아니라면, 당과 사회 및 국민과 국가를 위해 제게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면 성실하게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7. 끝으로, 제게 응원과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당원 동지와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가 징계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수긍한 만큼, 부디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당과 윤리심판원에 지지와 신뢰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여성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입장 표명을 해주셨던 여성 의원들에 대한 비난과 공격을 멈춰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전 그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충분히 가능하고 필요한 지적이고 목소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생각과 입장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의견과 토론으로 표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정치인, 국회의원이기 전에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며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헌법과 법률, 당헌과 당규를 준수하며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결정을 따릅니다. 다른 의견과 입장을 존중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충분히 합의가 도출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끝내 이긴다고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표창원 드림.


태그:#표창원,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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